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압박, 이란은 "전쟁 참여" 경고…정부, 호르무즈 파병 놓고 고심

기사등록 2026/09/07 14: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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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국 역내 자원 투입 기다려"…이란은 군사 관여시 참전 간주

정부 "실질적 기여 방안 국제사회와 협의"…비전투 자산 투입 등 검토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5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과 상선들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소형 선박 한 척이 지나가고 있다. 2026.08.05.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5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과 상선들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소형 선박 한 척이 지나가고 있다. 2026.08.05.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란이 한국의 군사적 개입을 '전쟁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우리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해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자유 항행의 조속한 회복과 중동의 평화·안정을 위한 실질적 기여 방안에 대해 미 측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SNS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란에 대한 비핵화 노력에 동참할 의향을 물었으나 "고맙지만 사양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 전쟁에 지원하지 않는 국가로 한국을 지목하며 "기억하겠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도 지난 4일(현지시간) 한국의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해 "우리는 여전히 한국이 역내에 자원을 투입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한국이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인 만큼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에 기여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이란은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에 맞서는 군사 활동에 나설 경우 이를 대이란 전쟁에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지난 4일 친(親)이란 성향 레바논계 위성방송 알마야딘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이 이란을 상대로 관여할 경우 이란에 대한 침략과 전쟁에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이란 국민과 이란의 권리를 상대로 한 침략 범죄에 어떠한 형태로든 공모하는 행위를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파병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이에 대해 강하게 경고하면서 우리 군이 전쟁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해상 감시·구조나 항행 안전 지원에 나서더라도 이란과의 관계 악화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선박에 대한 안전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내부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지원하되 전투 임무는 배제하는 방식의 비전투 자산 투입 방안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P-8 해상초계기나 기뢰 탐지·제거 인력 등을 활용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으며, 당초 검토됐던 군수지원함은 파병 규모 확대 등을 고려해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택=뉴시스] 이영환 기자 = 6일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사령부에 해군 함정이 정박하고 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P-8A 해상초계기, 군수지원함, 폭발물처리(EOD) 전력 등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6.09.06. 20hwan@newsis.com
[평택=뉴시스] 이영환 기자 = 6일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사령부에 해군 함정이 정박하고 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P-8A 해상초계기, 군수지원함, 폭발물처리(EOD) 전력 등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6.09.06. [email protected]

다만 호르무즈 파병이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정부가 쉽게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의 요구에 응해 파병을 확정할 경우, 핵추진잠수함 건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 한미 안보 현안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 위험이 커질 경우 중동 지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과 기업, 선박 등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란과의 전쟁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는 점이 정부로서는 큰 부담이다.

정치권과의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도 정부가 파병 결정을 서두르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의 파병 검토 소식이 전해진 직후 범여권 진보 정당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용납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의원이 나왔다.

해외 파병을 위해서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파병안을 상정하고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뒤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와 관련, 정부가 단기간 내 파병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차 개각에 따른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 등도 예정돼 있어 이달 내 파병동의안 제출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현재 정부는 "실질적 기여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미국을 비롯해 영국·프랑스 등 국제사회와 호르무즈 해협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8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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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6/09/07 14:50:3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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