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국 대북 정책 기대 낮췄나…"수위 점증 가능성"

기사등록 2021/03/27 09:47:24

리병철 "미사일, 자위권…바이든 발언은 도발"

"미국 새 정권 호전적 자세…첫 시작 잘못 떼"

부정 시선 담겨…"기대 없음 분명히 해" 해석

"무기 개발 지속 의사 표시"…도발 국면 전망

[서울=뉴시스] 지난 26일 조선중앙TV는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1.03.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26일 조선중앙TV는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1.03.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반응을 "자위권 침해이자 도발"로 평가하고 반발해 주목받는다. 북한이 미국 대북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낮췄다는 평가 등 도발 국면 전개 가능성을 점치는 시선들이 나오고 있다.

2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리병철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담화에서 미사일 발사를 "주권국가의 당당한 자위권에 속하는 행동"이라고 평하면서 "미국 대통령 발언은 우리 국가 자위권에 대한 노골적 침해이며 도발"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결의 1718호 위반", "긴장 고조를 선택한다면 그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 언급과 함께 비핵화를 전제로 한 외교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리 부위원장은 또 한미 군사 훈련, 핵무기 반입 등을 언급하고 "미국 새 정권의 호전적인 자세는 우리가 어느 길로 가야 하는가를 다시금 가리켜 주고 있으며 우리가 할 일의 정당성을 또 한 번 인식시켜 줬다"며 "첫 시작을 잘못 떼었다"는 언급을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대양 건너 교전 일방의 앞마당에서 벌려 놓는 전쟁연습이 방어적인 것이라면 우리도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미국 본토에서 제압할 수 있는 당당한 자위적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현재 미국의 북한 정책을 '호전적'으로 바라보면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전술무기 외 전략무기인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 가능성도 언급한 셈이다.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을 두고서는 미국 대북 정책 방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담겼다고 바라보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북한이 8차 당 대회에서 언급한 전략·전술무기 개발 방향성을 견지할 것이라는 시선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향후 북한의 군사적 행동 수위가 점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이번 담화에서 관심을 끌거나 정책에 영향을 주기 위해 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북미 대화나 바이든 정부 대북 정책에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고 바라봤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향후 미국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 국가 방위력 강화 구상에 따라 전략무기 체계뿐만 아니라 새로운 전술무기 체계를 계속 개발하겠다는 분명한 의사 표시"라고 해석했다.

[워싱턴=AP/뉴시스] 지난 25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3.26.
[워싱턴=AP/뉴시스] 지난 25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3.26.
향후 전개 국면은 강대 강으로 이어질 소지가 상당하다는 쪽에 관측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한 대미, 대남 도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대진 아주대 아주통일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은 북한 시간표대로 간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며 "대화 냉각기 동안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 군사능력 강화라는 실익을 챙기고 대미대남 압박카드로도 활용하면서 부수효과도 누리는 시도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고 관측했다.

임을출 교수는 "북한이 주장하는 자위권 논리와 대북 적대시 정책에 대한 심각한 재검토와 수정보완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며 "한미가 정교하고 설득력 있는 대응 논리와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갈수록 고도화되는 북한 핵미사일 능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5일 오전 7시6분, 7시25분께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합참은 발사체 비행 거리를 약 450㎞, 고도는 약 60㎞로 탐지했다.

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26일) "탄두 중량을 2.5t로 개량한 신형 전술유도탄 2기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소개하면서 동해상 600㎞ 수역 목표를 타격했고 고체 연료 발동기, 저고도 활공도약 비행 변칙 궤도 등을 점검했다고 전했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26일(현지 시간) 대북제재위원회를 소집했고, 전문가 패널이 미사일 발사를 조사하는 것에 대한 동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안보리 비공개회의 소집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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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국 대북 정책 기대 낮췄나…"수위 점증 가능성"

기사등록 2021/03/27 09:47:2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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