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목포=뉴시스】배상현 맹대환 =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였던 이희호 여사가 지난 10일 별세한 가운데 광주·전남지역에서도 11일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애도문을 내고 "민주주의의 어머니, 이 시대의 큰 별이 졌다. 격변의 현대사와 함께 했던 여사님은 대한민국의 위대한 선구자였다"며 "우리나라 1세대 여성운동가로서 여성의 인권과 지위향상을 위해 앞장섰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하셨던 걸음걸음이 민주화의 길, 평화의 길이 됐다"고 회고했다.
이 시장은 "여사님은 불의와 독재 앞에서는 그 누구보다 강한 투사였고 우리 국민들에게는 한없이 따뜻하고 자상한 어머니였고, 어려운 이웃들의 동반자였다"며 "당신의 치열한 삶 자체가 행동하는 양심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시장은 "두 분께서 피땀 어린 헌신으로 일구어놓은 오늘의 대한민국은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며, 통일의 희망이 무지개처럼 피어오르고 있다"며 "우리는 영원히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를 기억하며 당신들의 삶과 뜻을 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또 한 분의 위대한 지도자를 떠나 보냈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 통일운동에 큰 족적을 남기신 여성 지도자로서, 또 고 김대중 대통령의 반려이자 정치적 동지로서 평생 흔들림 없는 길을 걸어오신 이희호 여사의 삶을 200만 전남도민과 함께 추모하며 여사님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여사님은 우리 시대 대표적인 여성운동가이자, 소외된 이들의 빈곤과 인권문제 해결에 발벗고 나선 사회운동가였다"면서 "늘 역사의 중심에서 시대의 어둠을 헤쳐오신 민주주의자, 평화통일운동가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사님은 또한 엄혹한 군부독재에 온몸으로 맞서 함께 싸우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생의 동지이고 가장 가까운 비판자로서 고 김 대통령의 ‘행동하는 양심’을 지켜낸 진정한 퍼스트레이디였다"면서 "두 분의 치열한 삶은 그렇게 그 자체로 대한민국 현대사가 됐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로서 역사적 고비마다 늘 그의 곁을 지키며 더 강한 투쟁을 하라고 용기를 불어넣어주었던 고인이야말로 한국 민주화 과정의 버팀목이자 숨은 공신이었다”고 추모했다.
이어 “오랜 가택연금과 도청, 감청 등 군부독재 정권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역사적 고비마다 고 김 전 대통령의 곁을 지키며 민주화 투쟁은 물론 여성인권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해온 고인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고인의 삶을 깊은 존경의 마음으로 추모하며, 높은 뜻과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정의당 전남도당은 "고인은 YWCA 총무를 역임한 여성운동가이며 여성 문제 연구회 회장으로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애썼다"면서 "여성부 신설과 남녀 차별 금지법 제정 등 국민의 정부시절 여성 정책에 크게 기여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군부독재 치하에서 고 김 전 대통령의 배우자를 넘어 민주화 운동의 동지로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모진 수난을 겪으며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행동하는 양심을 실천했다"면서 "고인의 유지대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6·15 공동선언을 계승 실천하고,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해 행동하는 양심을 실천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
광주시는 이날 오전 시청 1층 시민홀에 이희호 여사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간부공무원들은 오후 3시10분께 합동 조문을 하고 이 여사의 민주화운동에 대한 뜻을 기렸다.
전남도는 이날 남악중앙공원 김대중동상 주변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김영록전남지사를 비롯한 도 간부공무원이 합동분향을 했다.
목포시도 이 여사의 분향소를 목포역 광장에,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도 기념관 2층에 분향소를 각각 설치하고 조문객을 받고 있다.
신안군도 DJ의 고향인 하의면사무소에 분향소를 설치했으며, 분향소는 오는 14일 발인일까지 운영된다.
이희호 여사는 지난 10일 오후 11시37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