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붕괴참사 재개발지, 뻥튀기 계약·날림 석면 철거"

기사등록 2021/06/29 15:35:20

석면 철거 용역→철거·감리 선정 절차 무시

조합, 2018년 2월7일 석면 감리·업체 선정

16개월 뒤 석면 면적 조사, 조합장 등 입건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사상자 17명을 낸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정비사업 부지 건물 붕괴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재개발조합의 비리·비위 의혹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29일 붕괴 참사가 발생한 동구 학동 4구역 석면 철거 과정에 엉터리 계약을 한 재개발조합장 A씨와 조합 총무이사 B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와 B씨는 2018년 2월부터 2019년 6월 사이 재개발지 철거 대상 건물에 석면이 얼마나 포함됐는지 파악하지 않고 철거 업체와 계약을 맺어 조합에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조합은 2018년 1월30일 이전 철거·감리 업체 입찰 공고를 낸 뒤 다음달 7일 석면 철거 시공 업체(지형·다원이앤씨)와 계약했다.

조합은 계약 뒤 1년4개월이 지난 2019년 6월 석면 면적 조사 업체에 조사 착수 업무 문서를 보냈다. 조합은 석면 면적 조사 업체와 사업시행 인가(2017년 2월20일)를 받기 전인 2016년 4월 미리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이 재개발지 철거 대상 건물에 석면이 얼마나 포함됐는지 파악하지 않고 철거 업체와 계약한 것이다.

재개발지 철거 건물 외벽 등에 있는 석면슬레이트 면적을 산정한 뒤 석면 철거 계약 금액 기준을 삼아야 하는데, 계약 1년4개월 뒤 석면 면적 조사를 해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조합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석면 면적 조사도 하지 않은 채 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사항"이라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A·B씨 등은 이러한 의견을 묵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석면이 있는 건물 부지는 재개발 총 사업 면적 12만6433㎡ 중 약 2만8000㎡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조합은 총 사업 면적 12만6433㎡에 ㎡당 1만9700원씩의 석면 철거비를 적용해 지형·다원이앤씨와 24억원으로 계약을 했다가 22억원으로 최종 공사비를 체결했다.

2만8000㎡에 ㎡당 석면 철거비를 적용하면 5억원가량에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석면 철거 업체 계약 이틀 뒤인 2018년 2월9일 입찰 서류 위조·담합을 막는 것을 골자로 하는 도시·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전자 입찰 방식을 이용해 업체가 공정한 경쟁을 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조합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려고 계약을 미리 체결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경찰은 A·B씨가 일부 업체에 특혜를 주려고 '거꾸로' 석면 철거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고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석면 철거 당시 감리자가 현장에 상주하지 않은 정황을 확인하고 노동청의 관리·감독 소홀 여부도 조사 중이다.

경찰은 A씨의 친인척들이 사업구역에서 지분 쪼개기가 이뤄진 건물을 매입해 공동주택 분양권을 확보하려했던 것으로 보고 관련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석면 철거 업체 선정 의결 과정의 반대 의견을 묵살한 조합 간부들 모두에게 업무상 배임 혐의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와 측근들의 지분 쪼개기를 통한 분양권 확보 의혹에 대해서도 면밀히 들여다본 뒤 수사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기도 하다.

철거 공정 관련 불법 다단계 하도급 거래와 철거 업체 선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과 관련한 비위 행위로 입건된 사람은 A·B씨를 포함해 14명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재개발사업 관련 자료 224개, 금융계좌 78개, 통화 내역 7개를 분석하고 있다.

한편, 지난 9일 오후 4시22분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철거 현장에서 무너진 5층 건물이 승강장에 정차 중인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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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붕괴참사 재개발지, 뻥튀기 계약·날림 석면 철거"

기사등록 2021/06/29 15:35:2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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