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상처 큰데"…억측에 멍드는 주왕산 사망 초등생 유족

기사등록 2026/05/14 16:18:26

최종수정 2026/05/14 16:26:01

대구 병원 장례식장 빈소에 조용한 추모 이어져

"과거 캐내기·부모 탓 이제 멈춰야" 시민들 쓴소리

[대구=뉴시스] 박준 기자= 14일 대구 한 장례식장에 경북 청송 주왕산국립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사흘만에 발견된 A(11·초6)군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A군은 지난 10일 가족과 함께 주왕산을 찾았다가 홀로 산에 올라간 뒤 연락이 끊겼가 숨진 채 발견됐다. 2026.05.14. june@newsis.com
[대구=뉴시스] 박준 기자= 14일 대구 한 장례식장에 경북 청송 주왕산국립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사흘만에 발견된 A(11·초6)군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A군은 지난 10일 가족과 함께 주왕산을 찾았다가 홀로 산에 올라간 뒤 연락이 끊겼가 숨진 채 발견됐다. 2026.05.14.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정재익 기자 = "슬퍼할 시간조차 없는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지 말았으면 합니다."

14일 오후 3시께 대구 한 병원 장례식장.

경북 청송 주왕산국립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사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초등학생 A(11·초6)군의 빈소에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빈소 안에서는 유가족들의 흐느낌이 간간이 새어 나왔다. 가족들은 두 손을 모은 채 말을 잇지 못했고, 조문객이 들어설 때마다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한 유족은 한동안 영정사진을 바라본 채 자리를 뜨지 못했다.

조문을 마친 또 다른 유족은 떨리는 목소리로 "살아 있기만 바랐는데…"라고 조용히 읊조린 뒤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빈소가 마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병원 주변에서 만난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다만 분위기는 조심스러웠다.

사고 이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가족사와 장애 여부, 부모 책임 등을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추측과 자극적인 해석이 무분별하게 퍼졌기 때문이다.

병원 주변에서 만난 한 시민은 "사고 자체만으로도 가족들은 감당하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텐데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까지 퍼지는 건 너무 잔인한 일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아이를 잃은 부모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누군가를 몰아가고 과거를 캐내는 분위기 자체를 이제는 멈춰야 한다"고 했다.

실제 유족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한 채 조용히 빈소를 지켰다. 유족 측은 가족과 친인척, 가까운 지인을 제외하고는 조문을 정중히 사양했다.
[청송=뉴시스] A군이 주왕산국립공원 입구 천년고찰 대전사에서 찍은 사진. (사진=독자 제공) 2026.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청송=뉴시스] A군이 주왕산국립공원 입구 천년고찰 대전사에서 찍은 사진. (사진=독자 제공) 2026.05.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사고는 가족과 함께 산을 찾은 아이가 실종된 뒤 끝내 돌아오지 못한 안타까운 사고였다.

구조당국은 실종 직후부터 헬기와 드론, 구조견 등을 투입해 수색을 이어갔다. 경찰과 소방·국립공원 관계자 수백 명은 밤낮없이 산을 뒤졌고, 온라인에서도 무사 귀환을 바라는 글들이 이어졌다.

A군은 지난 10일 정오께 가족과 함께 주왕산을 찾았다가 홀로 산에 올라간 뒤 연락이 끊겼다. 이후 사흘간의 수색 끝에 지난 12일 오전 주봉 인근 절벽 아래 계곡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빈소 안팎에서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어린 생명을 잃은 슬픔과 남겨진 가족들을 향한 조용한 위로가 이어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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