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티켓 판매액 약 5452억…뮤지컬은 4155억
'데스노트'·'킹키부츠'·'웃는 남자' 등 대작들 개막
임윤찬·양인모·최하영·이혁 등 해외 콩쿠르 낭보
지난 2년간 움츠렸던 날개를 펴듯 뮤지컬 대작과 클래식 내한 공연 등이 쏟아져 나왔고, 공연시장은 코로나 이전을 넘어 역대급 호황을 보였다. 뮤지컬은 티켓 판매액이 역대 최고인 4000억원대를 돌파했고, 클래식은 피아니스트 임윤찬 등 K클래식 별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30일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 28일까지 공연 티켓 판매액은 약 5452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연건수는 약 1만6289건을 기록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공연 티켓 판매액 약 2452억원의 두 배보다 더 높은 수치다. 지난해 공연 티켓 판매액은 약 3069억원, 공연건수는 약 1만2135건이었다.
뮤지컬, 코로나 이전보다 더 '흥행'…연극은 '원로배우 시대'
코로나 여파로 올 초까지 주춤했던 시장은 지난 4월 거리두기 해제 이후 분위기를 되찾았다. 좌석 띄어앉기와 함성이 풀렸고, 관객들의 발길도 다시 이어졌다. 4월 티켓 판매가 반등하면서 1분기 879억, 2분기 948억원, 3분기 1103억원으로 상승했다.(전년 동기는 1분기 324억, 2분기 587억, 3분기 558억)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이 몰려왔고, 창작 뮤지컬도 약진했다.
'지킬앤하이드', '데스노트', '킹키부츠', '아이다' 등 라이선스 작품과 '웃는 남자', '마타하리', '엘리자벳', '서편제', '모래시계' 등 창작 뮤지컬이 골고루 예매 상위권에 자리했다. '라이온 킹', '블루맨그룹' 등 오리지널 내한 공연도 인기를 끌었다. 4분기엔 '물랑루즈!'와 '스위니토드', '마틸다', '영웅',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태양의 서커스-뉴 알레그리아' 등 대형작들이 줄줄이 막을 올렸다.
초연작들도 선전했다.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브로드웨이 최신작 '미세스 다웃파이어'를 비롯해 멕시코 여성 화가 프리다 칼로의 생애를 그린 '프리다', '레드북' 창작진이 다시 뭉친 창작 뮤지컬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빨래' 창작진이 의기투합한 '어차피 혼자' 등 다양한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연극계는 올해 원로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연기 경력 50년 이상의 원로 배우들은 연륜 있는 연기로 티켓파워를 자랑했고, 이들을 지칭해 '방탄노년단'이라는 말도 나왔다.
데뷔 60년을 맞은 신구는 '라스트 세션'과 '두 교황',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 세 작품에 내리 출연했다. 지난해 세 시간 넘는 연극 '리어왕'으로 관록의 저력을 보인 이순재는 올해 연극 '아트'에 이어 '갈매기' 연출 및 배우로 나섰다. 박정자도 연극 '햄릿'과 '러브레터'에 잇따라 출연했다. '햄릿'은 권성덕, 전무송, 손숙, 정동환, 김성녀, 유인촌, 윤석화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6년 만에 다시 뭉쳐 화제가 됐다.
연극 매출도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됐다. 지난 28일까지 올해 티켓 판매액은 약 449억원으로, 전년 동기 약 249억원보다 증가했다. 이는 2019년 매출액 약 310억원보다 많다. 하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전체 공연 매출액의 8.2%에 그친다.
클래식, '임윤찬 신드롬'…해외 오케스트라 내한 '활짝'
임윤찬의 공연은 연일 매진을 기록했다. 그가 읽었다는 책과 연주한 곡이 포함된 클래식 CD 및 LP까지 판매량이 증가했다. 준결선에서 연주한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은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현재 유튜브 영상 조회 수가 924만회에 달한다. 뉴욕타임스의 올해 10대 클래식 공연에도 그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 연주가 포함됐다.
임윤찬을 필두로 젊은 연주자들의 해외 콩쿠르 낭보도 이어졌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는 5월 열린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탈리아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으로 이름을 알렸던 그가 7년 만에 다시 나간 콩쿠르였다.
격리 문제로 발길이 끊겼던 해외 오케스트라와 아티스트의 내한도 빗장이 풀리면서 되살아났다. 지난해엔 빈 필하모닉이 유일했지만, 올해는 거장 지휘자들과 유럽·북미 등 명문 악단이 한국을 찾았다.
사이먼 래틀과 런던 심포니, 크리스티안 틸레만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파보 예르비와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라파엘 파야레와 몬트리올 심포니 등이다.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 유자 왕, 안드라스 시프,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 힐러리 한 등 세계적 아티스트도 내한했다. 또 한국의 스타 피아니스트 조성진, 김선욱 등의 잇단 국내 무대도 클래식 팬들을 공연장으로 집결시켰다.
발레도 해외에서 활동하는 스타 무용수들이 내한하며 관심을 모았다.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에서 지난해 아시아인 최초로 에투알(최고 수석무용수)로 승급된 발레리나 박세은이 동료 무용수들과 갈라 공연을 선보였다.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김기민도 영국 로열발레단 등 세계적 무용수들과 갈라 무대에 올랐다.
이 밖에도 22년간의 역삼 시대를 정리하고 마곡으로 옮긴 LG아트센터 서울이 10월에 공식 개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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