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특수폭행 혐의 모두 피하려는 전략인 듯
"죄송하다" 6차례 반복 후 조사에서 적극 방어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1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로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 등에 관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18.05.01. [email protected]
【서울 = 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갑질 논란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사람이 없는 방향으로 유리컵을 던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과 특수폭행 혐의를 비껴가는 행위만 인정하면서 사실상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일 오전 10시 조현민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폭행, 업무방해 혐의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당일 회의장에서 사람이 없는 방향으로 유리컵을 던진 사실은 있다"고 진술했다. 조씨는 적극적으로 경찰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앞서 양측 회의 참석자들로부터 "사람이 없는 곳으로 유리컵을 던졌다", "종이컵의 음료수를 (사람에게) 뿌렸다", "테이블 위의 유리컵을 팔로 밀쳤다" 등의 진술을 청취했다.
경찰이 확보한 당시 회의 녹음파일에는 조씨가 내지르는 고성과 유리컵이 떨어지는 소리가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을 향해 유리컵을 던졌다면 경찰은 조씨에게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음료수를 뿌린 행위는 폭행 혐의에 해당된다.
반면 사람에게 위험하지 않은 쪽으로 유리컵을 던진 것은 '갑질'로 여론의 비난 대상이 되겠지만 수사기관 입장에선 적용할 혐의가 마땅치 않다.
경찰 관계자는 "종이컵에 든 매실음료를 뿌렸는지 등의 관련 내용은 계속 조사 중이라 현 단계에선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전 10시께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낸 조씨는 취재진 200여명 앞에서 땅을 바라보며 "죄송하다"는 말만 6차례 반복했다. 경찰서 로비를 지나 조사실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흐느끼기도 했다.
조씨가 적극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조사는 밤늦게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온라인 익명 게시판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둘째 딸인 조씨가 3월 A사와의 회의에서 A사 소속 팀장에게 음료수병을 던졌다는 글이 게시됐다.
언론 보도로 사건을 인지한 경찰은 지난달 17일 내사를 수사로 전환해 조씨를 피의자로 불구속 입건하고 출국 정지했다. 아울러 말 맞추기, 회유, 협박 시도 등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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