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최악 염두에 두고 대응…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유류세 인하폭 확대 검토"(종합2보)

기사등록 2026/03/09 17:27:51

최종수정 2026/03/09 19:58:05

청와대서 비상경제점검회의 개최…유가·증시 등 전반 점검

"정유사·주유소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 불법행위 철저 단속"

"협력국과 공조해 호르무즈 안 거치는 원유 대체 공급선 발굴"

"필요시 100조 시장 안정 프로그램 적극 확대…추가 조치 준비"

靑 "비축유 상황 장기화 대비…우선 구매권 행사·공급선 다변화 총력"

"최고가격제 2주 주기로 설계…첫 번째 최고가격 시중 가격보단 낮아질 것"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3.09.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3.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조재완 김경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중동 상황과 관련 "최근 과도하게 인상된 석유 제품에 대해선 최고가격 제도를 신속하게 도입하고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이번 주 내로 석유 최고가격제 관련 절차를 시행하기로 했고, 유류세 인하 폭 확대도 검토 중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향후 전개 양상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비상한 각오로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 부담이 서민에게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세심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석유 최고가격을 신속하게 지정하라고 주문했다.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3조를 근거로 한다. 석유 가격이 현저히 등락해 국민 경제의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을 때 산업부 장관이 판매 가격의 최고액을 지정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업자 손실에 대해서는 정부가 필요시 보상해 주는 제도다. 최고가격 지정제가 시행되면 1997년 유가 자유화 조치 이후 29년 만에 처음 가동되는 것이다.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 브리핑에서 "오늘 회의에서는 석유 제품의 비정상적 가격 결정을 방지하고 가격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가격제의 구체적인 시행 방안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졌다"며 "산업통상부는 석유산업법에 근거해 이번 주 내로 최고가격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고시 제정 등 관련 절차를 신속히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7일 기준 휘발유 가격은 1889원, 경유는 1910원으로 중동 상황 발생 후 구매 물량이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큰 폭 상승한 원인과 대책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가 있었다"며 "정부는 정유사나 주유소들이 가격을 올릴 때는 빨리 올리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리는 비대칭성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조치와 유류 소비자 직접 지원 조치 등 경제 주체들의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서도 폭넓게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김 실장은 "최고가격제는 기본적으로 2주 주기로 설계하려고 하고 있다. 첫 번째 최고가격은 지금 소비자들이 맞닥뜨린 시중 가격보단 낮아질 것"이라며 "최고가격제가 시행되는 시기에 가격이 2주 간격으로 조정되면 출렁일 때 유류세 인하도 완충하는 쪽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어느 시점에서 인하할 것이냐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일률적인 유류세 인하보다 직접 더 피해를 보는 소비자에 직접 지원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유류세 인하는 상대적으로 빨리 할 수 있지만 피해자 직접 지원은 재원도 문제고 시간이 필요하다. 이 부분이 정리되면 개인에 대한 피해를 직접 보전하는 방안까지도 정책 옵션이 늘어나면 같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별 석유 및 가스 수급 대책도 함께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에너지 수급과 가계 불안 상황이 엄중한 만큼 이에 상응하는 비상한 대책도 필요하다"며 "전략적 협력 국가들과 공조해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하지 않는 대체 공급선을 신속하게 발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비축유와 관련해 "우리나라는 국제에너지기구 기준 208일간 지속 가능한 1.9억 배럴의 석유를 비축하고 있다"며 "중동 상황 장기화에 대비해 산유국 공동 비축 물량에 대한 우선 구매권 행사와 공급선 다변화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스의 경우 "중동 비중은 14% 수준으로 대체 물량 도입이 가능해 수급 차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날 회의에서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 불법 행위는 철저하게 단속하고 위반하면 이익의 몇 배에 해당하는 엄정한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부는 불법 석유유통 위험군 주유소를 대상으로 월 2000회 이상 기획검사를 벌여 매점매석, 가짜 석유 판매 등을 점검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국 주유소를 대상으로 가격 담합 등을 살펴본다.

이 대통령은 중동 사태 여파로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 부당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엄단해야 한다"면서 "이번 상황을 계기로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을 위한 개혁 과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 경제의 혈맥인 금융,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길 바란다"며 "필요한 경우엔 100조원 규모로 마련돼 있는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적극 확대하고, 정부와 중앙은행 차원의 추가 조치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정부는 최근 주가·환율 등 금융시장 지표가 중동 상황 장기화에 대한  우려 확산 등으로 인해서 국내 경제 펀더멘털 대비 과하게 유리된 측면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유가 상승 충격이 산업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면밀히 점검 중에 있으며 정부가 충분한 대응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외환시장세법개정안과 한미전략투자특별법 등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국회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도 신속히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빈틈 없는 시장 관리와 실물 경제 악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중동 상황 관계기관 합동대응반 산하 3개반 반장을 기존 1급에서 차관급으로 격상한다"며 "경제부총리 주재 경제관계장관회의도 중동 상황에 최우선을 둔 비상경제관계장관회의 체제로 전환해 운영하고,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점검회의를 통해 수시로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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