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獨·英 등 유럽 정상들, 머스크에 "선 넘었다…타국 내정 관여 우려" 비판

기사등록 2025/01/07 00:41:13

최종수정 2025/01/07 09:20:24

[브라운스빌(텍사스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1월19일(현지시각) 미 텍사스 브라운스빌에서 스페이스X의 스타십 6차 시험 발사를 앞두고 일론 머스크와 함께 걷고 있는 모습. 2025.01.07.
[브라운스빌(텍사스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1월19일(현지시각) 미 텍사스 브라운스빌에서 스페이스X의 스타십 6차 시험 발사를 앞두고 일론 머스크와 함께 걷고 있는 모습. 2025.01.07.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정부 2기 실세인 일론 머스크에 대한 유럽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다음 달에 치러지는 독일 총선을 포함한 유럽의 민주적 과정에 머스크가 직접 개입했다고 비난전에 가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노르웨이와 영국의 총리, 독일 정부 대변인과 함께 머스크가 극우 정당을 지지하고 유럽의 좌파 정치인을 공격하는 적대적인 게시물을 잇따라 올린 데 대응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 X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의 핵심 측근으로, 재선을 위해 2억5000만달러 이상 지출한 후,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특별 고문으로서 연방 예산을 삭감해 달라고 요청받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대사들에게 한 연설에서 "10년 전만 해도 세계 최대 규모의 소셜 네트워크 중 하나의 소유주가 새로운 국제적 반동 운동을 지원하고 독일을 포함한 선거에 직접 개입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겠는가"라고 탄식했다. 

다만 마크롱은 트럼프가 "프랑스에 강력한 동맹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머스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삼갔다. 

노르웨이의 중도 좌파 성향 요나스 가르 스퇴르 총리도 머스크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에 "소셜 미디어에 대한 엄청난 접근성과 막대한 경제적 자원을 가진 사람이 다른 나라의 내정에 직접 관여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민주주의와 동맹국 사이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라며 머스크가 노르웨이 정치에 개입한다면 9월에 총선을 치르는 노르웨이 정치인들은 머스크의 내정 간섭 시도와 거리를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독일 정부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최고 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독일 주간지 벨트 암 존타크에 논란이 되는 기고문을 실어 다음달 23일 치러지는 독일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고 비난했다. 머스크가 이 주간지에 극우 성향의 야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지지하는 내용의 글을 기고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머스크는 또 이번 주 후반 X에서 극우, 반이민 성향의 앨리스 바이델 AfD 당대표와 1시간 분량의 라이브 스트리밍 채팅에 참여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달 게시물에서 "독일을 구할 수 있는 것은 AfD뿐이다"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여론조사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이 AfD당이 독일의 "마지막 희망의 불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독일 사회민주당(SPD) 소속 올라프 숄츠 총리를 "바보"라고 불렀고,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을 "반민주주의 폭군"이라고 비판했다.

6일 독일 정부 대변인은 머스크가 유권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이라고 일축했다.

크리스티안 호프만 독일 정부 대변인은 베를린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 나라(독일)에서는 정상적인 사람, 현명한 사람, 품위 있는 사람이 대다수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머스크의 트위터 발언이 8400만명의 국민을 대상으로 한 거짓이나 반쪽 진실 또는 의견 표현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로버트 하벡 독일 부총리는 6일 머스크가 AfD를 지지하는 것은 억만장자가 소셜 미디어와 다른 기술 기업을 강력하게 규제할 수 없는 약한 유럽을 위해 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행동이라고 의심했다. 

숄츠 총리는 독일 주간지 슈테른(Stern)과 인터뷰에서 머스크와 교류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숄츠 총리는 "저는 머스크의 호의를 구하는 것을 믿지 않는다. 저는 기꺼이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규칙은 트롤(troll·관심을 끌려 일부러 시비를 거는 사람)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6일 머스크의 며칠에 걸친 적대적인 공격과 관련, 온라인에 거짓말과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사람들은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지원하는 데 관심이 없고 오직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다고 머스크를 겨냥해 비판했다.

머스크는 스타머 총리가 왕립검찰청(CPS) 청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아동 성착취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새로운 공개 조사를 요구하면서 총리직 사임을 촉구했다.

이에 스타머 총리는 "이 문제를 일론 머스크에게만 국한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일부 비판에 대해서는 "선을 넘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나중에 새로운 X 게시물에서 총리를 "완전히 비열한" 사람으로 묘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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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獨·英 등 유럽 정상들, 머스크에 "선 넘었다…타국 내정 관여 우려"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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