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 "임기 마쳐 영광…수사권, 건전한 경쟁 바람직"

기사등록 2018/06/26 12:35:18

퇴임 전 마지막 간담회…"조직에서 너무 과분한 사랑"

계급 통합, 직원 복지 미흡 등은 재임 중 아쉬움으로 꼽아

"수사권 조정 불만 당연"…건전한 경쟁·협력관계 만들어야"

【서울=뉴시스】이철성 경찰청장.
【서울=뉴시스】이철성 경찰청장.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역대 경찰청장 중 유일하게 전 계급에서 근무하고 임기를 채운 이철성 경찰청장은 26일 정년 퇴임을 앞둔 소회에 대해 "37년 임기를 마치고 정년을 하게 되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기자들과 가진 마지막 간담회에서 "경찰 조직에서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며 "여러가지 부족함이 많은 제가 큰 조직의 책임을 맡아 어려운 것도 적지 않았지만 탈 없이 마무리하게 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박근혜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도 재신임을 받은 데 대해 "전 공무원이니깐 기본적으로 정부가 바뀔 때, 연말에 거취 이야기가 나올 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언제가 될지 모르니까 있을 데 까지는 맡은 바 하려고 노력했다. 임기를 다 할 수 있었던 건 언론에서도 도움을 주고 현장 직원들이 도와주고 힘을 실어줘서 마무리하게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취임 후 2개월 만에 불어닥친 혼란스러운 탄핵 정국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비폭력 평화 시위로 이끌었던 점도 이 청장의 치적으로 꼽힌다.

 이 청장은 "우리(경찰)도 제대로 수비가 안 되는데 실질적인 방어는 안 된다. 지역 방어는 의미 없다. 우리는 마지노선으로 정부청사 세종대왕상 앞을 지켜야 할 선으로 보고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큰 민심의 흐름을 경찰이 당연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름대로 경력 운용을 기존 틀에서 바꿨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 청장은 상황실에서 촛불집회를 지켜보면서 시위 참가자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직접 해산명령 문구까지 작성·하달했다. 기존 집회 관리와는 달리 '전술'도 바꿨다. 차벽을 앞에 세우고 뒤에 경찰을 배치하기 보단 지휘관을 비롯한 '사람'을 전면에 세웠다.

 그는 "사람끼리 죽창이나 돌을 직접 던지는 게 흔한 일이 아니다"라며 "경력이 대면하고 지휘관이 앞에 서서 집회 참가자 자제를 요쳥하고 부대원들을 관리하는 걸로 바꿨다. 민심 흐름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국민 뜻에 맞추고 싶었던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워낙 국민이 질서를 잘 지켜줘서 과거와 같은 폭력적인 집회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었다"며 "국민들도 스스로 지나치게 문제 일으킨 사람은 집회 참가자들이 막아줬다"며 "지난 정부에서도 강하게 막으라고 지시는 없었다. 나중에 청와대 앞까지 오니까 수비를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만 했다"고 전했다.

 이 청장은 재임 기간 중 아쉬운 점에 대해선 "개인적으로는 청장 되기 전에 검증 동의서를 낼 때 과거 음주 부분이 있어서 망설였다"며 "계급을 통합하려 했지만 격랑 속에서 여력이 없었다. 인원이 큰 조직이라 직원 복지에 조금 더 힘을 기울였어야 하는데 미흡했다"고 했다.

 후임 청장에 대해서는 "차기 청장이 저보다 훨씬 준비된 분이다. 꾸준한 자기 목표를 가지고 일을 해와서 저보다 훨씬 능력 있는 사람"이라며 "기획 부서에 오래 있어서 전반적인 경찰 바꿀 수 있다고 본다. 경찰청장 자리가 현장도 중요하지만 경찰 전체 조망하는 게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훌륭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철성(왼쪽) 경찰청장이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2주기인 17일 서울 강남역 사건현장을 찾아 여성안전 순찰 코스 점검을 하고 있다. 2018.05.17.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철성(왼쪽) 경찰청장이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2주기인 17일 서울 강남역 사건현장을 찾아 여성안전 순찰 코스 점검을 하고 있다. 2018.05.17. [email protected]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선 "검경이 둘다 불만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오히려 자치경찰제 시행을 경찰의 난제로 꼽았다. 

 이 청장은 "수사권 조정은 이 시스템이 얼마나 선진화된 구조를 갖느냐, 국민에게 편익 주고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앞으로 나갈 수 있느냐, 수사 전문성을 선진화하냐를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수사권은 관련된 사람들의 문제지만 자치경찰제 문제는 경찰 전체 치안 시스템과 관련돼 있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안정적인 치안을 유지하면서 현 정부 방향성을 얼만큼 녹여내고 돈은 얼마나 안 들게 할지 그건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경에 있는 사람이 어떻게 불만이 없겠나. 당연히 나온다. 그런 이야기 중에 현실적으로 문제있는 부분이 있고 지엽적인 것들로 불만을 갖기도 한다"며 "양 조직과 개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가면서 건전한 경쟁 관계, 협력관계를 만들어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이 청장은 퇴임 후 계획에 대해선"특별히 계획이 없다"며 "퇴직한 선배들이 인생 좀 생각해보라고 하는데 제가 살아온게 특별히 계획 세우고 뭐가 되겠다고 산 적은 없어서 그만두면 시간이 많아서 이제 좀 쉬고 싶다"고 했다.

 37년간 입은 경찰 제복을 벗고 '자유의 몸'이 되면 제빵과 요리를 우선 배울 예정이다.

 그는 "요리는 웬만큼 하는데 더 배워보고 싶다"며 "근데 얼굴이 팔려서 요즘 책이 많으니 집에서 만들어보고 먹어보고 하든지 고민해야겠다"고 쑥스러워 헀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철성 경찰청장 "임기 마쳐 영광…수사권, 건전한 경쟁 바람직"

기사등록 2018/06/26 12:35:18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