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 변호사, 재판 끝난 후 취재진에 밝혀
"직접 경험한 건 직접 답하는 게 맞을 것"
향후 재판서도 적극적인 직접 해명 시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23일 이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1차 공판을 열었다.
지난 3차례 공판준비기일에서 법정에 나오지 않은 이 전 대통령은 첫 정식공판인 이날 검은 정장, 흰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출석했다. 그가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건 올해 3월22일 구속영장 발부 후 62일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검찰이 다스(Das)가 실질적으로 자신의 소유였다는 취지의 관련자 진술 증거 내용 등을 말할 때 변호인과 나지막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64·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후 "무슨 대화를 나누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게 아닌데' '이거 거짓말인데'라는 말씀을 계속 하셨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예고한 모두진술 외에 몇 차례 더 입을 열기도 했다.
그는 변호인과 재판부가 40년 지기이자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록관의 정신과 진료내역을 요청에 대한 대화를 나눌 때 돌연 "한마디 좀"이라고 발언권을 요청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전 기획관의) 치료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고, 김 전 기획관을 가능한 한 보호해주고 싶은 심정이다. 그 사람이 어떻게 그런 얘길 했는지 궁금하지만 나는 보호하고 싶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 관련된 사람들이 들어왔지, 기업인은 5년간 한 사람도 들어온 일이 없다"라며 "이건희 삼성 회장이 들어왔다면 모르겠지만, 이 전 부회장이 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기획관은 검찰 조사에서 삼성 소송비 대납 혐의와 관련해 이 전 부회장이 청와대에 들어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변호사는 향후 재판에서 이 전 대통령의 직접 항변이나 해명이 더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강 변호사는 취재진이 "앞으로도 이 전 대통령은 필요한 것은 직접 하시느냐"고 묻자 "적극적으로 진술 하시지 않았느냐. 직접 경험한 바를 물으면 직접 답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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