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국이 대금 지급한 상당량의 요격미사일…헤그세스 승인 지연 주장
나토 "방공 장비 공급 계속"…우크라, 정치적 압박 의심
![[로턴=AP/뉴시스] 2023년 3월21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로턴 인근 포트실 육군기지 밖에 패트리엇 미사일 이동식 발사대가 전시돼 있다. 2023.03.21.](https://img1.newsis.com/2026/10/16/NISI20261016_0002265645_web.jpg?rnd=20261016155534)
[로턴=AP/뉴시스] 2023년 3월21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로턴 인근 포트실 육군기지 밖에 패트리엇 미사일 이동식 발사대가 전시돼 있다. 2023.03.21.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과 군 관계자들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동맹국들이 대금을 지급한 상당량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공급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19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 1명과 군 관계자 2명을 익명으로 취재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들은 안보상 민감한 문제라는 이유로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한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헤그세스 장관 책상 위에 패트리엇 미사일 계약서가 놓여 있다. 그는 서명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이 미사일 대금을 이미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고위 당국자는 승인을 기다리는 미사일이 "상당한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달에 얼마나 필요한지 정해진 양이 없어 한 달치 공급분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번 물량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수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키이우인디펜던트에 우크라이나 측 주장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일 일부 필수 물자의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며 미 국방부를 지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치적 차원에서 이뤄진 합의가 실무 단계에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미사일 공급 지연이 행정 절차상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결정일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 당국자는 "정치적인 이유로 서명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처음에는 미사일 조기경보였고, 이제는 이것이다.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는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확보하는 주요 경로 가운데 하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우크라이나 우선요구목록(PURL)' 프로그램이다. 동맹국들이 자금을 부담해 미국산 무기를 구매한 뒤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나토 관계자는 PURL을 통한 지원이 계속되고 있으며 방공 장비도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나토 관계자는 일부 물자 수송이 지연될 수는 있지만 정치적 이유 때문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이 매달 12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이와 별도로 미사일을 보유한 다른 국가와 접촉해 추가 물량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들이 공급 가능한 미사일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작전상 보안을 이유로 현재 보유한 요격미사일의 수량을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민간 기반시설을 겨냥해 거의 매일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하는 상황에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공급이 늦어지면 도시와 주요 기반시설을 방어하는 데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미국 정보에 의존하는 러시아 탄도미사일 조기경보 체계가 여러 차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도 겪었다. 미국 당국자들은 일부 장애의 원인으로 악천후를 들었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소프트웨어 오작동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 공유가 사흘 만에 재개됐다고 밝혔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군사용 위성통신 서비스인 스타실드와 스타링크에서도 장애와 이용 제한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 때문에 러시아의 제트엔진 공격 드론을 막는 요격 드론을 비롯해 무인기 작전에 큰 차질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갈등에는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문제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연료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비판해 왔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정유시설 공격 중단을 압박하면서 정보 공유와 PURL을 통한 무기 공급 중단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한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이 미국 국내 정치와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 관한 자신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어 선거를 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비난하는 기존 주장을 다시 꺼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 당국자는 19일 오전까지 미사일 공급 상황에 변화가 없었으며 헤그세스 장관의 승인도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워싱턴=AP/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2026년 9월11일 워싱턴 펜타곤에서 열린 9·11 테러 25주기 추모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9.11.](https://img1.newsis.com/2026/09/30/NISI20260930_0002251810_web.jpg?rnd=20260930112306)
[워싱턴=AP/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2026년 9월11일 워싱턴 펜타곤에서 열린 9·11 테러 25주기 추모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