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으로 삼양 살린 며느리, 회장까지…K-푸드 글로벌 신화 쓴다

기사등록 2026/05/15 10:42:55

최종수정 2026/05/15 11:58:24

'붉닭 어머니'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회장 승진

1964년생 이화여대 졸업 후 전인장 전 회장과 혼인

1994년부터 전업주부…IMF 외환위기 후 경영자 변신

명동 음식점서 영감 '불닭볶음면' 개발…폭발적 성장

작년 연매출 2조 돌파…부회장 부임 4년간 4배 뛰어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삼양식품 회장으로 승진한 김정수 부회장. 2023.09.1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삼양식품 회장으로 승진한 김정수 부회장. 2023.09.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불닭의 어머니'로 불리는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삼양식품 며느리에서 경영자로 변신해 K-푸드를 대표하는 불닭을 탄생시키며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주인공이 경영을 총괄하게 되면서 삼양식품의 글로벌 통합 리더십이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12일 열린 이사회에서 김정수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결의했다고 15일 밝혔다. 취임은 다음달 1일로, 부회장 승진 이후 약 5년 만이다.

1964년 생으로 이화여대(사회사업학)를 졸업한 김 부회장은 고 전중윤 삼양식품 창업주의 맏며느리이자 전인장 삼양식품 전 회장의 아내로 1994년 결혼해 주부로 생활해왔다.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삼양식품이 유동성 위기를 겪자 전업주부이던 김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다. 2001년 영업본부장, 2002년 부사장, 2010년 총괄사장을 역임한 김 부회장은 2011년 '나가사끼 짬뽕'으로 하얀국물 라면 돌풍을 일으켰다. 최근까지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흥행과 함께 회사의 고속 성장을 견인한 대표 여성 오너 기업인으로 꼽힌다.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이 美 코첼라 페스티벌 내 불닭소스 부스에서 시식하는 모습.(사진=삼양식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이 美 코첼라 페스티벌 내 불닭소스 부스에서 시식하는 모습.(사진=삼양식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정수 부회장은 '불닭' 브랜드를 만들고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2011년 초 김정수 부회장은 우연히 방문한 명동 매운 음식점에서 젊은이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스트레스 풀린다'며 맛있게 먹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마케팅 부서, 연구소 직원들과 함께 제품 개발에 착수해 1년여의 개발 기간을 거쳐 한국인이 선호하는 매운맛을 구현한 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출시 초기 '너무 맵다'는 세간의 평에도 불닭볶음면의 정체성인 매운맛을 포기하지 않고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그러나 횡령 혐의로 기소된 김 부회장은 2020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고 경영에서 물러났다가 같은 해 법무부로부터 취업 승인을 받아 삼양식품 총괄사장 직함을 되찾았고 이듬해 부회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김 부회장은 일각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소극적 행보보다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김 부회장은 ESG위원장을 맡아 직원과 협력사의 동반 성장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부회장은 ESG위원장으로 임직원의 복지 증진을 위해 조성한 ESG 복지기금, ESG경영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 소비자중심경영(CCM) 선포 등을 이끌었고 현장 경영을 더욱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회장 취임 당시인 2021년 6420억원이었던 매출은 2025년 2조3517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0%에서 22%로 상승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대 성장했다. 매출 3조원 달성도 불가능한 수치가 아니란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외국인이 불닭볶음면 제품을 들고 있는 모습.(사진=삼양식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외국인이 불닭볶음면 제품을 들고 있는 모습.(사진=삼양식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출 주도형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압도적 성장세·수익성 입증

김정수 부회장은 내수 의존적이었던 삼양식품을 수출 기업으로 변모시키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2016년 불닭볶음면이 유튜브를 통해 해외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하자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 불과 2년 만에 80여개국에 판로를 뚫었다.

해외 매출은 2016년 930억원에서 2025년 1조8838억원으로 9년만에 약 20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 비중은 26%에서 80%로 대폭 확대됐다.

해외 판매 호조로 삼양식품은 2017년 1억불, 2018년 2억불, 2021년 3억불, 2022년 4억불, 2024년 7억불, 2025년 9억불 수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현재 한국 라면 수출의 약 60%를 담당하고 있다.

해외사업의 폭발적인 성장세의 바탕에는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에 주목해 시대의 흐름에 맞춰 삼양식품의 변화를 주도한 김 부회장의 과감한 추진력이 있었다고 삼양식품 측은 설명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꾸준히 해외시장을 겨냥해 할랄 인증을 획득했고, 수출 성장세가 본격화된 이후 일년에 평균 4~5개월 가량의 출장 일정을 소화하며 해외사업을 꼼꼼하게 챙겼다.
삼양식품 브랜드 '불닭'을 접목한 미국 리얼리티 쇼 '히트매치'. (사진=삼양식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삼양식품 브랜드 '불닭'을 접목한 미국 리얼리티 쇼 '히트매치'. (사진=삼양식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현지 판매법인 및 신공장 설립 등으로 생산·판매 인프라를 전략적으로 확장하며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일본 시장에서는 편의점 중심의 고회전 유통 구조에 맞춰 제품 규격과 회전 전략을 최적화하고, 동남아 및 중동 지역에서는 할랄 인증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종교·문화적 제약을 해소했다.

또, 미국 시장에선 대형 유통 채널과의 전략적 협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소비자 참여 기반 확산 구조를 병행했다. 중국 시장에선 현지 생산 기지 설립을 추진해 물류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생산 인프라를 구축했다.
[서울=뉴시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11일 경남 삼양식품 밀양캠퍼스에서 열린 밀양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연면적 3만 2989㎡,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밀양 2공장을 준공했다. 해외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는 제2공장이 가동되면 미국과 멕시코, 유럽 등 주요 해외시장에 대한 초과 수요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삼양식품 제공) 2025.06.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11일 경남 삼양식품 밀양캠퍼스에서 열린 밀양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연면적 3만 2989㎡,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밀양 2공장을 준공했다. 해외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는 제2공장이 가동되면 미국과 멕시코, 유럽 등 주요 해외시장에 대한 초과 수요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삼양식품 제공) 2025.06.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출 제품 생산 거점인 '밀양공장'과 2027년 준공을 앞두고 있는 '중국공장(삼양식품절강유한공사)'이 대표적이다.

밀양공장1·2공장은 총 투자비 4200억원으로, 2022년 5월과 2025년 6월에 각각 준공했다.

연간 최대 13억 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수출 제품 생산의 핵심 플랫폼으로 역할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착공에 들어간 중국공장은 최대 수출국인 중국 현지 수요를 전담하기 위해 건설중이다.

8개 라인에서 연간 11억 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어 완공 시 해외 실적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국가 차원의 공적 인정으로 이어졌다.

김 부회장은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장관표창을, 2025년에는 식품 수출 확대와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올해는 여성 경영인 최초로 한국경영학회 선정 '대한민국 경영자 대상'을 수상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의 창업 이념인 '식족평천(食足平天)'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했다"며 "음식이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생각과 태도를 제시하는 매개가 되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부터 김정수 회장의 리더십 하에 글로벌 사업 경쟁력과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누디트 익선에서 열린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에서 그룹 공식명칭 변경을 기념하는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공식명칭은 삼양식품그룹에서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바뀌었다. 2023.09.1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누디트 익선에서 열린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에서 그룹 공식명칭 변경을 기념하는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공식명칭은 삼양식품그룹에서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바뀌었다. 2023.09.1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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