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결국 문제는 돈…"재원 확충 논의 시작해야"[사회적입원③]

기사등록 2026/05/15 06:30:00

장기요양 소득 대비 0.9%…통합돌봄도 역부족

"국가 진정성 보여야…이런 논의할 시기 됐다"

[서울=뉴시스] 서울 탑골공원을 찾은 노인들이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모습. (사진=뉴시스 DB) 2018.05.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울 탑골공원을 찾은 노인들이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모습. (사진=뉴시스 DB) 2018.05.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통합돌봄은 여러 서비스를 연계해 드리는 것이지, 돌봄을 저희가 더 해드리는 건 아니에요."

15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 한 지자체에서 통합돌봄 신청을 하러 갔던 김모씨는 사전 조사조차 받지 않았다. 뇌경색에 편마비가 있는 어머니를 집으로 모실 방법을 알아보고자 올해부터 시행한 통합돌봄을 신청하려고 방문한 주민센터에서는 돌봄을 추가로 더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며 단호히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장기요양 재가급여 역시 한계는 뚜렷하다. 3등급 기준으로 하루에 이용할 수 있는 방문요양은 3시간 남짓이다. 주야간보호센터를 이용하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돌봄을 제공하지만 어린이집처럼 등하원을 누군가 시켜야 하고 이 외의 시간과 일요일의 돌봄은 온전히 가족의 몫이다. 가족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된 단기보호 역시 한 달에 9일 이내, 연간으로는 4회 연장만 가능하다.

김씨는 "하루에 3시간만 도와주고 나머지 시간을 가족보고 돌보라 한다면 누가 이걸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제갈현숙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역시 "퇴원 이후에 장기요양제도라는 걸 이용할 수 있지만 서비스가 충분하지 않아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며 "이용 시간 부족 문제로 집에서는 어려움이 크니까 시설에 많이 가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족한 재가돌봄은 시설 입소로 이어지는데, 재단법인 돌봄과미래가 2023년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중장년층 돌봄 실태 및 인식 조사를 보면 부모님 등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요양시설에 입소시킨 중장년층 중 50%는 당사자가 입소를 원하지 않았음에도 입소시켰다고 답했고 응답자 83.9%는 돌봄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서비스의 부족은 결국 예산의 문제인데, 통합돌봄을 보면 기존 서비스 외에 지자체 특화 서비스 확충을 지원하기 위해 편성된 예산은 620억원으로 각 시군구별로 나누면 1개 지자체당 2억원이 약간 넘는 수준이다.

장기요양을 보면 보험료율 산식이 건강보험료에 연계돼 나온다. 2026년도 장기요양보험료율은 건강보험료 대비 13.14%, 소득 대비로는 0.9448%로 1%에도 못 미친다.

핵가족화, 1인가구, 인식 변화 등으로 돌봄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조하는 경향도 나타나는데 지난 2023년 뉴시스 의뢰로 청년·대학생 교육기관 (재)NSI가 20~30대 청년 125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72%가 노인 돌봄을 국가에서 책임져 준다면 세금을 더 낼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통합돌봄이나 장기요양같이 돌봄과 관련한 제도의 예산 자체를 확대해 서비스의 양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영국의 경우 사회건강·돌봄세를 신규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원일 건강돌봄시민행동 운영위원은 "장기요양을 건강보험에 연동하는 설계는 잘못됐기 때문에 분리를 하고 돌봄에 대한 추계를 제대로 만들어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산을 확대하는 과정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유재언 가천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지금의 장기요양은 65세 이상만 받는 구조여서 보험료를 더 낸다고 했을 때 청년 세대가 반발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독일은 젊어도 돌봄이 필요하면 장기요양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일본은 연령을 기준으로 산정 기준이 달라 젊은 층은 보험료를 덜 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급격한 고령화와 돌봄의 공백 속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갈현숙 한신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로부터 비용을 가져오는 문제이기 때문에 합의 구조를 잘 만들어야 한다"며 "국가가 먼저 진정성을 보이고 같이 고통을 분담하자고 하면 합의의 기반이 만들어질 것 같다. 이제 이런 논의를 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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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6/05/15 06:3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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