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디즈니 영화 '백설공주'(Snow White)의 주연을 맡은 레이철 제글러(23)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그 지지자들을 비난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결국 사과했다.
17일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제글러는 지난 6일(현지시각)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확정 직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또 다른 4년간의 증오를 예상한다"는 글을 남겼다.
제글러는 "미국에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이 남자를 위해 나타난 수많은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깊고 깊은 질병이 있다"며 "트럼프 지지자들과 트럼프에게 투표한 사람들, 트럼프 본인은 절대 평화를 알지 못하기를"이라고 적었다. 'F'가 포함된 욕설을 덧붙이기도 했다.
보수진영은 즉각 반발했다. 폭스뉴스, NBC 뉴스 출신의 보수진영 논객 메긴 켈리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디즈니는 이 여자를 해고하고 영화를 다시 찍어야 한다. 이 사람에게는 문제가 있다. 당장 나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제글러를 향해 "돼지"라고 인신공격을 하기도 했다.
이후 켈리의 방송 내용이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 확산하며 제글러에 대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개봉을 목전에 두고 있는 영화 백설공주까지 거론되며 논란이 커지자 결국 제글러는 지난 14일 다시 글을 올려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다.
제글러는 "지난주 내가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선거 관련 게시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며 "감정에 휩싸여 부정적인 담론을 키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제글러가 백설공주 역을 맡은 디즈니 실사화 영화는 미국에서 내년 3월 개봉될 예정이다. 디즈니는 제글러를 둘러싼 이번 논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앞서 영화 '백설공주'는 라틴계 배우인 레이첼 제글러의 캐스팅 소식을 발표한 후 원작 훼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원작의 백설공주는 눈처럼 하얀 피부와 붉은 입술, 그리고 검은 머리를 갖고 있다는 설정인데 레이첼 제글러는 이와 다소 거리가 먼 이미지를 가졌기 때문이다.
레이첼 제글러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리메이크 뮤지컬 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2021)를 통해 데뷔했다. 이 작품으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2023), '샤잠! 신들의 분노'(2023) 등에 출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