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심장 대구서 李 "다른 방식으로 朴에 보은할 것"
羅 "전직 대통령 홀대해선 안돼…이재용 사면도 추진"
朱 "새바람이 유리창 깰수도…羅, 재판부터 해결해야"
[서울=뉴시스] 박미영 박준호 최서진 김승민 기자 =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3일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정당했다"고 파격 발언을 했다. 경쟁자인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이에 맞서 '박근혜 전 대통령 즉각 석방'을 외쳤다.
보수 텃밭에서 당심은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이 후보의 손을 들어줄지, 박 전 대통령의 석방 요구가 더 거센지는 당 대표 선출 결과로 확인될 전망이다.
대구를 지역구로 둔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이 전 최고위원과 나 전 원내대표를 향한 공세의 고삐를 죘다.
첫 발표자로 나선 이 전 최고위원은 아날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저를 영입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면서도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제 손으로 만드는데 일조한 박근혜 대통령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배척하지 못해 국정농단에 이르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것을 비판하고, 통치불능의 사태에 빠졌기 때문에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탄핵에 관한 이야기를 굳이 꺼내 드는 이유는 세상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준석의 이런 생각을 대구 경북이 품어주실 수 있다면, 다시는 배신과 복수라는 무서운 단어가 통용되지 않을 것이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부패와 당당히 맞섰던 검사는 위축되지 않고 더 큰 덩어리에 합류해 문재인 정부에 맞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지목한 '검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의미하고, '더 큰 덩어리'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탄핵의 강을 넘어 적폐청산 수사를 총지휘했던 윤 전 총장에 대한 앙금을 해소해야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도 추진 가능하지 않겠냐는 뜻으로 읽힌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제가 당 대표로 직을 수행하는 동안 공적인 영역에서는 사면론 등을 꺼낼 생각이 없다"면서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공격의 빌미를 줄 생각이 없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저의 사사로운 고마움은 다른 방식으로 갚겠다"고 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박근혜 석방'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을 가지고 나와 TK표심을 공략했다.
그는 "우리가 전직 대통령들을 잘 모시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역사를 바로 세울 수 있겠나"라면서 "당 대표가 되면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애걸하지 않고 즉각 석방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아침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 헌화했다. 통찰력과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그리워진다"라며 "여러분 덕분에 보수 정권 9년이 태어났다. 그러나 늘 양보만 강요당했다. 제가 당 대표가 돼서 그 빚을 갚겠다. 이 지역 출신이 아니어서 더 당당하게 갚을 수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서문시장을 갔더니 이건희 미술관을 대구에 유치해 달라고 하시더라. 확실하게 하겠다. 대구·경북 신공항을 박정희 공항으로 이름 붙여 신속하게 추진하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도 요구하겠다"라고 했다. 현장에서는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대구·경북지역은 보수의 심장이자 책임당원이 가장 많이 포진한 최대 승부처인 만큼 문재인 정권에서 겪었던 지역의 설움을 보듬는 한편 '선물꾸러미'를 풀어낸 것으로 해석된다.
나 전 원내대표는 당 대표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저격했다.
그는 이 전 최고위원이 '유승민계'라는 점을 부각하며 "어떤 야권 후보와 불편하거나, 어떤 야권후보와 특별히 가까운 경우 불신의 씨앗이 야권통합을 깨뜨릴 수 있다"라고 했다.
또 "지금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다. 쇄신하라고 우리당을 질책한다. 그러나 분칠만 하는 변화가 돼선 안 된다. 올바른 변화를 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운명의 시간을 설익을 리더십에 맡길 수 없다. 설익은 밥솥에 밥뚜껑을 여는 그런 리더십이 아닌 안정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밖에서 재미로 보는 놀이로 보는 이 거센 바람을 우리는 이겨야 한다"고도 했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변화를 바라는 민심이 당심을 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자신이 TK지역에서 만큼은 견고하게 당원 표를 가져가겠다는 계산이다.
주 전 원내대표는 이 전 최고위원과 나 전 원내대표를 동시에 저격하는데 집중했다.
그는 "우리당에 새 바람을 일으켜 주고, 전당대회 흥행을 일으켜 줘 고맙다"라면서도 "그 바람이 유리창을 깨면, 대선 앞두고 자중지란은 불 보듯 뻔하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권 교체를 위해서 누가 당 대표를 하는게 안정적이냐 이게 중요하다. 이준석 후보 다 불안해하고 걱정하고 있다. 시행착오를 내포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있어 당원들이 이런 모험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발표회 직후 기자들에게 이 전 최고위원의 발표문과 관련해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자기를 발탁한 사람을 배신하고 탄핵에 찬성한 것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도 했다.
나 전 원내대표에 대해선 "한 번도 힘들다는 선거에 지치지도 않고 3번씩이나 치러내는 열정 정말 대단하다"면서 "그런데 본인 재판부터 해결하는 게 우선 아닌가. 매번 재판 받으러 다니는 당대표가 어떻게 치열한 대선 경선을 관리하고 대선을 이길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홍문표 의원은 이준석, 나경원, 주호영 후보간 공방에 대해 "정책으로 논쟁해야지 표를 받기위헤 떼거리 정치를 한다. 당원과 국민들이 심판해줘야할 것"이라고 했다.
조경태 의원은 "TK지역이 아니었으면 자유민주주의가 거의 무너질 뻔 했다"라면서 "우리 중앙당 지도부는 광주와 호남으로 달려가고 있다. 가는 건 좋으나 대구 경북은 왜 안오는지 이해가 안된다. 당 대표가 되면 이것부터 바로잡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만이 유일하게 대구 경북 TK 신공항 건설을 조속히 추진하자고 한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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