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흐르는 등굣길…청림중 아침은 RAS로 시작

기사등록 2026/09/08 14: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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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부터 운동·독서·오케스트라…학생 선택 활동

방과 후엔 교실이 악기 수업장으로…타교생도 함께

[수원=뉴시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8일 경기 화성시 청림중학교 음악실에서 학생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2026.09.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8일 경기 화성시 청림중학교 음악실에서 학생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2026.09.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8일 오전 8시30분께 경기 화성시 청림중학교 음악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대표하는 익숙한 선율이 이른 아침 교실 안을 가득 채웠다.

바이올린과 첼로, 콘트라베이스 등 현악기에 플루트와 클라리넷, 트럼펫, 호른 등 관악기가 소리를 보탰다. 음악실 뒤편에는 베이스드럼과 심벌즈, 차임 등 타악기가 자리를 잡았다.

학생들은 지휘자를 중심으로 빼곡히 앉아 악보를 들여다봤다. 지휘자의 손이 올라가자 학생들의 시선도 일제히 앞쪽으로 향했다. 손끝이 움직이자 바이올린 활이 현 위를 오갔고 관악기의 소리가 그 위에 포개졌다. 이날 청림중 학생들이 합주한 곡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동명 타이틀곡이었다.

곡이 이어질수록 각기 다른 악기에서 나온 음색은 하나의 선율로 모였다. 베이스드럼 앞에 선 학생은 양손에 북채를 들고 악보와 지휘자를 번갈아 바라보다 자신의 순서에 맞춰 북을 울렸다. 현악기와 관악기 사이로 묵직한 타악기 소리가 더해졌다. 합주에 참여한 학생들은 연주하는 악기와 맡은 파트는 달랐지만 지휘자의 움직임에 맞춰 각자의 소리를 하나로 모았다.

음악실 밖 복도에는 청림중의 예술활동이 쌓아온 흔적이 보였다. '청림중학교 예술중점학교'라고 적힌 게시판에는 2019년 첫 '청림 콘서트'부터 해마다 열린 정기연주회와 각종 공연 포스터가 연도별로 부착돼 있었다. 학생들이 2019년부터 올해까지 각종 예술대회에서 받은 상장 10여개도 벽면을 채웠다.

학생들의 연주를 지켜보는 자리에는 안민석 경기도교육감도 함께했다. 안 교육감은 음악실 한쪽에 서서 학생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봤다. 그가 이른 아침 청림중을 찾은 것은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RAS 우수 실천학교'의 운영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안 교육감은 이 학교에서 수업 전 학생들이 참여하는 '오아시스 아침운동'과 학생 주도 스포츠클럽, 아침 독서, 학교 오케스트라 등의 운영 현장을 살펴봤다. 도교육청은 청림중처럼 독서(Reading)·예술(Arts)·스포츠(Sports)를 학교생활 속에 녹여낸 사례를 다른 학교에도 알리고 비슷한 활동이 도내 곳곳으로 퍼지도록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RAS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문·예·체 활동을 일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안민석표 교육정책이다. 정규 교육과정뿐 아니라 수업 전후 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에 따라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실제로 이날 청림중의 아침은 여느 학교의 등교 풍경과는 달랐다. 학생들은 오전 8시부터 학교에 나와 오전 8시50분 담임교사의 조례가 시작되기 전까지 운동과 독서, 음악 등 각자의 활동을 즐겼다. 운동장과 교내 체육공간에서 부드러운 공을 사용하는 연식야구를 비롯해 풋살, 탁구, 건강체력교실 등 각종 스포츠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도서관에서는 아침 독서 활동이 이어졌다. 청림중은 학생들의 독서를 끌어내기 위해 학급별 장기 독서 프로그램인 '독서 프리미어리그'도 운영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8일 경기 화성시 청림중학교 음악실에서 학생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2026.09.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8일 경기 화성시 청림중학교 음악실에서 학생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2026.09.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학생들은 학교가 제시한 도서 목록에서 책을 골라 독후감을 쓰거나 독서 퀴즈 등 월별 미션을 수행해 점수를 쌓고 이를 토대로 학기별 학급 순위를 가린다. 학기별로 1~3위 학급을 가려 1위 학급에는 간식비와 트로피, 상장을 준다. 2학기에는 16개 독서 미션을 빙고판에 담은 '북빙고'를 도입해 학생들이 게임하듯 책을 가까이하도록 했다.

1학년 정민영 군은 "1학기 때 오디오북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책을 읽은 뒤 선생님이 내준 퀴즈도 풀고 감상문도 썼다"며 "해보니 재미있어서 2학기에도 다시 신청해 계속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군처럼 아침 시간을 활용해 자신이 원하는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청림중에서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그 배경에는 과거 일률적으로 운영되던 '9시 등교' 방식의 변화가 자리한다.

학생들이 오전 8시부터 하나둘 학교에 나오면서 조례 전까지의 시간도 달라졌다. 누군가는 운동장으로 향하고 누군가는 도서관과 음악실을 찾는다. 수업을 기다리던 시간이 운동과 독서, 음악 등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선택하는 시간으로 바뀌면서 이 같은 아침 활동은 학생들의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학생들의 활동은 아침에만 그치지 않는다. 음악실과 같은 층에 있는 1학년 교실 출입문에는 '1-3' '1-4' 등 학급 표시 옆에 '플루트1' '바이올린3' 등의 이름표가 눈에 띄었다.

이런 이름표가 붙은 이유는 정규수업이 끝난 방과 후 평범한 교실이 학교 밖 학생들까지 함께하는 악기별 수업 공간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경기도교육청의 학교 간 공유수업이 시작되면 다른 학교 학생들도 청림중을 찾아 바이올린과 플루트 등 악기를 배운다.

오전 8시50분이 가까워지자 학교 곳곳에서 이어지던 아침 활동도 하나둘 마무리됐다.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던 학생들은 조례에 맞춰 각자의 교실로 향했다.

청림중의 RAS 활동은 학교 밖으로도 이어진다.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맑은숲 북카페'를 교내에서 운영하고 마을교육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과 연계해 독서문화 활동과 학생 자율동아리를 지원한다. 이런 협력을 바탕으로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로부터 '공정무역학교' 인증도 받았다.

안 교육감은 "청림중의 RAS 문예체교육 사례가 도내 곳곳으로 확산돼 지역별 RAS가 활성화되고 경기형 RAS 맵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교육은 교직원만의 몫이 아닌 만큼 학부모와의 소통 기회도 더욱 넓히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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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흐르는 등굣길…청림중 아침은 RAS로 시작

기사등록 2026/09/08 14:56:5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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