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이철성 경찰청장…朴·文정부 1년씩 '동전의 양면'

기사등록 2018/06/03 08:50:00

두 정권 가교 역할 하며 안정적 리더십 발휘

물대포·차벽 없애는 등 인권 경찰로 전환 지휘

백남기 사건 등 정권 따라 입장 급변 모습도

드루킹 악재에 소극적…'정권 눈치보기' 비판

"전혀 다른 두 정권에서의 공과, 동전의 양면"

【대구=뉴시스】우종록 기자 = 이철성 경찰청장이 3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경찰청 강당에서 열린 경찰청장과 함께하는 현장활력 토크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2018.04.30. wjr@newsis.com
【대구=뉴시스】우종록 기자 = 이철성 경찰청장이 3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경찰청 강당에서 열린 경찰청장과 함께하는 현장활력 토크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2018.04.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돼 문재인 정부 초기 경찰 조직을 이끈 이철성 경찰청장이 오는 30일이면 퇴임한다.

 정권이 바뀌면 사정당국 수장도 교체되는 게 통례이지만 그는 경찰 안팎에서 수시로 고개를 들던 교체설을 일축한 채 전 정부와 현 정부의 가교 역할을 하며 임기 2년을 다 채우게 됐다.

 성격이 크게 다른 두 정부에서 막중한 직책을 수행하며 전환기의 경찰 조직을 안정시키고 변곡점을 넘긴 공(功)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반대로 정권 입맛에 따라 경찰의 스탠스를 극명하게 바꾼 것이 아니냐는 측면은 과(過)로 지적된다.

 ◇인권경찰 초석 놓고 수사권 조정 급물살 이끌어

 이 청장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조에 발맞춰 인권경찰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갈 수 있도록 각종 인권 관련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는 평판을 듣고 있다.

 인권전문가 등을 포함한 경찰개혁위원회(개혁위)를 발족시켰고 개혁위의 조언을 받아들여 집회 시위에서 물대포, 차벽, 강제해산 등을 없애기로 했다.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의한 인권침해 사건을 진상 규명할 진상조사위원회가 탄행했는가 하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보활동도 중단하기로 하면서 불법 사찰 논란을 차단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노력은 현 정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해 경찰의 인권 문제가 개선돼야 함을 전제로 한 것과도 맞물린다. 이 청장은 경찰의 오랜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수사구조개혁팀을  부활시키는 등 수사권 독립에 발동을 걸었다.

 이 과정에서 정권 교체로 인해 흔들릴 수 있는 조직을 잘 다잡고 새 정부의 요구사항을 큰 저항 없이 조직에 전파시킨 안정적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이철성 경찰청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대청마루에서 열린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인 변경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인사를 하고 있다. 2017.06.16.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이철성 경찰청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대청마루에서 열린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인 변경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인사를 하고 있다. 2017.06.16. [email protected]
◇정권 따라 크게 바뀌는 입장?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는 개혁위의 제안 사안들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지나치게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현장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인권경찰로 발돋움하는 데 있어 주도권을 경찰이 아닌 외부 민간인들 손에 넘겨줬다는 지적이다. 공으로 평가되는 인권친화적 면모가 경찰 내부에서는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백남기 농민에 대한 경찰의 입장차를 두고도 논란이 많았다. 백씨는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시위 도중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의식을 잃었고 이듬해 9월 사망했다.

 전 정부 시절이던 2016년 9월 경찰의 백씨에 대한 부검 영장 신청으로 상당한 마찰이 빚어졌다. 부검을 반대하는 유족과 법원의 한 차례 기각에도 영장을 재신청하겠다는 경찰이 팽팽하게 맞선 사건이다.

 이 청장은 당시 "정확한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변함없다"며 "백 농민이 애초 병원에 이송될 때는 지주막하 출혈'로 기록돼 있으나 주치의가 밝힌 사인은 '급성심부전으로 인한 심정지사'로 돼 있어 법의학적 소견을 명확히 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뀐 후인 지난해 6월에는 백씨가 사망한 뒤 처음으로 공식 사과 입장까지 밝혔다. 공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집회 시위 현장에 살수차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철성(왼쪽) 경찰청장이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2주기인 17일 서울 강남역 사건현장을 찾아 여성안전 순찰 코스 점검을 하고 있다. 2018.05.17.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철성(왼쪽) 경찰청장이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2주기인 17일 서울 강남역 사건현장을 찾아 여성안전 순찰 코스 점검을 하고 있다. 2018.05.17. [email protected]
◇임기 말년 터진 '드루킹' 악재, 명예퇴진 걸림돌 되나 

 최근 드루킹 사건을 둘러싼 경찰의 처신을 두고도 '정권 눈치보기'가 작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송인배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비서관이 연루된 사건을 수사하면서 석연찮은 태도를 보인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경수 감싸기 의혹'이나 '송 비서관과 드루킹 접촉 사실' 등이 문제가 될 때마다 이 청장은 "몰랐다. 보고를 받지 않았다"며 이 사건에 일정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청장에게 보고를 했는지 안 했는지에 대해선 알 수 없지만 경찰청장이 의지가 있었다면 업무지휘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에 관여할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봤다.

 이 교수는 "인권친화적 기치를 수용하는 등 현 정권의 요구사항을 무리없이 소화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정치적 독립성을 지켰는지 여부를 본다면 이 청장의 2년 임기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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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앞둔 이철성 경찰청장…朴·文정부 1년씩 '동전의 양면'

기사등록 2018/06/03 08:5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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