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내년 성소수자 전환치료 금지 권고안 채택할 것"

기사등록 2026/05/15 15:19:01

[몬트리올=AP/뉴시스] 지난해 8월10일(현지 시간)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열린 연례 프라이드 퍼레이드에서 유대인 성소수자(LGBTQ+) 단체가 행진하고 있다. 2026.05.15
[몬트리올=AP/뉴시스] 지난해 8월10일(현지 시간)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열린 연례 프라이드 퍼레이드에서 유대인 성소수자(LGBTQ+) 단체가 행진하고 있다. 2026.05.15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T)'을 나흘 앞둔 13일(현지시간) 27개 회원국에 성소수자 전환치료를 금지하도록 권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개인의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을 바꾸기 위한 전환치료는 성소수자가 환자라는 인식 아래 이뤄진다. 신체적 위해와 퇴마 의식, 호르몬 치료, 전기 충격, 영성 수련 등이 포함된다. EU 기본권기구(FRA) 보고서에 따르면 EU 내 성소수자의 24%가 전환 치료를 경험했다.

EU 집행위는 이날 'EU에서 전환치료 관행을 금지하라'는 유럽 시민 발의(ECI)에 대해 "회원국에 전환 치료를 금지하도록 촉구하는 집행위 권고를 2027년 채택하고 이 관행을 금지하려는 회원국의 노력을 지원하겠다"며 "권고와 더불어 보완적 조치들도 제안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성소수자 공동체 구성원 누구나 폭력·차별·공포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그대로, 당당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회원국들이 EU 전역에서 전환치료 관행을 금지하도록 촉구하는 권고를 채택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환 치료는 EU에 자리할 곳이 없다"며 "EU는 성소수자 공동체와 당당히 함께하며,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열린 마음으로, 그리고 자신답게 살아갈 수 있는 '평등의 연합'이라는 목표를 다시 확인한다"고 했다.

EU 집행위는 사회적 인식 제고, 피해자 법적 구제 지원, 의료·심리 지원 강화 등 권고안 마련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권고안은 성소수자 평등 전문가 그룹과 협의 하에 전환 치료 금지 법제를 도입한 회원국의 사례를 토대로 마련될 예정이다. 다만 권고안은 비구속적 제안에 그칠 전망이다.

EU 회원국 가운데 벨기에와 키프로스, 프랑스, 독일, 그리스, 몰타, 포르투갈, 스페인 등 8개국이 전환 치료를 금지하고 있다.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덴마크는 금지 조치를 논의 중이다. 다만 슬로바키아 등 일부 회원국들은 전환 치료 금지에 반대하고 있다.

EU 조약 19조는 성별과 인종, 민족, 종교, 신념, 장애, 나이,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에 대응하는 법을 채택할 때 회원국간 만장일치를 요구한다.

하자 라비브 EU 평등 담당 집행위원은 14일 RFI와 인터뷰에서 "구속력 있는 법안을 채택하려면 만장일치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10년, 15년, 심지어 18년까지 걸릴 수 있는 논쟁에 빠져들기보다는 권고안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다만 ECI를 주도했던 단체인 '전환 치료 반대'는 강제력이 없는 권고 조치에 대해 "성소수자 혐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국제 정치 상황 속에서 EU가 긴급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CI는 EU 회원국 시민들이 집행위에 새 입법을 제안하도록 요청할 수 있는 제도다. 최소 7개국에서 100만명 이상의 유효 서명을 모으면 유럽의회는 공청회 등을 열어 논의해야 한다. 집행위는 입법 제안 등 조치를 취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그 이유를 공식 설명해야 한다.

이번 안건에는 110만명이 참여했다. 팝스타 앙젤과 피에르 드 마레, 가브리엘 아탈 전 프랑스 총리 등 유명인들의 지지도 이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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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 "내년 성소수자 전환치료 금지 권고안 채택할 것"

기사등록 2026/05/15 15:19:0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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