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 인물 노턴 1세에 상상력 더한 창작뮤지컬
김수로 제작·출연…가짜뉴스·차별 넘어 서로에게 손 내미는 용기
11월 15일까지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서 시범공연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마제스티' 출연 배우들이 30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언론시연회를 하고 있다. 2026.10.30.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30/NISI20261030_0021511877_web.jpg?rnd=20261030160557)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마제스티' 출연 배우들이 30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언론시연회를 하고 있다. 2026.10.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걱정 마,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아."
골드러시 열기가 식어버린 1869년 샌프란시스코. 빈부 격차와 사회적 갈등이 팽배하고 이민자들을 향한 혐오와 분열의 벽이 높아지던 도시 한복판에 낡은 제복을 입은 한 남자가 나타났다. 스스로를 ‘미합중국 황제이자 멕시코 수호자’라 선포한 실존 인물, 노턴 1세다.
바다 위에 다리를 놓겠다는 그의 선언에 수습기자 아서는 의문을 쏟아낸다. 깎아지른 절벽과 거센 물살, 세찬 바람을 어떻게 견딜 것인가. 길게 뻗은 다리가 흔들리고 바닷바람에 녹슬면 어쩔 것인가.
노턴은 거침이 없다. 강철로 만들고, 양쪽에 커다란 주탑을 세우고, 줄로 단단히 묶으면 된다고 답한다. 녹슬지 않도록 칠할 색깔까지 정한다. 빨간색이다.
노턴은 두려워하는 아서에게 손을 내밀며 다리 위에서 함께 태양을 보자고 노래한다. 살아 있는 동안 완공된 모습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에도 꿈을 거두지 않는다. 당장은 미친 소리처럼 들릴지라도, 훗날에는 다리가 있는 세상이 당연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서로를 당겨주기에 버틸 수 있다는 그의 노래는 다리를 지탱하는 원리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번진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마제스티' 출연 배우들이 30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언론시연회를 하고 있다. 2026.10.30.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30/NISI20261030_0021511880_web.jpg?rnd=20261030160557)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마제스티' 출연 배우들이 30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언론시연회를 하고 있다. 2026.10.30. [email protected]
30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열린 창작뮤지컬 ‘마제스티’ 프레스콜에서 사람들을 갈라놓는 벽 대신 서로를 잇는 다리를 꿈꾸는 '왕관 없는 황제'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지난 25일 개막한 이 작품은 19세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스스로를 '미합중국의 황제이자 멕시코의 수호자'라고 선포한 실존 인물 조슈아 에이브러햄 노턴을 모티프로 삼았다. 역사적 인물의 기상천외한 삶에 가상의 인물과 사건을 더해 혐오와 연대,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묻는다.
이날 시연에서 노턴은 차이나타운의 만두 가게를 '황제 공인 맛집'으로 정하는 등 엉뚱한 칙령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 선언에는 차별을 멈추고 노동자에게 밀린 임금을 지급하라는, 도시가 외면한 이들의 요구가 담겼다. 황제라는 허황된 이름을 빌려야 비로소 신문에 실리는 목소리들이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마제스티' 프로듀서 김수로가 30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언론시연회를 하고 있다. 2026.10.30.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30/NISI20261030_0021511873_web.jpg?rnd=20261030160557)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마제스티' 프로듀서 김수로가 30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언론시연회를 하고 있다. 2026.10.30. [email protected]
프로듀서이자 배우로 참여한 김수로는 이날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괴짜 한 사람이 주변을 바꾸는 이야기의 힘을 꼽았다. 그는 사회에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좋은 프로듀서의 역할이라는 생각을 밝혀왔다며, 관객들이 공연을 본 뒤 식사하거나 맥주 한 잔을 나누면서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설립 10주년에 선보이는 첫 대극장 작품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김수로는 여러 작품의 리딩에 참여하던 중 ‘마제스티’를 만났고, 이야기의 재미와 질문에 이끌려 성종완 연출과 무대화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작품 속 '다리'의 반대편에는 통제와 질서를 앞세우는 경관 오닐이 있다. 혼란에 빠진 도시를 지키려면 힘이 필요하다고 믿는 인물이다. 시민들의 두려움을 정치적 동력으로 삼는 오닐과, 타인의 고통 앞에 손을 내미는 노턴의 대립은 도시를 지탱하는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되묻는다.
오닐 역의 양승리는 인물이 자기 신념과 철학이 뚜렷한 사람이란 점에 주목했다. 그는 "각자가 정의라고 믿는 것들이 충돌할 때 이를 어떻게 풀어갈지 동료 배우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같은 역의 우재하는 "노턴과 아서가 전하는 메시지가 선명해지도록 오닐의 통제적인 면모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인물을 다듬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마제스티' 출연 배우들이 30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언론시연회를 하고 있다. 2026.10.30.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30/NISI20261030_0021511879_web.jpg?rnd=20261030160557)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마제스티' 출연 배우들이 30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언론시연회를 하고 있다. 2026.10.30. [email protected]
언론의 책임도 주요한 축이다. 신문사 교정원 마르타는 자극적인 헤드라인과 왜곡된 기사를 빨간 펜으로 바로잡는다. 도시가 생기기 전부터 그곳에 살았지만 '이민자'로 불리는 그는, 자신을 둘러싼 잘못된 기록부터 고치려 한다. 특종을 좇는 아서에게는 무엇을 세상에 전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질문한다.
'마르타' 역의 이정화는 혼자 외치던 인물이 다른 사람에게 함께해 달라고 요청하는 변화에 의미를 뒀다. 그는 도움을 청하는 일에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며,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곳으로 모이는 힘을 작품의 매력으로 꼽았다.
같은 역의 허윤슬도 "작은 한 걸음걸음들이 쌓여서 결국에는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이라며, "제약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마제스티' 출연 배우들이 30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언론시연회를 하고 있다. 2026.10.30.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30/NISI20261030_0021511881_web.jpg?rnd=20261030160557)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마제스티' 출연 배우들이 30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언론시연회를 하고 있다. 2026.10.30. [email protected]
노턴을 바라보는 아서의 시선 역시 달라진다. 웃음을 주는 기사로 자기 이름을 알리고 싶었던 청년은, 직접 목격한 행동과 기록에 적힌 과거 사이에서 갈등한다. 시연은 그가 무엇을 진실이라고 믿고 어떤 기사를 쓸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순간으로 이어졌다.
아서 역의 김우석은 "인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진심, 순수함, 열정을 중심에 뒀다"고 했다. 노턴을 기사거리로 이용하던 수습기자가 진실을 알리는 일의 의미를 깨닫는 과정을 사회 초년생의 성장담으로 바라봤다.
노턴 역의 박재윤은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건 손을 뻗는 것"이란 극 중 대사를 떠올리며 "손을 내미는 용기를 발휘하려면 때로는 바보가 돼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통해 그 마음이 관객에게 전해지길 바랐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마제스티' 프로듀서 김수로, 작가 김성연, 연출 성종완이 30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언론시연회를 마치고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10.30.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30/NISI20261030_0021511875_web.jpg?rnd=20261030160557)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마제스티' 프로듀서 김수로, 작가 김성연, 연출 성종완이 30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언론시연회를 마치고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10.30. [email protected]
이 작품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는 '2026 대형 뮤지컬 시범공연 지원' 선정작이다. 이번 트라이아웃을 통해 관객 반응과 무대적 가능성을 확인하고 대극장 본공연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김수로는 2028년 공연을 목표로 극장을 알아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해외 무대에도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김성연 작가가 작·작사를, 김은영 작곡가가 작곡·음악감독을 맡았으며 성종완 연출과 신선호 안무가가 참여했다.
공연은 내달 15일까지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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