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뼈있는 농담 주고받으며 친분 쌓아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9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했다고 10일 방송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정상회담과 북한에 억류중인 미국인 3명에 대한 석방을 논의했으며, 억류된 미국인들은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미국으로 귀국했다. 2018.05.10. (출처=조선중앙TV 캡처)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그의 배짱 있는 모습을 호평해 두 사람 사이가 쉽게 가까워졌다는 증언이 나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4월 취임하기 전까지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내면서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꼽혔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7월 아스펜 안보포럼에서 "지금 가장 위험한 자는 북한 핵무기의 통제권을 쥔 바로 그 인물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김정은과 북한 주민을 분리하는 것이다. 북한 주민들도 김정은이 사라지길 바랄 것으로 확신한다"라며 김 위원장의 제거를 시사하기도 했다.
19일(현지시간) 베니티페어와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의 전 참모는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CIA 국장 자격으로 방북한 폼페이오 장관을 보자마자 이 발언을 문제삼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움츠러들지 않았다. 그는 "나는 여전히 당신을 죽이려고 하고 있다"고 농담을 했고, 두 사람은 웃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첫 만남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보여준 담대한 모습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지난 4월 23일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을 만난 뒤 "나와 이렇게 배짱이 잘 맞는 사람은 처음"이라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회담을 성사시킨 폼페이오 장관의 입지가 대폭 확대됐다. 반면 대북 '초강경파'로 '리비아 모델'을 고수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대북 정책의 전면에서 사라졌다. 최근 미국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 여러가지 안보 정책 변경을 시도하고 있지만 볼턴 보좌관은 지난주부터 공식 발언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처럼 폼페이오 장관의 입김이 볼턴 보좌관보다 강해진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 때문이다. 공화당 인사들은 두 사람 모두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지만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앞세워 속도감 있게 일을 추진해가는 폼페이오 장관과 냉소주의자 같은 경향을 보이는 볼턴 보좌관은 스타일 면에서 크게 다르다고 설명한다.
한 공화당 상원 보좌관은 베니티페어에 "폼페이오는 화를 내면 아주 무서운 이탈리아 남자다. 그는 성질이 나쁘진 않지만 아주 무서운 존재다. 그는 이제 북한 문제의 핵심 인물이고, 대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그가 대통령으로부터 얼마나 신뢰를 받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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