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 "북핵 시급한 문제"…美 "北, 자국민 학대"(종합2보)

기사등록 2021/03/17 22:59:31

블링컨 방한 첫 날 정의용 장관과 외교장관 회담

블링컨 "북한 비핵화 위해 한국·일본과 계속 협력"

"中, 대만 민주주의 파괴, 티베트 인권 유린" 지적

정의용 "한미 동맹은 외교의 근간…지속 발전 과제"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정의용(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회담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1.03.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정의용(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회담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1.03.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한국과 미국 외교장관이 북한·북핵 문제가 시급히 다뤄야할 중대한 문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한미 간에 조율된 대북 정책을 마련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7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이 같은 논의를 진행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이날 회담은 오후 6시30분부터 1시간20분 동안 진행됐다. 이후 양 장관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추가 협의를 위해 장관 집무실로 자리를 옮겨 25분간 일대일 단독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성 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과 고윤주 외교부 북미국장만 배석했다.

외교부는 "양 장관은 굳건한 한미동맹이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지역, 세계의 평화·안정·번영의 핵심축(linchpin)임을 재확인하고, 한미 관계를 호혜적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양 장관은 북한·북핵 문제가 시급히 다뤄야할 중대한 문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에 진전을 가져오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양 장관은 대북 정책과 관련해 완전히 조율된 전략 마련과 시행이 중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이를 위해 미국 대북정책 검토 과정을 포함해 앞으로도 각 급에서 긴밀한 공조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아직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미 국무부는 막바지 단계에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 장관은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도 공감했다. 아울러 우리의 신남방정책과 연계해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미 간 협력을 계속 증진시켜 나가기로 했다. 또 민주주의·인권 등 공동의 가치 증진과 기후변화, 코로나19 대응 등 글로벌 현안 해결을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 장관회담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3.17. 2021.03.17.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 장관회담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3.17. 2021.03.17.

블링컨 "북한 권위주의 정권, 자국민에 광범위한 학대 자행"

이날 블링컨 장관은 북한과 중국의 인권 유린, 민주주의 파괴 문제를 정명 비판하고, 한·미·일이 공조해 맞서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블링컨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권위주의 정권은 자국민에 대해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학대를 계속하고 있다"며 "우리는 근본적인 권리와 자유를 옹호하고, 억압하는 사람들을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얀마) 버마에서 민주주의의 위험한 침식을 목격하고 있고, 민주적인 선거 결과를 뒤집고 평화적인 시위자들을 억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민감해 하는 인권 문제도 세세하게 거론했다. 그는 "중국은 홍콩 경제를 조직적으로 잠식하고, 대만의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신장 위구르와 티베트의 인권을 유린하고, 남중국해에서 인권법을 위반하는 주장을 펴기 위해 강압과 침략을 가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어 또 다른 공통 과제로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꼽으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한국과 일본 등 다른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우리의 공유된 가치를 지지하기 위해 함께 서 있다"며 "우리는 민주주의를 믿는다. 민주주의는 안정적이고 안전하며, 개방적이고, 인권에 전념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하고, 함께 가치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한미 관계에 대해선 "동맹은 두 나라 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연결고리"라며 "동맹은 변함 없고, 철통 같으며 우정과 상호 신뢰에 공유된 가치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방한 목적에 대해 "오스틴 국방장관과 함께 동맹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하기 위해 왔다"며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과 인권, 민주주의, 법치주의라는 공동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발생한 총격 사태로 사망한 한국계 여성들을 향해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사망자와 크게 흔들린 한인 사회 모든 분들, 우리 가족과 친구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우리의 동료 미국인과 한국계 미국인들이 안전하도록 옹호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에서 외교 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2021.03.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에서 외교 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2021.03.17. [email protected]

정의용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동력 마련되길 기대"

정의용 장관은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임기 초반에 한국을 함께 방문한 것을 특별히 환영한다"며 "미국 신행정부의 동맹 중시 기조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 장관은 한미 관계에 대해선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이자 동북아 및 세계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이라며 "한미 동맹의 지속적인 발전은 우리 외교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에 이어 가까운 시일 내에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돼 한미 관계 발전의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장관은 "회담을 계기로 한미 관계가 더욱 건전하고 호혜적이며, 포괄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회담 결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확고히 정착해 실질적 진전을 향해 나아가는 동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는 토마스 설리번 비서실장과 로버트 랩슨 주미대사대리, 성 김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 에드가드 케이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선임보좌관이 배석했다. 한국 측에선 최종건 제1차관과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건 차관보, 고윤주 북미국장이 배석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5~17일 일본을 방문한 후 이날 오후 전용기를 타고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했다. 블링컨 장관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5년 2월 국무부 부장관에 취임한 후 한국을 가장 먼저 방문했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부장관으로 총 5차례 방한 등 한미 동맹과 한미 관계 발전에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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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1/03/17 22:59:3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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