4·3 유족이 부른 '잠들지 않는 남도'…12년만에 대통령 참석

기사등록 2018/04/03 17:20:09

【제주=뉴시스】 제70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은 4·3 유족 50명이 부르는 '잠들지 않는 남도' 노래로 마무리되며 여운을 길게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제70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이 열린 제주4·3 평화공원에서 참석자들과 인사 하고 있다. 2018.04.03. amin2@newsis.com
【제주=뉴시스】 제70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은 4·3 유족 50명이 부르는 '잠들지 않는 남도' 노래로 마무리되며 여운을 길게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제70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이 열린 제주4·3 평화공원에서 참석자들과 인사 하고 있다. 2018.04.03. [email protected]
  2014년 국가기념일 지정 후 현직 대통령 첫 참석
 김정숙 여사도 추념식 분향과 헌화…영부인 최초
 희생자 유족 편지낭독…대중가수 추모공연 눈길

 【서울=뉴시스】 장윤희 기자 = 제70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은 4·3 유족 50명이 부르는 '잠들지 않는 남도' 노래로 마무리되며 긴 여운을 남겼다. 남겨진 가족들이 70년 전 아픔을 상기하는 노래는 12년 만에 참석한 대통령과 1만5000여 명의 참석자들이 함께 들으며 추모 분위기를 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06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4·3 행사에 참여한 두 번째 현직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노 전 대통령은 4·3 위령제에 참석했었고, 4·3 추념식이 2014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에는 문 대통령이 첫 참석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4·3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에서 진상 보고서를 채택하자, 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국가의 4·3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했었다.

  문 대통령도 이날 추념사에서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리고, 또한 깊이 감사드린다"고 사과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진상규명, 명예회복, 유해발굴사업, 국가 차원의 배·보상도 약속했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주 4·3 추념식이 열리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 행불인묘지에 4·3 유족이 찾아와 묘비를 둘러보고 있다. 2018.04.03.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주 4·3 추념식이 열리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 행불인묘지에 4·3 유족이 찾아와 묘비를 둘러보고 있다. 2018.04.03. [email protected]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4·3 특별법이 2000년 만들어졌고, (2003년) 진상 보고서가 나왔었다. 그 보고서 내용이 정부 입장"이라며 "그러나 현재 그 것만으로 진상 규명과 배·보상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대통령 추념사도 그런 말씀"이라고 전했다.

   4·3을 상징하는 동백꽃 배지를 단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처음으로 행방불명인 표석 및 위패 봉안실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행방불명인 표석에 동백꽃을 놓고, 위패 봉안실에는 술 한 잔을 올리면서 유족을 위로하고 4·3 영령을 추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통령 내외가 4·3 추념식에 참석해 분향과 헌화를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숙 여사는 4·3 사건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영령들에게 바쳤다.

  한편 이날 추념식은 다양한 추모공연과 어우러졌다.

  1978년 '순이삼촌'을 펴내며 4·3을 전국에 알린 현기영 작가가 추모글을 낭독했고, 가수 루시드폴이 4·3 추모곡 '4월의 춤'을 연주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15일 대국민 '설맞이 격려전화'에서 현 작가와 4·3을 주제로 통화한 바 있다.

  희생자의 유족인 이숙영씨는 어머니를 그리는 편지 '설움을 딛고 희망으로'를 애절하게 낭독했다. 4·3 당시 교장 선생님이었던 이씨의 아버지는 총살당했고, 큰 오빠마저 행방불명되자 어머니는 한을 품고 세상을 떴다.

  제주도로 터전을 옮긴 가수 이효리는 시인 이종형의 '바람의 집', 이산하의 '생은 아물지 않는다', 김수열의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를 낭독해 주목을 모았다. 낭독 배경 음악은 작곡가 김형석이 연주했다.

  4·3의 역사가 기억되도록 헌신한 도내 인사 10명이 애국가를 선창하기도 했다.

  애국가 선창자는 장정언(최초 4·3 피해조사 도의회 의장), 송승문(4·3 당시 임시수용소에서 출생), 고희순(초대 4·3 희생자 유족부녀회장), 강혜명(4·3 홍보대사, 제주출신 소프라노), 김은희(유해발굴 기여) 씨 등이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70주년 제주 4·3 추념식이 거행되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 위령제단 앞 객석에서 한 4·3 유족이 문재인 대통령의 추념사를 듣는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식 추념사를 통해 "제주 4·3 명예회복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2018.04.03.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70주년 제주 4·3 추념식이 거행되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 위령제단 앞 객석에서 한 4·3 유족이 문재인 대통령의 추념사를 듣는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식 추념사를 통해 "제주 4·3 명예회복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2018.04.03. [email protected]
   행사의 마지막은 제주 4·3 유족들이 맡았다. 4·3 유족 50명으로 구성된 4·3평화합창단이 제주도립합창단, 제주시립합창단과 함께 '잠들지 않는 남도'를 합창해 추념식의 의미를 더욱 깊고 웅장하게 빛냈다.

  70분간 진행된 추념식 곳곳에서 흐느끼고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날 추념식에는 4·3 생존 희생자와 유족 등 1만5000명이 자리했다.

  추념식 주제는 '슬픔에서 기억으로, 기억에서 내일로'였다. 4·3이 제주도에 국한된 역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기억이자 역사로 나아가기 위한 사건이란 취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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