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한반도 상황 고려?…박원순-해리스 면담 철저 비공개

기사등록 2018/08/30 16:56:39

미 대사관측 요구로 면담 2분 공개에서 전체 비공개로

취재진 질문도 차단…교착상태 북미관계 고려한 듯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외교부가 주최한 문화소통포럼 CCF 2018의 피날레 행사 '문화소통의 밤'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2018.08.2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외교부가 주최한 문화소통포럼 CCF 2018의 피날레 행사 '문화소통의 밤'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2018.08.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윤슬기 기자 = 30일 예방차 서울시를 방문한 해리 해리스 신임 주한미국대사와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은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 취소와 한·미 연합훈련 재개 조짐 등 심상찮은 북미관계를 고려한 듯 언론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렸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오후 3시 시청사 6층 시장실을 찾았다. 진회색 양복을 입은 해리스 대사는 'The U.S.'라는 문구가 적힌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었다. 미 대사관 공관 차석과 비서, 경호원 등 관계자 5명이 동행했다.

 환영인사 차원이라 20분간 이어질 계획이었지만 면담은 당초 예정됐던 20분을 훌쩍 넘겼다.
 
 박 시장과 해리스 대사의 대화가 길어지면서 박 시장과 스리프리야 란가나탄 신임 주한인도대사간 면담이 늦춰졌다.

 해리스 대사에 이어 3시25분부터 바로 면담할 예정이었던 란가나탄 대사는 시장실 밖에서 대기해야 했다. 인도대사 담당 시 공무원은 외교상 결례가 될까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면담은 3시30분이 되어서야 끝났다. 박 시장이 시장실 밖까지 나와 해리스 대사를 배웅했다.

 이날 박 시장과 해리스 대사 간 대화 내용은 철저히 비공개됐다.

 당초 서울시는 면담 시작 후 2분간 언론에 면담장면과 대화내용을 공개한 뒤 비공개로 전환하려 했지만 미 대사관에 의해 거부됐다. 이후 '2분간 공개'에서 '전체 비공개'로 바뀌었다.

 비공개 면담 후 취재진이 해리스 대사나 미 대사관 측에 대화 내용을 질문하려 했지만 이 역시 차단됐다. 해리스 대사는 경호원과 함께 바로 시청사를 떠났다.

 이처럼 해리스 대사가 대화 내용을 비공개한 것은 심상찮은 북미 관계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들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북 취소와 한·미 연합훈련 재개 조짐 등 상황이 전개되면서 북미관계가 재차 악화될 기미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이 북미관계를 축으로 삼아 무역전쟁 상대인 중국을 압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결국 해리스 대사는 북미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은 여지도 남기지 않기 위해 철저히 말을 아낀 것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대사는 올해 5월까지 태평양사령관을 지낸 인물로 미 해군 4성 장군에 오른 첫 아시아계 미국인이다. 보수 성향의 인사로 분류되는 해리스 대사는 그간 북한과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사실상 지휘하고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인도-태평양 전략 고안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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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8/08/30 16:56:3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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