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휴전 합의는 대참사"-NYT 보수 칼럼니스트

기사등록 2026/06/17 08:44:38

최종수정 2026/06/17 08:58:24

이란 군지도부 "철의 의지 관철해 적 굴복시켰다" 환호

미, 이란에 큰 타격 입혔지만 의지의 싸움에서 패배

이번 합의는 몇 년 동안 미국 위상 뒤흔들 자해 행위

[서울=뉴시스] 스위스 중부 루체른 인근 산악 휴양지인 뷔르겐슈토크 리조트. 이란과 종전 합의 서명식이 치러질 장소다.  (사진=뷔르겐슈토크 리조트 웹사이트 갈무리)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스위스 중부 루체른 인근 산악 휴양지인 뷔르겐슈토크 리조트. 이란과 종전 합의 서명식이 치러질 장소다.  (사진=뷔르겐슈토크 리조트 웹사이트 갈무리)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란과 종전 합의는 대참사”. 브레트 스티븐스 미 뉴욕타임스(NYT)의 보수 칼럼니스트가 사용한 표현이다.

그는 “이란이 트럼프의 골가시를 찾아냈다(Iran Found Trump’s Bone Spur)”는 제목의 칼럼에서 그같이 주장했다. 골가시는 베트남 전쟁 당시 대학생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징집 면제 사유로 제시한 의학적 근거다. 따라서 제목을 의역하면 “이란이 트럼프의 약점을 찾아냈다” 정도가 될 수 있다. 다음은 칼럼 요약.

이란 군 지도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휴전 합의를 "철의 의지를 관철함으로써" 미국과 "시온주의 적들을 굴욕시켰다"고 환호하고 있다.

대체로 그들의 말이 맞다.

대체로라고 한 것은, 현재 이란 정권이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전보다 훨씬 약해졌다는 점을 짚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이란은 시리아, 레바논, 가자, 예멘에 강력한 동맹과 대리 세력을 거느리고 있었다. 핵 프로그램은 온전했고, 고농축 우라늄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었다. 강력한 군산 기반과 허약하지만 그럭저럭 돌아가는 경제, 그리고 - 억압적이긴 해도 - 국제적으로 정당성을 인정받는 정부를 보유하고 있었다.

오늘날 그 많은 것들이 사라지거나 쪼그라들었다. 이란은 더 이상 핵폭탄 보유의 문턱에 있지 않다. 시리아 정권은 무너졌으며 헤즈볼라, 하마스, 후티는 전투력을 크게 잃었다. 이란 리알화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없는 통화가 됐다. 이란 지도부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거의 틀림없이 자신들을 끌어내릴 불만에 찬 국민들을 통치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향한 최근의 탄도미사일 일제 사격은 단 한 방의 제대로 된 타격도 입히지 못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 부담을 줬지만 숨통을 끊지는 못했다.

미국이 사악하고 야심 찬 이란 정권에 안긴 실질적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쟁의 결과는 상대적 전력 차이로만 결정되는 경우가 드물다. 전쟁은 의지의 싸움이다. 바로 그 의지의 전쟁에서 이란의 강경파가 ‘미국의 허영심 많은 남자’를 상대로 결정적 승리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전쟁은 최소한 이란이 모든 우라늄 농축 능력을 포기하고 호르무즈 해협 자유 통행을 보장하는 목표를 달성해야 했다.

이란이 조건에 동의할 때까지 공격을 계속했더라면 이룰 수 있었을 목표였다.

그러나 트럼프는 정권이 즉각 무너지지 않고 에너지 가격이 치솟자 겁을 먹고 스스로 시작한 전쟁을 포기해버렸다.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군사적 위협과 막판 후퇴를 거듭하는 실수를 반복해 이란이 트럼프의 우유부단함과 나약함을 간파하게 만들었다.

이란은 트럼프의 담력을 시험했다.

합의의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유리한 조건이라면 대대적으로 선전했을 것이기에 트럼프가 공언했던 모든 약속을 저버렸음을 시사하는 단적인 징표다.

트럼프는 이 전쟁을 지지했던 미국인들을 배신했다. 나 같은 신보수주의자뿐 아니라 트럼프의 마가(MAGA) 지지층 대부분도 포함된다. 우리가 전쟁을 지지한 것은 47년에 걸쳐 미국에 맞서 전쟁을 벌여 온 이란이 우리의 안보와 핵심 이익에 점점 더 감당하기 어려운 위협이 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번 휴전은 그 위협을 끝내지도, 완화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위협을 더 굳히고 키운다. 핵 프로그램에 관한 어떠한 협상도 이루어지기 전에, 이란에 대한 미국의 유일한 압박 수단인 대 이란 해상 봉쇄를 풀어 버렸다.

이란인은 분명 트럼프 임기가 끝날 때까지 협상을 질질 끌 것이다.

미국의 적이 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지만 미국의 친구가 되는 것은 치명적이라는 격언을 세상에 다시 상기시킨다.

이란 지도부는 이번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할 수 있는 최대의 공격을 버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것을 표현하는 단어가 바로 대참사다.

전쟁은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의 평화 허울은 앞으로 여러해 동안 미국의 위상을 뒤흔들 지정학적 자해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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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휴전 합의는 대참사"-NYT 보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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