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나경원 트럼피즘·국당 합당·젠더 갈등 놓고 충돌
주호영도 "李 엘리트주의 우려" "羅 스포트라이트 즐겨"
1~3위 설전 벌여 …홍준표 복당엔 5명 후보 모두 '찬성'
[서울=뉴시스] 박미영 박준호 김승민 기자 = 1일 열린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후보들의 두번째 토론회에서도 여론조사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 간 설전이 버어졌다. 여기에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나 후보간 신경전까지 더해져 1~3위 후보들 간의 불꽃 공방으로 치달았다.
이 후보와 나 후보는 이날 오후 MBN이 주관한 토론회에서 국민의당과의 합당, 트럼피즘, 계파 논쟁, 젠더 갈등 등을 놓고 충돌했다.
나 후보가 대권 후보 단일화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이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불편한 관계와 과거 이 후보가 욕설을 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두 사람간 설전은 시작됐다.
나 후보는 "이 후보가 안 대표와 사이가 나쁘다는 거는 온천하가 안다. 바른미래당 당시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해 징계를 받았지 않나"라고 이 후보를 자극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윤석열이 안타도 경선 버스를 출발시킨다고 하고, 안철수와도 통합이 어렵다면 야권후보 단일화가 어렵다. 이 후보는 분열의 후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나 후보가 계속 그렇게 대응하는 게 공정 관리에 전혀 자질이 없다는거다. 줄기차게 우리당 후보가 될 수 있는 유승민에 부정적 여론이 있는걸 이용해서 나를 공격하고 적개심을 보이는 후보에게 어떻게 이번 대선을 맡길 수 있겠나"라고 받아쳤다.
이 후보는 이어 나 후보가 자신을 트럼피즘에 빗댄 데 대해 "줄기차게 제가 '트럼프를 닮았다'고 하면서 혐오 이미지를 덧씌우는데, 제가 한 혐오 발언을 소개해달라"고 했다.
나 후보가 "진중권 교수의 말을 인용한 것"이라고 하자 이 후보는 "비겁하게 학자의 글을 인용하지 말라"로 했다.
이 후보가 "내가 한 혐오발언을 대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자 나 후보가 "여기서 욕설을 거론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했고 이 후보는 "'안 대표가 ㅂㅅ된다'라고 했다. 그걸 끌어들이는 거 자체가 전대에서 할일이 맞나 싶다"고 맞섰다.
젠더 논쟁과 관련해서도 두 사람은 격돌했다.
나 후보가 "이 후보는 20대 남성들의 역차별 공감을 혐오로 부추기고 있다.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라고 지적하자, 이 후보는 "두루뭉술하게 답하지 마시라. 20대 여성들에게 나경원 보다 내가 지지율이 더 높다"라고 쏘아 붙였다.
주 후보도 이에 뒤질세라 이 후보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날을 세웠다.
그는 이 후보를 향해 "보수의 핵심가치가 자유와 공정은 맞고, 그것을 가장 중요한 행동의 지침, 정책방향으로 삼아야하는 건 맞다"면서도 "이 후보는 실력주의, 엘리트주의만 강조하는 것 같아 우려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이 후보의 '정치인 자격시험' 공약과 관련해 "세계 어느나라에 출마 전에 시험 치는 나라가 있나. 안에서 보면 공정한 것 같지만 큰 틀에서 보면 모든게 시험 성적 머리로 되는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실력주의의 맹점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진짜 학과시험을 보고 우열을 가려서 판단하는건 아니어야 할 것이다. 주 대표께서 말씀하신 여러 가치가 포함되는 그런 경쟁이 돼야 된다"고 했다.
주 후보는 이날 나 후보 공격에 집중했다.
주 후보는 나 후보가 원내대표 당시 벌어진 패스트트랙 사태를 언급하며 "당 대표는 숨어서 대선 후보를 띄워야 하는데 나 후보는 본인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정치를 해왔다. 황교안 대표때 장외 투쟁을 선택했는데 나 대표도 그럴 수 있지 않냐는 지적이 있다"라고 했다.
또 "나 후보가 대선 승리 전제조건으로 대통합을 주장하는건 저와 같지만 구체성이 없다. 저는 미래한국당과 통합 이뤄내고 국민의당과 통합도 상당부분 구체적으로 계획이 있는데 나 후보 계획은 듣질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주 후보의 공세에 나 후보는 21대 국회 원구성 당시 상임위원장 자리를 여당에 모두 내준 일로 맞받았다.
나 후보는 "입법권을 모두 여당에 내준건 굉장히 가슴 아픈일이다. 당 내에서 모두 (상임위원장을)반대했기 때문에 포기한건가"라고 꼬집었고, 주 후보는 "의총에서 7개 확보된 상임위를 거부한거다. 법사위를 가져오지 못하면 민주당이 일방통행한거니 그러게 둔거다. 이게 보궐선거 승리 요건이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응수했다.
나 후보는 그러자 "아니다. 의총에서 의원들 의견이 그렇게 모아지지 않게 원내대표라면 설득했어야 했다"라고 질타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스피드OX'라는 독특한 형식도 도입해 후보들의 여러 이슈에 대한 찬반 의견을 들었다.
홍준표 의원 복당 문제에 대해선 이준석, 주호영, 조경태, 홍문표, 나경원 후보 모두 찬성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모셔올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준석 후보만 'O'를 선택했다. 주호영 후보는 "그때 그때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건의할 것인가에 관해선 이준석 후보와 나경원 후보만 반대했고, 다른 세 후보는 찬성했다.
탄핵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할 의향을 묻는 질문엔 이준석 후보만 반대했고, 나경원, 주호영, 홍문표 후보는 찬성했다.
유력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느냐는 질문엔 나경원, 주호영 두 후보만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연락 방법 등에 대해선 "자세히 언급하는건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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