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승계 수단될수도"…베이커리카페 44%가 가업상속공제 남용

기사등록 2026/04/06 17:48:02

최종수정 2026/04/06 18:55:01

국세청, 국무회의서 베이커리카페 실태조사 결과 보고

제빵시설 없는 베이커리카페…'가업'인데 부모는 다른 일

사적 공간도 사업장에 포함…토지가 건물 37배 달하기도

주차장도 부동산 승계에 활용 우려…적용 대상 축소키로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2026.04.06.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2026.04.06.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정부가 6일 가업상속공제 개선안을 내놓은 것은 이 제도가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이커리 카페를 활용한 부동산 승계다. 국세청이 최근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카페 25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44%에 달하는 11곳에서 가업상속공제 남용 소지가 확인됐다.

일부 베이커리 카페는 제과점업으로 사업자등록을 했지만 제빵시설을 두지도 않고 완제품 빵을 판매하면서 사실상 커피전문점처럼 운영했다.

상속세 부담을 줄여줘 좋은 기업의 기술이나 경영 노하우가 원활하게 승계될 수 있도록 하자는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는 운영 형태였다.

또 업무와 관련 없는 사적 공간을 사업 면적에 포함한 곳도 있었다. 한 베이커리 카페는 건물 면적의 37배나 되는 토지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속 직전 가건물 등을 설치해 건물 면적을 넓힐 경우 기준을 초과해 보유하고 있는 토지를 사업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업용 토지는 도시 상업지역의 경우 건물 면적의 3배, 그 외 지역의 경우 7배 이하인 경우 인정된다.

베이커리 카페의 명의상 대표인 부모는 다른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실질 운영자는 자녀인 경우도 있었다. 베이커리 카페가 부동산 등을 상속하기 위한 수단일 뿐 '가업'이 아닌 경우다.

가업상속공제제도는 지난 30년 동안 지속적으로 공제 대상과 규모가 확대돼 왔다. 1997년 1억원 수준이던 공제 한도는 지난 2023년 상속세법 개정으로 최대 600억원까지 확대됐다.

가업상속공제제도를 적용할 경우 세금 절감 효과는 상당하다.

서울 근교의 300억원 상당 토지를 외동 자녀에게 그대로 상속하는 경우 136억원 이상을 상속세로 내야 한다. 하지만 토지에 대형 베이커리카페를 개업해 10년간 운영하다 상속하면 300억원이 공제돼 상속세가 0이 된다.

이 때문에 가업상속공제제도가 부동산 승계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크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10년 이상만 경영하면 가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상속 후 사후 관리 기간도 5년으로 짧기 때문이다.

주차장운영업도 부동산 승계 수단으로 이용될 여지가 있다고 국세청은 지적했다. 설치가 비교적 간단한데다 단순 유지관리만으로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도권 1321개 자가 사설 주차장 운영자 중 761개가 2020년 주차장운영업의 가업상속공제 업종 편입 이후 개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차장업 등 가업상속공제 지원 취지에 맞지 않는 업종 적용을 배제하고, 베이커리카페나 음식점의 경우 직접 음식이나 빵을 제조하지 않는 경우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또 토지를 이용한 과도한 공제를 방지하기 위해 공제가 적용되는 토지 범위를 축소하고 면적당 공제 한도 금액을 설정할 계획이다. 피상속인 경영 기간(10년)과 사후관리기간(5년)의 상향조정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인데, 가업으로 자식이 이어받지 않으면 안 될 경우 상속세를 깎아주자는 취지"라며 "그 업자의 자녀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들이 얼마든지 할 수 있으면 가업 상속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500억원짜리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데, 손님이 있든 말든 주차장을 만들어서 신고하고 10년이 지나면 세금 없이 물려줄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되면) 세금 내는 사람이 바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0년을 가업이라고 할 수 없다. 10년 가업을 보호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면 별도 규정을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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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승계 수단될수도"…베이커리카페 44%가 가업상속공제 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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