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정교유착' 재판서 '양다리 보험' 정황…윤영호 "尹은 접촉· 李는 안돼"

기사등록 2025/12/16 21:04:06

前통일교 고위간부 "윤영호 탓" 반복

윤영호 "개그콘서트…한학자 그림자"

"윤석열·이재명 측에서 모두 연락와"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청탁금지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 09월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5.09.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청탁금지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 09월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5.09.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펜스 전 부통령 연설 행사와 관련해 "윤석열 후보 측과 이재명 후보 측 모두 연락이 왔다"고 증언했다.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가 "대선 개입은 윤영호의 물귀신 작전"이라고 주장하자 윤 전 본부장은 "개그콘서트 같다"고 일축하고 모든 행위가 한학자 총재의 지시에 따른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1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2인자 정원주 전 비서실장,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이모 전 재정국장의 3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통일교 부회장과 UPF(천주평화연합) 한국회장 등을 맡은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 이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이씨는 윤 전 본부장과 함께 여야 정치인들에 대한 로비 창구로 지목된 인물이다.

특검팀은 한반도 평화 서밋 행사가 통일교 자금을 이용해 더불어민주당(L)과 국민의힘(Y) 양측에 이른바 '보험'을 들기 위해 제안된 행사라는 취지로 질문했다.

특히 윤 당시 후보에게는 펜스 전 부통령과의 만남을 주선해 신세를 지게 하려는 정치적 전략의 무대였다는 것이다.

이씨는 통일교의 종교적 비전이나 희망을 실현하고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평화 행사였을 뿐, 보험을 들거나 정치 개입을 위한 행사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특검 측은 "윤영호가 말한 '대선후보에게 신세를 지게 해야 한다'는 것과 관련해 증인은 '대선후보가 통일교 득보게 만들어 보험을 들겠다는 것이다. 관련 비용을 통일교가 지급하는 방식으로 정당이 신세 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당규대로 한다면서 비용을 거부한 것이고 윤석열은 펜스 만남이 성사됐다'라고 윤영호와 증인의 녹취록 제시받고 그 의미에 대해 진술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씨는 "분명하게 민주당은 그런 접촉 통해서 거절이 아니라 연결 자체도 제대로 안 됐고 윤영호 주장을 제가 이해한 정도로만 진술했다"고 했다.

이씨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측에 보험 들기 전략, 대선 후보에게 신세 지우기 전략, 특정후보 지지 주도 전략, 대선 관련 재정 지원, 펜스 전 부통령 만남 비용 문제, 통일교 인사 및 재정 등은 전부 윤 전 본부장의 구상과 계획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씨는 "윤영호씨는 한학자 총재님의 사랑과 신뢰를 이용해서 자신의 의도와 자신의 전략을 전개해 나가는 과정으로 봤다"며 "본인이 우리 조직을 장악하고 재정을 장악하고 이렇게 조직의 놀라운 일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본인 스스로가 '꼬리 자르기 했다'고 하는데 이건 물귀신 작전"이라며 "이런 행동에 대해 부끄러움도 모르고 교단 전체를 힘들게 하는 게 지금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특검 측이 "윤 전 본부장이 대선 3~4주 전 'Y(윤 전 대통령)로 하면 좋겠다', '한학자 총재가 윤석열을 지지하라 했다'고 말했느냐"고 묻자, 이씨는 "윤 전 본부장의 물귀신 작전"이랴며 "참어머니(한학자)로 명분을 얻으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윤 전 본부장은 이씨의 주장은 거짓이며 모든 일은 한 총재의 지시에 따른 것이고, 자신이 독단적으로 진행한 것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뿐 아니라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 측으로부터도 연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물귀신이니 뭐니 말하는데, 저는 개그콘서트 같다"며 "제가 독단으로 프레임 만든다고요? 어머님 지시라고 하는 게 클리어하다. 제 증거 보면 제 의중을 말할 수는 없다. 저는 그림자처럼 살아야 된다, 그게 신앙의 방식이고, 절대 사랑·복종이라고 지금도 믿는다"고 반발했다.

이어 "(당시 행사에)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연설한다고 하니 윤석열 후보 측과 이재명 후보 측 모두 연락이 왔다"며 "윤석열 후보는 차로 올라가면서 연락이 왔고 이재명 후보는 제주에 가 있어서 비대면으로 하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행사에) 못 와서 나중에 하겠다고 했지만, 최근에 이슈가 된 두 분의 민주당 캠프 두 분은 브릿지를 해줬다"며 "(이씨 진술이) 개그콘서트 같다. 본인의 기억에 왜곡 조작이 있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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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5/12/16 21:04:0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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