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23일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 주요 외신들도 파란만장했던 고인의 정치 이력을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전 총리는 수십년간 한국 정치를 장악해 온 '삼김(三金)' 중 마지막 인물이었다"며 "그는 지도자들의 의중에 의해 정당들이 이합집산하는 한국의 지역 정치 체제 하에서 원조 '킹메이커'로 통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성격이 불같고 고집이 강했던 나머지 두명과 달리 그는 유연하고 재치있는 거래의 달인이어서 더 눈에 띄었다"며 "군부독재 시절 반체제 인사였던 다른 두 김씨와 이념적으로나 정치적으로도 공통점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NYT는 "김 전 총리는 국회의원으로 9번이나 선출됐고 4개의 정당을 만들었으며 총리를 두번이나 맡은 최초의 인물이었다"며 "그러나 대통령직은 항상 '영원한 2인자'로 알려진 김 전 총리를 피해갔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김 전 총리는 소장이던 박정희를 1961년 권좌에 앉힌 쿠데타의 핵심 인물이었다"며 "박 대통령이 권력을 잡은 뒤 중앙정보부를 창설해 이끌었고, 1971년부터 1975년까지는 2인자인 총리직에 올랐다"고 언급했다.
AFP통신은 "김 전 총리는 1960년대 중반 한국을 식민 통치했던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비밀 협상을 하면서 분노에 찬 항의 물결을 촉발시키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일본 언론들도 해방 후 한일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김 전 총리의 정치 이력에 대해 소개했다.
교도 통신은 김 전 총리가 한국 국교정상화로 이어지는 비밀합의를 일본과 타결했고 한일의원연맹의 초대 회장을 역임하는 한국 정계의 대표적인 지일파였다며 타계 뉴스를 긴급 타전했다.
도쿄신문은 김 전 총리가 한국의 정치 거목으로서 한일 관계 정상화에 진력했고 일본 정치가와 견실한 파이프를 구축해 한일 교류에 큰 역할을 맡았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김 전 총리가 김대중 정권 때인 1998~2000년 총리에 재임하면서 한국에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실현시키는 한일공동선언을 막후에서 주도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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