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을 보선 與 임문영 후보, '5·18 일기' 공개
친구 "의협심 강했던 친구, 총까지 든 산증인"

임문영 후보가 46년 만에 공개한 일기 중 일부와 당시 죽마고우 김정걸(사진 속 오른쪽)씨와 찍은 사진. (사진=임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도청 앞 분수대엔 대형 태극기가 여대생들의 손에 들려 있었다. (중략) 횃불이 태극기를 선두로 뒤따르고 수많은 대학생이 금남로를 꽉 채워버렸다. 정말 불안하고 험한 국난이다"
1980년 5월16일, 삐뚤삐뚤하지만 정갈하게 눌러 쓴 중학교 3학년 소년의 일기장엔 폭풍 전야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임문영 후보가 46년 만에 공개한 일기 중 일부다.
당시 숭일중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임 후보는 친구 김정걸 씨와 함께 매일 같이 금남로 시위 현장을 지켰다. 일기에는 도청 앞 분수대에서 대형 태극기를 든 대학생들과 "김일성은 오판 말라"는 구호를 걸고 질서 있게 민주화를 외치던 시민들의 모습이 생생히 묘사돼 있다.
죽마고우 김 씨는 "문영이는 공부도 잘했지만, 의협심이 남달랐던 친구"라고 회고했다. 김 씨에 따르면 두 소년은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 월산동에서 금남로까지 40∼50분 거리를 매일 걸어가 현장을 목도했다.
특히, 5월21일 집단 발포일에는 교복 입은 학생 등 수많은 시민들이 계언군 총탄에 쓰러지고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참혹한 광경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분노를 삼켰다.
임 후보와 김 씨는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묘사된 대로 아비규환, 지옥도 그 자체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씨는 "며칠 뒤 시민군이 총과 화염병을 나눠줬는데 문영이는 총을 받아 드는 등 위험을 무릅쓰고 투쟁에 동참했다"며 "민주주의 비극을 지켜본 산증인"이라고 증언했다.
임 후보의 5월 정신은 성인이 된 후에도 이어졌다. 2021년 5·18 가두방송의 주역 전옥주 여사가 별세했을 때, 임 후보는 쓸쓸한 빈소 상황을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전해 이 지사가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직접 조문을 오게 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임 후보는 "그날 이후 일기는 더 이상 쓰이지 못했지만, 금남로를 가득 채웠던 횃불의 기억은 아직도 지워지지 않았다"며 "독재 세력의 어떤 위협에도 흔들리지 않는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것이 우리 세대의 숙명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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