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달러, 업비트 '유의종목' 지정 후 521%↑
유의종목 가능성 코인들, 순환펌핑 나타나
'폭등 직후 폭락' 패턴…"작전 세력 개입 가능성…큰 손실 주의해야"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이 연일 급락하며 약세를 펼치는 가운데 업계 1위 업비트에서 수백 퍼센트씩 폭등하는 알트코인들이 대거 속출하고 있다. 이른바 '유의빔'이라 불리며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후 폭등하는 현상이 요인으로 진단된다. 폭등 직후 곧바로 폭락하는 패턴을 지녔다는 점에서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경고가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 단독 상장 가상자산인 스팀달러(SBD)가 지난달 30일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후 열흘 만에 6배 넘게 상승했다.
지난달 30일 2800원에 거래되던 스팀달러는 전날 1만7400원까지 상승했다. 유의종목 지정 당시 매수했다면 수익률이 무려 521%인 셈이다.
이는 유의종목 지정이 상장 폐지(상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현상이다. 하락장 속 단기 수익을 노린 개미 투자자들이 상폐빔에 앞서 유의빔을 겨냥하고 미리 움직였다는 뜻이다.
실제로 업비트 상폐를 2주가량 앞둔 비트코인골드(BTG)는 지난 주말 상폐빔 현상이 나타나면서 하루 만에 228% 뛴 바 있다.
나아가 이번 폭등의 본질은 '가두리 빔'으로 풀이된다. 쉽게 말해 특정 거래소에서 유통 물량 대부분이 거래되는 코인의 입금이 정지되면서 인위적인 가격 폭등이 일어나는 것이다. 업비트에서는 유의종목으로 지정되면 입금이 정지된다.
이날 코인마켓캡 기준 스팀달러 거래량 99%는 업비트에서 발생하고 있다. 비트코인골드 역시 상폐 확정 전 업비트에서 거래량 90%가 나왔다.
가상자산 리서치 업체 임원은 "특정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 소위 '특산물 코인'의 이유 없는 질주는 오래전부터 있었다"며 "업비트에서 거래량 대부분이 나오는 스팀달러는 유의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유의빔 현상에 따라 오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결국 유의빔과 상폐빔의 핵심은 가두리빔"이라며 "입금이 정지돼 타 거래소와 코인 이동이 막힌 상황에서 특정 거래소 내부에서만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의빔 후보 찾아라"…순환펌핑까지 시장 혼탁
전날 업비트 거래대금 상위 4위권 종목은 ▲알파쿼크 ▲스트라이크 ▲스팀달러 ▲코박토큰 등이다. 한 차례 폭등을 거친 스팀달러를 제외하고 모두 10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해당 종목 거래대금을 모두 합치면 10조원에 달했다. 이들 모두 거래량 급등에 따라 '거래 주의'가 표기되기도 했다.
이승화 디스프레드 리서치 팀장은 "업비트에서 발생한 알트코인 폭등세는 스팀달러와 비트코인골드의 유의 종목 지정 및 상장 폐지 예고를 계기로 비슷한 조건의 종목들에 매수세가 발생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전부 유의종목에 지정됐거나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코인들이 폭등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현상으로 대장주 비트코인 거래대금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상황도 펼쳐졌다. 통상 대형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거래대금 순위는 상위 5위권에 위치한다. 이날 오후 4시38분 기준 업비트 내 비트코인 거래대금 순위는 11위다.
"언제라도 폭락 가능…투자 주의해야"
실제로 전날 100%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들은 이날 업비트에서 줄줄이 급락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 기준 코박토큰은 -20.20%, 알파쿼크는 -12.77%, 스트라이크는 -9.04% 하락했다.
김민승 코빗리서치센터장은 "순환펌핑은 뚜렷한 이유 없이 투기성 주문들이 모여 가격이 올라가는 현상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폭락이 일어날 수 있다"며 "손실을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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