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친문 안고, 경쟁자 치고' 투트랙 전략

기사등록 2021/07/15 11:31:28

"文대통령 靑에서 차 한 잔 내주며 위로 해주더라"

지난 대선 반성도 "나도 막상 당해보니…업보더라"

김경수 목포 장인상엔 부인이…친문 마케팅 구사

'파이터 모드' 시동…이낙연 측근 '옵티머스' 직격

李 "선공은 안 하겠다…대신 부당한 공격엔 반격"

[평택=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기념촬영후 박수를 치고 있다. 이재명(오른쪽) 경기도지사. 2021.05.13. scchoo@newsis.com
[평택=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기념촬영후 박수를 치고 있다. 이재명(오른쪽) 경기도지사. 2021.05.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친문(친문재인)은 끌어안고, 경쟁자는 때리고.'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거센 도전에 직면하자 투트랙 전략을 들고 나왔다.

경선 국면에서 치고 올라오는 경쟁자 이낙연 전 대표에 맞서 '파이터 모드'로 전환해 맞대응에 나서는 동시에 친문 마케팅을 통해 여권 지지층 껴안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전 대표에 대한 반격을 통해 그의 추격을 따돌리고 친문 지지 확대로 본 경선에서 압승을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 지사는 지난 14일 밤 여권 성향 유튜브 채널인 '박시영 TV'에 출연해 "며칠 전 수도권 단체장 회의로 청와대에 다녀왔다"며 "회의가 끝나고 문재인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차 한 잔을 주시더라"고 전했다. 이에 진행자가 '마음고생 많았다는 위로인가'라고 묻자, 이 지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가 보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자신에게 애정을 보인 점을 부각하며 친문 지지층도 자신을 인정해 달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또 지난 2017년 대선경선에서 후보 중 선두였던 문 대통령에게 준조세 문제 등에서 '수치'로 맹공을 퍼부었던 것을 언급하며 "그냥 넘어가야 하는데 내가 일곱번이나 물었다. 막상 당해보니까 (나는) 일곱번을 물었는데 지금은 한 두번 밖에 묻지 않았다. 죄송하다"며 "업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혹독하게 공격했던 것에 대해 자성하며 친문 지지층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야권이 특혜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는 문 대통령 아들 준용씨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그 양반 생각을 안다. 내 스타일이다. '대통령에게 혜택은 안 받는다. 그러나 피해도 받지 않겠다. 원칙대로 하자'는 것"이라며 "그래서 당당한 것이다. 현재 야당에서 공격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게 가장 바람직한 태도"라고 엄호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나도 똑같이 당했다. 그래서 동병상련이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조 전 장관과) 사실 자주 연락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2일 출마선언 후 기자 간담회에서 법원 판결을 전제로 책임론을 제기한 것과 결이 다른 메시지다. 조 전 장관을 응원하는 친문 지지층에게 자신을 어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목포=뉴시스] =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14일 오후 전남 목포시 산정동 김경수 경남도지사 장인상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2021.07.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목포=뉴시스] =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14일 오후 전남 목포시 산정동 김경수 경남도지사 장인상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2021.07.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친문 적자' 김경수 경남지사의 장인상에는 부인 김혜경씨가 조문을 갔다. 경기도내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지휘해야 하는 이 지사가 전남 목포에 있는 빈소까지 부인을 내려보낸 것이다. 김 지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이며 친문 진영에 러브콜을 보낸 셈이다.

이 지사가 적극적인 '친문 마케팅'을 시작한 것은 당내 경선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친문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더욱이 2위 이낙연 전 대표의 최근 추격세가 매서운 것도 이 지사가 '집토끼' 다지기에 나선 배경으로 보인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2~13일 이틀간 실시해 15일 발표한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지사는 32.9% 이낙연 전 대표는 23.2%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으로 한정할 경우 이 지사 49.2% 이 전 대표 32.7%였다.

당초 2배 이상 차이나던 양자간 격차가 점차 좁혀지는 것으로, 이재명 캠프도 여권 지지층과 호남에서 이 전 대표의 만만치 않은 상승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기인 '파이터 본능'도 다시 발휘하고 있다. 경쟁자에게 거침없는 공격을 퍼붓는 이재명 스타일의 회복인 셈이다. 전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낙연 전 대표 측근의 옵티머스 금품수수 의혹을 상기시키며 "본인의 주변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예비경선의 '전략적 인내'를 했던 것에 답답한 심경도 드러냈다. 그는 "다 함께 갈 팀원들인데 그분들이 권투하는 데서 발로 찼다"며 "좀 심한 경우가 몇 개 있어도 다 견뎌냈는데 오히려 제가 부상을 입는 상황이 온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조선, 채널A 공동 주관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부터 후보자를 6명으로 좁히는 컷오프(예비경선)을 시작해 11일 6명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2021.07.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조선, 채널A 공동 주관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부터 후보자를 6명으로 좁히는 컷오프(예비경선)을 시작해 11일 6명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2021.07.08. [email protected]

이 지사는 1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점수를 잃은 포인트가 뭐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좀 불투명한 태도, 또 전문적 표현에 의하면 '이재명다움의 상실'이란 지적이 많이 있더라"며 "특히 우리 지지자분들 중에 일부에서 '이재명 왜 저러지' 이런 생각을 한 거 같다"는 복기했다.

이어 "그건 경선의 예선전이었고, 본선, 본경선은 좀 달라야 될 것 같다"며 "정상적으로 하겠다"면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이른바 '원팀 정신'은 최대한 살려가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반격에 방점을 찍는 '공세적 방어' 전략인 셈이다.

이 지사는 "먼저 선공해서 상처를 주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부당한 공격이 이어지면 반격하지 않을 수 없지 않느냐. 발로 차면 막아야 하고, 손으로 때리는 것은 나도 철저히 또 (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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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친문 안고, 경쟁자 치고' 투트랙 전략

기사등록 2021/07/15 11:31:2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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