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액 물대포' 첫 위헌 결정…헌재 "법적 근거 없다"

기사등록 2018/05/31 15:43:04

2015년 5월 세월호 참사 관련 집회서 물대포

헌재 "경찰청 내부 지침에 맡겨 사상자 발생"

"탄력성 있게 행정 입법에 위임해야" 반대도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5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18.05.3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5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18.05.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지난 2015년 세월호 참사 관련 집회에서 경찰이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살수한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했다. 최루액을 섞은 살수행위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헌재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헌재는 31일 경찰이 지난 2015년 세월호 참사 관련 집회에서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쏜 행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법령의 구체적 정함이 없이 경찰청 내부 살수차 운용지침에 따라 최루액을 혼합해 살수한 것은 집회 참가자들의 신체 및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 공권력 행사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살수차는 사용방법에 따라 경찰장구나 무기 등 다른 위해성 경찰장비 못지않게 국민의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장비이므로 살수차 사용요건이나 기준은 법률에 근거를 둬야 한다"며 "살수차는 본래 사용방법에 따라 지정된 용도로 사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살수차로 최루액을 분사해 살상능력을 증가시키는 혼합살수방법은 '새로운 위해성 경찰장비'로서 법령에 근거가 있어야 함에도 현행 법률 및 대통령령에 근거가 없다"며 "살수차 운용지침에 혼합살수 근거 규정을 둘 수 있도록 위임하고 있는 법령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살수차의 구체적 사용기준을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경찰청 내부 지침에 맡겨둔 결과 부적절한 살수차 운용으로 시위 참가자가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살수차의 구체적 운용방법과 절차 등에 관한 사항은 법률이나 대통령령에 규정해 살수차 운용을 엄격하게 제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창종·조용호 재판관은 반대 의견을 내고 "집회·시위 현장에서 시시각각 급변할 수 있는 상황에 적절하고 탄력적인 대응 조치를 하기 위해서는 그 세부적 사항은 법률보다 탄력성이 있는 행정입법에 위임할 필요성이 크다"며 "혼합살수 방법은 새로운 위해성 경찰장비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박동욱 기자 = 지난 2015년 5월1일 오후 서울 안국동 사거리에서 노동자대회를 마친 참가자들과 세월호 문화제 참가자 등이 행진하던 중 경찰 병력과 대치,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있다. 2015.05.01. fufus@newsis.com
【서울=뉴시스】박동욱 기자 = 지난 2015년 5월1일 오후 서울 안국동 사거리에서 노동자대회를 마친 참가자들과 세월호 문화제 참가자 등이 행진하던 중 경찰 병력과 대치,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있다. 2015.05.01. [email protected]
이어 "집회 참가자들은 행진을 멈추고 해산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불법폭력 시위를 계속 이어가 경찰이 마지막 수단으로 해산을 시도한 것"이라며 "당시 혼합살수행위는 급박한 위험을 억제하고 사회공공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월호 사고 당시 생존자 가족인 A씨 등은 지난 2015년 5월 1일부터 이틀간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안'의 폐기를 촉구하는 범국민 철야행동에 참가했다.

 당시 경찰은 살수차로 집회 참가자들의 청와대 행진을 막기 위해 1일 오후 10시13분께부터 11시20분까지 약 1시간 가량 최루액을 물에 섞은 용액을 살수했다.

 이에 A씨 등은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로 눈과 얼굴 등에 통증을 느껴 피해를 입었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 관계자는 "살수차의 구체적 운용방법과 절차 등에 관한 사항을 법률이나 대통령령에 규정해 살수차 운용을 엄격하게 제한함으로써 향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도모하는 한편 집회의 자유를 한층 더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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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액 물대포' 첫 위헌 결정…헌재 "법적 근거 없다"

기사등록 2018/05/31 15:43:0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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