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자는 줄고, 반복 헌혈자는 늘고…소수에 기댄 혈액 수급

기사등록 2026/06/14 08:00:00

최종수정 2026/06/14 08:18:23

헌혈자 실인원 125만명대…2년 연속 역대 최저 경신

1인당 평균 헌혈 2.27회로 증가…기존 헌혈자 의존 심화

실제 국민 헌혈률 3.26%…저출생·고령화에 수급 불안↑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8일 대구 북구 대구보건대학교 본관에서 열린 ‘제28회 헌혈 사랑 나눔 축제’에 참여한 학생들이 헌혈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2026.05.18.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8일 대구 북구 대구보건대학교 본관에서 열린 ‘제28회 헌혈 사랑 나눔 축제’에 참여한 학생들이 헌혈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2026.05.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국내 혈액 수급이 갈수록 소수 반복 헌혈자에 의존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헌혈에 참여하는 국민은 매년 줄고 있지만, 기존 헌혈자들의 참여 횟수는 늘면서 전체 혈액 공급을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혈액수급이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신규 헌혈자가 계속 감소할 경우 장기적으로 혈액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세계 헌혈자의 날을 맞아 국가통계포털(KOSIS)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실제 헌혈에 참여한 인원은 125만1288명으로 집계됐다. 전년(126만4525명)보다 1만3237명(1.0%) 감소한 수치다.

헌혈자 수는 2020년 처음 120만명대로 떨어진 이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2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반면 총 헌혈 실적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총 헌혈 실적은 283만9632건으로 전년(285만5540건)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연간 280만건 수준을 유지했다. 헌혈자 수 감소폭에 비해 혈액 공급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이유는 기존 헌혈자들의 반복 참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헌혈자 1인당 평균 헌혈 실적은 지난해 2.27건으로 집계됐다. 2014년 1.80건, 2020년 2.04건과 비교하면 꾸준한 증가세다. 10년 전보다 약 26%, 20년 전과 비교하면 50% 이상 늘었다.

헌혈에 참여하는 사람은 줄고 있지만 헌혈을 하는 사람들은 더 자주 헌혈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혈액 수급이 점차 다회 헌혈자들에게 의존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제51회 동의대 이웃사랑 헌혈릴레이'가 열린 2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동의대학교 내 헌혈의집에서 학생들이 헌혈을 하고 있다.  이번 헌혈릴레이는 오는 15일까지 계속된다. 이 대학은 1999년 처음 시작된 이후 27년간 매 학기 헌혈릴레이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2026.04.02.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제51회 동의대 이웃사랑 헌혈릴레이'가 열린 2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동의대학교 내 헌혈의집에서 학생들이 헌혈을 하고 있다.  이번 헌혈릴레이는 오는 15일까지 계속된다. 이 대학은 1999년 처음 시작된 이후 27년간 매 학기 헌혈릴레이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2026.04.02. [email protected]

문제는 혈액 공급 기반 자체가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실제 국민 헌혈률은 3.26%로 전년(3.27%)보다 소폭 하락했다. 2013년 4.46%와 비교하면 10여년 만에 1.2%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헌혈 참여 비중이 가장 높은 젊은 층 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다. 지난해 20대 헌혈 비중은 33.7%, 16~19세는 18.6%로 전체 헌혈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저출생으로 핵심 헌혈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신규 헌혈자 유입까지 줄어들 경우 혈액 수급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한적십자사도 재헌혈 증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재헌혈자 증가만으로 장기적인 혈액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며 "재헌혈자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고령화나 건강상 이유 등으로 기존 헌혈자층이 감소할 때 혈액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한적십자사는 신규 헌혈자 확보와 참여층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넥슨 게임 '블루 아카이브'와 협업 캠페인을 진행했고,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과 함께 헌혈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헌혈 참여 비중이 높은 10~20대 젊은 층의 관심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정부도 제도 정비에 착수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제2차 혈액관리 기본계획(2026~2030)'을 발표했으며 대한적십자사는 이에 맞춰 안정적인 혈액 수급 기반 마련에 협력하고 있다. 내년 7월부터는 채혈 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의 원인으로 지적돼 온 간기능검사(ALT) 폐지가 추진되고 있으며, 현재 만 69세인 헌혈 가능 연령을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저출생·고령화에 대응한 중장기 혈액수급 대책으로 신규 헌혈자 발굴, 다회 헌혈자 관리 강화, 문화·스포츠 연계 헌혈 활성화, 청년층 참여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헌혈자는 줄고, 반복 헌혈자는 늘고…소수에 기댄 혈액 수급

기사등록 2026/06/14 08:00:00 최초수정 2026/06/14 08:18:23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