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가리 살인 사건' 부녀, 재심 무죄에 "檢, 진실된 수사해야"

기사등록 2025/10/28 16:40:31

최종수정 2025/10/28 18:24:24

부녀 "어떤 말 해야할 지 모르겠다…수사관이 제일 나쁜 사람"

법률대리인 "잘못 인정 인색 검찰 문화 씁쓸…재수사·명예회복"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으로 중형을 선고받았던 백모(71)씨가 28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재심 선고 공판 결과 무죄를 선고받은 뒤 하늘을 향해 한숨을 내몰아 쉬고 있다. 백씨와 딸(41)은 지난 2009년 청산가리를 넣은 막걸리를 아내와 지인에게 마시게 해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인) 등으로 2012년 대법원에서 각기 무기징역과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았으나 검찰의 강압수사 의혹이 불거지면서 2023년 9월 재심이 개시, 이날 사건 발생 16여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5.10.28.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으로 중형을 선고받았던 백모(71)씨가 28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재심 선고 공판 결과 무죄를 선고받은 뒤 하늘을 향해 한숨을 내몰아 쉬고 있다. 백씨와 딸(41)은 지난 2009년 청산가리를 넣은 막걸리를 아내와 지인에게 마시게 해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인) 등으로 2012년 대법원에서 각기 무기징역과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았으나 검찰의 강압수사 의혹이 불거지면서 2023년 9월 재심이 개시, 이날 사건 발생 16여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5.10.28.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검사, 수사관들 이렇게 수사하면 안됩니다."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으로 중형을 선고받았던 백모(71)씨와 딸(41)이 재심 결과 존속살인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28일 검찰을 향해 "진실된 수사를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백씨 부녀는 2009년 7월6일 순천시 한 마을에서 청산가리(청산염)를 넣은 막걸리를 아내 최모(당시 59세)씨와 최씨의 지인에게 마시게 해 2명을 숨지게 하고, 함께 마신 주민 2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부적절한 관계를 맺던 백씨 부녀가 갈등 관계였던 아내이자 친모인 최씨를 살해했다고 봤다.

2012년 대법원은 백씨에게 무기징역을, 백씨의 딸에게 20년 형을 선고했으나 이후 검찰의 강압수사 의혹이 불거지면서 유죄 확정 10년 만인 2022년 재심이 청구됐다.

지난해 9월 재심 개시 결정 이후 15년 만에 풀려나 형집행 정지 상태였던 백씨 부녀는 이날 최종 무죄 선고를 받은 뒤 취재진 인터뷰 과정에서 "기가막혀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백씨는 인터뷰 도중 눈가에 맺힌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아내거나 차오르는 설움을 하늘에 대고 토해냈다. "수사관이 제일 나쁜 사람"이라고 덤덤하게 설움을 쏟아내기도 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으로 중형을 선고받았던 백모(71)씨가 28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재심 선고 공판 결과 무죄를 선고받은 뒤 눈물을 닦고 있다. 백씨와 딸(41)은 지난 2009년 청산가리를 넣은 막걸리를 아내와 지인에게 마시게 해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인) 등으로 2012년 대법원에서 각기 무기징역과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았으나 검찰의 강압수사 의혹이 불거지면서 2023년 9월 재심이 개시, 이날 사건 발생 16여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5.10.28.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으로 중형을 선고받았던 백모(71)씨가 28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재심 선고 공판 결과 무죄를 선고받은 뒤 눈물을 닦고 있다. 백씨와 딸(41)은 지난 2009년 청산가리를 넣은 막걸리를 아내와 지인에게 마시게 해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인) 등으로 2012년 대법원에서 각기 무기징역과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았으나 검찰의 강압수사 의혹이 불거지면서 2023년 9월 재심이 개시, 이날 사건 발생 16여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5.10.28. [email protected]
백씨의 딸도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에게 어떤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 정말 이렇게 수사해선 안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며 "아버지에게 윽박을 지르는 등 옛날같은 수사 방식을 써선 안된다.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백씨의 법률대리인 박준영 변호사는 사건 재수사와 백씨 부녀에 대한 명예회복 등을 촉구했다.

박 변호사는 "이번 재심 무죄는 백씨 부녀가 끝내 이뤄낸 진실의 승리다. 검사와 수사관은 머릿속에 그려둔 시나리오를 주입하며 회유했고 희망과 이간으로 아버지와 딸의 관계까지 흔들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날 법원에서 나온 '실질적 진정 성립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은 실제 문답 과정과 달리 조서가 작성됐다는 뜻이다. 조작이라 불러도 과하지 않다"며 "(재심 과정에서) 법정에 출석한 수사관은 위증까지 했다. 재심 법정에서 검사는 과거 검사의 잘못을 감싸는 질문까지 하면서 백씨 부녀에게 다시 유죄를 선고해달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펼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굳어져 온 잘못을 인정하는데 인색한 검찰 조직 문화가 비친듯해 씁쓸하다. 우리가 요구하는 상식은 진솔한 사과를 바라는 단 하나"라며 "살인죄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여러 어려움이 있더라도 중단된 수사를 재개해달라. 오늘의 무죄판결이 백씨 가족에게 늦었지만 따뜻한 위로로 닿길 바란다"고 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으로 중형을 선고받았던 백모(71·오른쪽)와 딸(41)가 28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재심 선고 공판 결과 무죄를 선고받은 뒤 취재진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백씨와 딸은 지난 2009년 청산가리를 넣은 막걸리를 아내와 지인에게 마시게 해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인 등)으로 2012년 대법원에서 각기 무기징역과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았으나 검찰의 강압수사 의혹이 불거지면서 2023년 9월 재심이 개시, 이날 사건 발생 16여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5.10.28.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으로 중형을 선고받았던 백모(71·오른쪽)와 딸(41)가 28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재심 선고 공판 결과 무죄를 선고받은 뒤 취재진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백씨와 딸은 지난 2009년 청산가리를 넣은 막걸리를 아내와 지인에게 마시게 해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인 등)으로 2012년 대법원에서 각기 무기징역과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았으나 검찰의 강압수사 의혹이 불거지면서 2023년 9월 재심이 개시, 이날 사건 발생 16여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5.10.28. [email protected]
광주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의영)는 이날 존속살해 등 혐의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던 백씨와 백씨의 딸의 재심에서 각기 무죄를 선고했다.

재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자료 만으로는 부녀의 살인 범행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도 없다.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 검사가 주장한 법리 오해도 없다"며 부녀의 살인·존속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1심)과 같이 무죄를 인정했다.

다만 딸 백씨의 성범죄 무고 혐의에 대해서는 자백한 점, 초범인 점을 고려해 최초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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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가리 살인 사건' 부녀, 재심 무죄에 "檢, 진실된 수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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