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키 하나로 뚫었다…트럼프 만찬장 총격범, 경호망 안쪽에 있었다

기사등록 2026/04/27 10:43:28

최종수정 2026/04/27 11:42:24

WSJ “총격범, 행사 전날 호텔 투숙…보안은 당일 출입자·시위대에 집중”

비밀경호국 “연회장 진입 전 제압”…기존 경호 방식 충분했나 책임론도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WHCD) 행사장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범이 나를 노렸던 것 같다"라며 "이란 전쟁과는 무관하다"라고 말했다. 2026.04.26.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WHCD) 행사장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범이 나를 노렸던 것 같다"라며 "이란 전쟁과는 무관하다"라고 말했다. 2026.04.26.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각료, 언론인들이 참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두고 비밀경호국의 경호망이 도마에 올랐다. 총격범이 행사 전날 호텔에 투숙하며 내부 구조를 파악했고, 보안검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연회장 인근까지 접근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워싱턴 힐튼 호텔은 45년 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피격됐던 장소다. 이 호텔은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고 비밀경호국도 경호 경험이 많아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장소로 오랫동안 이용돼 왔다.

올해 행사에는 2500명 이상이 참석했다. 대통령 승계 서열 상위 6명 가운데 5명도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 전에는 언론사들이 주최한 사전 리셉션도 호텔 곳곳에서 열렸다.

허점은 호텔 밖이 아니라 호텔 안에 있었다. 보안은 당일 행사장 주변 출입자와 시위대에 집중됐지만, 총격범은 행사 하루 전 호텔에 투숙하며 내부 구조를 파악한 뒤 연회장 방향으로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참석자들은 호텔 주변 검문소에서 만찬 티켓이나 사전 리셉션 초청장 사본을 보여주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WSJ는 전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티켓이 스캔되지 않았고 신분증 확인도 없었다고 말했다.

객실 1107개, 회의실 47개, 식음시설 4곳을 갖춘 대형 호텔인 만큼 건물 전체를 완전히 봉쇄하기 어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총격범 콜 앨런(31)은 사건 하루 전 호텔에 체크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직 FBI 관계자 제이슨 팩은 “그는 만찬 당일 경호 계획을 뚫은 게 아니라, 예약을 한 날 이미 뚫은 것”이라며 “그를 막으려 만든 경계선에 필요한 건 결국 방 키 하나였다”고 말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출신인 앨런은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차를 타고 시카고를 거쳐 워싱턴에 도착했다. 그는 친척들에게 보낸 글에서 “무기를 여러 개 들고 호텔에 들어갔지만 아무도 나를 위협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쓴 것으로 전해졌다.

앨런은 또 “비밀경호국은 대체 뭘 하고 있느냐”며 “감시카메라, 도청된 객실, 10피트마다 배치된 무장요원, 곳곳의 금속탐지기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적었다. 그는 행사 보안이 시위대와 당일 도착자에게 집중돼 있었고, 전날 호텔에 투숙한 사람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 총격 사건 용의자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 트럼프 미 대통령 트루스소셜 캡처) 2026.04.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 총격 사건 용의자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 트럼프 미 대통령 트루스소셜 캡처) 2026.04.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총격 직전 앨런은 감시카메라에 검문 지점을 지나 연회장 방향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수사당국은 그가 산탄총을 발사했고 권총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도 대응 사격을 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정확한 총격 경위는 탄도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수사관들은 앨런의 호텔 방에서 장전된 10발짜리 탄창, 흉기 2점, 노트북, 하드디스크, 지하철 영수증, 필터 마스크 등을 발견했다.

비밀경호국은 총격범이 연회장에 들어가기 전 제압됐다는 점을 들어 경호망이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날 호텔에 투숙한 총격범이 행사 당일 보안검색 전 구역까지 움직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기존 경호 방식만으로 충분했느냐는 의문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앤서니 굴리엘미 비밀경호국 대변인은 “전날 밤 행사에 대한 보호 모델은 효과적이었다”면서도 “향후 행사에서는 모든 단계에서 보완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WSJ은 이번 사건이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경호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장과 플로리다 골프장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은 바 있다. 전직 비밀경호국 고위 관계자 찰스 마리노는 “워싱턴힐튼 같은 전통적 행사장에 적용돼 온 기존 경호 방식이 지금의 환경에서도 충분한지가 더 큰 질문”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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