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못한 '민주주의·평화통일'…DJ 망명투쟁기록 공개

기사등록 2026/06/14 11:01:00

최종수정 2026/06/14 11:08:24

DJ노벨평화상기념관 공개

美 망명 시절 '서한·입장문'

[목포=뉴시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4년 8월6일 에드워드 케네디 미국 상원의원에게 보낸 편지. (사진=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제공). 2026.06.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목포=뉴시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4년 8월6일 에드워드 케네디 미국 상원의원에게 보낸 편지. (사진=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제공). 2026.06.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목포=뉴시스] 구용희 기자 =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이 6·15 남북정상회담 26주년을 맞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 시절 투쟁 기록을 공개했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은 지난 4월 도모히토 시노다 일본 국제대 교수로부터 기증받은 김 전 대통령 관련 서한과 자료에 대한 사료 평가 작업을 마치고 '김대중 망명 투쟁 기록-민주회복과 평화통일을 향한 불굴의 신념'을 공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한 자료에는 1984년 김 전 대통령이 미국 망명 시절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에게 보낸 서한문, 서한에 동봉한 한국인권문제연구소 소식지 게재 입장문 '기로에 선 한국의 민주주의: 나의 견해와 제안', 미국 유력 신문의 관련 기사 등이 포함됐다.

기념관은 이번 자료들이 김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 시절 활동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료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80년 미국 망명 이후 '단 하루도 쉴 수 없다. 나를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가겠다'는 신념으로 한국 민주주의 회복과 평화통일을 위해 활동했다. 그는 미국 국민과 언론, 정계 주요 인사들을 상대로 한국의 현실을 알리고 민주회복과 한반도 평화통일의 필요성을 설득하며 여론을 조성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 같은 망명 활동을 이어간 뒤 1985년 2월 이른바 '폭풍의 귀국'으로 돌아왔다. 귀국 직후 치러진 제12대 총선에서 신민당 돌풍을 이끌었으며 이는 1987년 6월항쟁으로 이어지는 도화선이 됐다.

이번에 공개한 입장문 '기로에 선 한국의 민주주의: 나의 견해와 제안'은 이후 김대중 정치의 방향을 보여주는 선언문적 성격을 지닌다.

입장문에는 귀국 이후 평화민주당 창당, 1997년 대통령선거 당선, 햇볕정책, 2000년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구상의 흐름이 담겨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입장문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어떠한 형태의 회담이든 환영한다"고 밝혔다. 남북회담이 성공하려면 미국·일본·중국·(당시)소련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기념관은 이 대목이 훗날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으로 이끈 국제공조의 틀을 앞서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방자치 문제도 지역 균형발전의 관점에서 접근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한국전쟁 시기에도 지방자치제도는 존재했다"며 "그러나 이후 권력의 중앙집중이 심화되면서 서울은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정도의 비정상적 성장을 겪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전체 인구의 25%인 약 1000만명과 유통화폐의 70% 정도가 서울에 집중돼 있다"면서 "이러한 불균형은 정치·경제·사회적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되며 전두환 정권이 내세우는 국가안보마저 심각하게 위태롭게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방자치 중단의 원인도 독재정권의 권력 집중에서 찾았다.

그는 "지난 23년간 박정희 및 전두환 정권에서 지방자치가 중단된 이유는 독재정권이 효과적인 억압을 통해 국민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시도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명분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조속한 지방자치의 복원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후 평화민주당 총재 시절인 1990년 3당 합당으로 지방자치제 실시가 연기되자 13일간 단식에 돌입했다. 이 단식은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단식으로 기록됐으며 지방자치제 실시를 관철하는 계기가 됐다.

입장문에는 김 전 대통령의 귀국 의지도 분명히 담겨 있다.

그는 "15개월 전 미국에 도착한 뒤 미국의 한국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미국의 행정부와 의회 지도자들, 언론, 학계, 종교계, 인권단체들과 접촉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나의 관심은 개인적 정치적 미래에 있지 않고 내가 맡은 미국내 사명을 어떻게 가장 효과적으로 지속할 것인가에 있다"며 "나의 가장 큰 소망은 조국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국민과 다시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념관은 이번에 공개한 자료를 8월18일 김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에 맞춰 열 예정인 특별전 '인간 김대중, 그 내면의 기록'에 전시할 예정이다.

장신기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박사는 "망명 시기 김대중 선생은 한국의 민주회복과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미국의 주요 인사들을 향한 설득 작업과 여론 조성 작업을 했다"며 "이번 자료들은 이를 입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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