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공천 배제 놓고 민주당 계파 갈등…이재명계 vs 반이재명계

기사등록 2022/04/20 10:55:15

최종수정 2022/04/20 11:19:14

宋 "李 정치복귀 반대하는 선제타격…비대위 현명한 판단해야"

정성호·김남국·안민석 등 李계 집단 반발…"계퍄적 이익 추구"

'宋 비토' 박지현도 친문 노영민 언급하며 "계파공천 바로잡겠다"

'강성 지지층 빅 스피커' 손혜원·김진애도 宋 포함 경선 요구

'이해찬계 친문' 윤호중 "전략공관위 논의할 수 있는 기구" 단언

'정세균계' 이원욱 "계파공천 운운 일관성·진정성·의도 의아" 공세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광장에서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상의를 벗고 있다. 2022.04.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광장에서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상의를 벗고 있다. 2022.04.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주민 의원에 대한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자 공천 배제를 놓고 민주당이 20일 계파 갈등 양상을 보이며 내홍에 빠진 모양새다.

송 전 대표의 공천 배제는 신(新)주류인 이재명계를 겨냥한 타 계파의 저항으로 해석되면서 잡음은 커지고 있다. 송 전 대표는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를 전폭 지지해 이 후보 강성 팬덤의 응원을 받고 있다.

'강남 부동산' 논란을 일으킨 친문(親문재인)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충북지사 후보로 단수공천하고 비문인 송 전 대표는 공천 배제한 것은 불공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경인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송영길이 대선에 책임지고 출마를 못한다는 논리는 바로 이 전 후보의 대선 패배 책임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이재명 전 후보의 정치복귀를 반대하는 선제타격의 의미가 있다.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원욱 전략공관위(전략공천관리위원회)원장과 윤호중 비대(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은 대선 패배 책임이 없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 문제를 전략공관위가 결정할 사안인지도 의문이다. 전략공관위는 전략공천할 사람을 정하는 것이지 누구를 배제한다는 결정을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서울시장은 전략지역구로 지정돼 비대위로 결정이 이관됐다. 왜 비대위가 결정하지 않고 전략공천위가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데 비대위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믿는다"고도 했다.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같은날 페이스북에 오직 내 정치적 생존과 이를 담보할 계파적 이익만 추구한다면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라며 "이런 작태들을 용납하는 건 너무나 비겁한 일이다. 이제 할 말은 해야겠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당내에서도 늘 경청하면서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해 왔다. 가능한 한 누구도 나쁘다고 비판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그러나 최소한의 원칙과 상식을 지키지 않고, 기본적인 공정과 정의마저 무시하는 행태를 용납할 수는 없다"고도 했다.

그는 뉴시스에 "누가 싫으면 공천관리위원회가 면접심사를 하고 컷오프 시키면 되며, 그렇게 못하겠으면 전략적으로 다른 사람을 전략공천하겠다고 하면 되지 누구는 안 된다고 배제를 발표하는 게 전략공관위의 임무냐"며 "이런 식의 심사가 세상천지에 어디 있느냐. 가장 기본적인 원칙과 상식도 무너지고 있다"고 분개했다.

정 의원은 이재명계 김남국 의원과 함께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 전국 사찰을 돌던 송 전 대표를 찾아가 만난 바 있다.

김남국 의원도 페이스북에 "민주적 원칙을 깨뜨린 공천이고, 우리 민주당의 자산을 셀프 디스한 공천"이라며 "다시 경선을 선언하자. 당의 주인은 당원들이다. 어려운 결정일수록 당원들에게 맡겨달라. 소수 일부의 정치인들이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현명한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략공관위의 잘못된 결정을 비대위가 반드시 바로 잡기를 바란다"고도 촉구했다.

이재명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을 맡았던 안민석 의원은 같은날 입장문에서 "송 의원의 배제를 반대한다. 송 의원의 경선배제는 당원들의 뜻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미 침대경선이 된 경기지사 후보경선에 이어 서울 경선판도 흥행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며 "전국 현장에서 뛰고 있는 지방선거 후보자들을 생각해야한다. 지도부는 각성하고 당원의 뜻에 따라 송 의원을 포함하는 역동성 있는 경선판을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송 전 대표 비토론에 선봉에 섰던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도 노 전 실장을 거론하면서 '계파 공천'을 바로잡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재명 상임고문의 선대위 합류로 정계에 입문했고 비대위원장직도 이 상임고문이 설득해 수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20일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당원과 서울시민을 모두 외면한 결정으로 규정한다"며 "여러 차례 반대했지만 충북지사 선거에 패배에 가장 큰 원인인 부동산 실패에 책임이 있는 분을 공천했다. 그런데 서울에서는 대선 때 누구보다 헌신했지만 선거결과에 총괄책임을 지고 물러난 전 당대표를 탈락시킨다고 한다. 이게 무슨 고무줄 잣대냐"고 비판했다.

그는 "의견 엇갈릴 때는 소수 지도부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 당원과 시민의 집단지성 결정하는 게 민주정당이 선택할 가장 적절한 의사결정 방식"이라며 "동일 잣대를 적용해 노 전 실장을 탈락시키든지 그거 못하면 모두가 참여한 공정한 경선해야 한다. 서울시장 선거는 경선 하지 않겠다는 건 패배선언과 다를 바 없다. 국민과 당원 뜻에 따라 서울시장 공천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 앞서 페이스북에도 송 전 대표와 노 전 실장간 형평성을 지적하면서 "특정 세력의 이해를 반영한 '계파공천'이 아니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국민공천'이 되도록 지혜를 모으겠다"며 전략공천이 아닌 경선을 촉구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 소구력이 있는 손혜원 전 의원은 같은날 페이스북에 박 비대위원장의 서울시장 경선 요구 게시물을 공유한 뒤 "잘 싸워주시길"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전날 "내일 비대위 올라가면 끝이다. 그 전에 막아야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요구하는 글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권리당원은 경선은 물론 비대위 지도부 사퇴도 촉구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의 결정에 대해 "다 같이 죽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진애 서울시장 예비후보도 "지방선거 자멸 모드로 향하는 지도부의 행보 아니냐"며 "'대선 패배 책임'이라는 한마디로 납득될 수 있냐? 민주당 일원 중에 대선 패배 책임 또는 아슬아슬한 석패에 기여하지 않은 일원이 있냐"고 지적했다.

그는 "당권 싸움, 공천권 싸움에 지선 포기하자는 것이냐"며 "비대위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흥행도 놓치고, 경선 열기도 놓치고, 민주당 지리멸렬을 언론에서 부추기게 그대로 놔둘 것이냐. 당원이 지켜보고 있다. 지지자가 눈을 부릅뜨고 있다"고도 했다.

비대위에서는 박 비대위원장 이외에도 경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권지웅 비대위원은 "어제 보도로 본 결정은 비대위원으로 수긍하기 어렵다"며 "민주당이 받았던 심판 중 하나는 특정인을 배제하거나 유리하게 해석하는 잣대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략공천이라는 예외적 결단은 당내 이해관계만으로는 선택하기 어려운 더 나은 결정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 전략공관위 결정은 민주당을 더 낫게 만드는 결정이라 생각되지 않는다"며 "지금은 서울 선거에 용기내 출마해준 후보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고 지원할 때다. 더 나은 경선 고민할 때"라고 했다.

다만 이해찬계 친문인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전략공관위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당헌당규상 비밀준수 의무를 들어 최초 유출자인 정다은 전략공관위원에 대한 징계를 지시하기도 했다.

그는 비대위 모두발언에서 "전략공관위가 논의할 수 있는 기구인 건 맞다. 비대위의 전략공천권한을 위임받아 심사하는 기구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제 심사 결과가 언론에 유출된 것에 대해선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오늘 비대위 회의가 있기 전에 윤리감찰단에 전략공관위 결정이 유출된 경위를 조사해 징계할 것을 직권명령했다"고 말했다.

정세균계인 이원욱 전략공관위 위원장은 박 비대위원장을 향해 혁신공천을 흔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비대위에는 송 전 대표와 박 의원 공천 배제 결정 추인을 요구했다.

이 의원장은 페이스북에 '혁신공천을 흔들면 안 된다. 비대위의 임무는 혁신공천의 일관성을 보장하는 것이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번 전략공관위의 결정은 경쟁력은 우위가 아니고 부작용만 큰 후보군을 우선 배제한 고심어린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비대위원장이 노 전 실장 공천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 "그 결정은 공관위의 결정이었지 전략공관위의 결정이 아니었다"며 "그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신다면 문제를 시정할 수 있는 주체는 박 비대위원장이 이끌고 있는 비대위"라고 했다.

그는 "심지어 난데없이 계파공천 운운하는 것은 일관성, 진정성, 의도를 의아하게 한다"며 "저는 명낙대전으로 흔히 표현되는 그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제게 계파공천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수용할  수 없는 모욕"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미 서울선거의 책임을 맡고 있는 서울지역 국회의원의 압도적 다수의 의견이 표명됐고, 조사결과로도 입증됐다"며 "이번 배제 결정은 옳은 것이다. 비대위는 논란과 혼선 없이 이번 결정을 추인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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