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최인선 인턴 기자 = 법의학자 김문영 교수가 자신이 경험했던 가장 충격적인 일화를 소개했다.
지난 20일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는 법의학자 김문영 성균관대 교수가 출연했다.
현재 성균관대 의과대학 법의학 연구실의 김 교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촉탁의로도 7년째 근무하고 있다.
7년 동안 1069건의 부검을 했다는 김 교수는 기억에 남는 사건을 설명해 충격을 안겼다.
그는 "부검을 배우기 시작한 첫해에 '강력 사건에 가깝다'고 하면서 의뢰가 온 시신이었다"며 "범인이 가족이었다. 어머니와 오빠에게 살해당한 젊은 여성 피해자였다"고 했다.
이어 "공격의 수위가 너무 잔혹해서, 부검하려고 시신을 봤을 때 얼굴 아래쪽과 목이 많이 훼손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신 훼손 상태가 너무 심해 분위기가 평소보다 더 숙연해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부검 결과, 구타로 시작해서 목을 졸라 기절시킨 뒤 시신을 훼손시킨 것으로 파악됐다"며 "키우던 강아지에게 악귀가 들렸다면서 어머니가 강아지를 먼저 죽이고 그 악귀가 딸에게 옮겨붙었다며 공격한 사건이었다"고 했다.
이어 "어머니는 조현병 환자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시신은 처음 보는 거였다. 저에게도 충격적이었고,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느낌도 받았다"며 "'만만치 않은 직업이구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방송에서 김 교수는 "20여년 전 서울대 산업공학과 재학 중 진로를 틀었다"고 했다.
그는 "(어떤 계기는) 운명처럼 다가온다고 하지 않나"라며 "원래 서울대 공대를 다니고 있었다. 벌써 20년 전인데 미국 드라마 'CSI'가 유행했었다"고 했다.
이어 "마침 학교에 법의학 강의가 개설돼 있어서 들어봤다"면서 "강의 자료에 나온 시신 사진들을 보고 다른 수강생들은 충격에 빠졌는데 나는 괜찮았다. 어색하거나 끔찍하다는 생각 없이 '사람이 저렇게 될 수 있구나' 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고 전했다.
그는 "강의 중에 교수님이 '이렇게 중요한 분야인데 지원자가 없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에 김 교수는 '나는 괜찮은데, 그럼 내가 해야 하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그 시기에 마침 의학전문대학원 제도가 도입돼서 '이것도 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해 의전원에 진학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게 될 텐데, 누구든 죽음을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의전원 4년, 인턴 및 병리과 전공의 5년, 법의학 박사과정 3년까지 등 10여 년을 공부해 법의학자의 길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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