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스톰', 지구온난화로 뉴노멀 되나···바부다 섬 90% 파괴

기사등록 2017/09/07 15:50:44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4등급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텍사스주 등을 강타한지 불과 일주일 남짓만에 이번에는 5등급 허리케인 어마가 카리브해 지역 섬나라들을 거의 초토화하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카리브해 북쪽 안티가 바부다의 바부다 섬 경우 시설물의 90%가 허리케인 어마로 인해 파괴된 상태이다. 개스턴 브라운 앤티가바부다 총리는 ABS TV/라디오 안티가와의 인터뷰에서 "바부다는 현재 문자그대로 돌무더기로 변해있는 상태"라며 "완전히 황폐해졌다"고 말했다. 바부다 섬에는 약 1800명이 살고 있다.

 과학자들은 4등급 허리케인 하비에 뒤이어 단기간 내에 5등급 어마가 닥친데 대해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다. 아무리 허리케인 시즌이라도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번처럼 초강력 허리케인이 연달아 형성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7일 현재 대서양 상에서는 어마에 이어 허리케인 호세가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영국 가디언은 많은 과학자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이른바 '메가 스톰'이 '뉴 노멀(new normal)' ,즉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츠담기후변화연구소의 안데르스 레베르만은 "기후 과학자인 나도 허리케인 하비 이후 어마같은 엄청난 폭풍을 보게돼 놀랍다"며 "불행하게도 매우 분명한 사실은 허리케인이 해수 온도 상승으로 파괴적 에너지를 얻고 있으며, 현재 이(대서양) 지역의 해수 온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기후학자들은 온실가스 방출 증가를 허리케인 발생의 유일한 원인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기온 상승과 해수면의 상승이 폭풍의 파괴력을 증가시킨다는 강한 증거는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영국 기상청의 허리케인 전문가 줄리언 헤밍은 가디언에 "평균보다 높은 해수면 온도가 허리케인 어마에 추가적인 에너지와 수분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어마가 기상관측 사상 대서양에서 발생한 역대 최강 허리케인으로 커졌으며, 어마의 중심부로부터 먼 곳에서도 폭우와 홍수, 초강력 바람 등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카리브해 지역에 있는 생 바텔레미 섬에서는 6일 어마의 풍속이 시속 241km로 관측됐다. 그나마도 강한 바람에 관측소 장비가 파괴되기 전까지의 기록이어서, 이보다 더 클 수도 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 센터는 바하마 남쪽 등에 6m 이상의 파도가 치고, 푸에르토리코와 도미니카 공화국, 아이티와 쿠바 등에 10~30c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어마가 현재의 5등급 상태로 이번 주말 플로리다에 상륙할 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1851년 이후 현재까지 미국 대륙에 상륙한 5등급 허리케인은 3차례 뿐이다.

 허리케인 하비는 지난 8월 29일 텍사스주 시더 바이유에 1320㎜의 폭우가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강우량은 텍사스주는 물론 미 본토 전체를 통틀어서도 사상 최고이다. 이는 500년에 한 번 일어날까말까한 이례적인 것이다. 역대 미국 기상 기록 상으로는 0.2% 확률이다.  MIT의 케리 에마뉘엘 기상학자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대기 온도가 높아지고 수분 함유량이 늘어나면서 허리케인 하비와 같은 강우량 기록이 300년에 한 번 발생할 수 있을 정도로 발생 확률이 높아졌다.

  영국 브리스톨대 카봇연구소의 댄 미쳴 연구원은 가디언에 "(어마와 하비같은) 폭우가 더욱 극단화되고, 열파와 가뭄도 더 극단화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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