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제약사, 전략적 승계 이어져
![[서울=뉴시스] R&D 이미지 (사진=큐어버스 홈페이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4.10.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10/21/NISI20241021_0001681485_web.jpg?rnd=2024102110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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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황재희 이소헌 기자 = 국내 제약사 오너 일가의 지분 증여가 최근 1년 새 잇따르고 있다. 창업주 고령화와 세대교체라는 구조적 배경이 깔려 있지만, 증여 시점이 주가 저점 구간에 몰리면서 '절세 타이밍'을 겨냥한 전략적 승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일양약품, 삼일제약, 명인제약 등 상장 제약사 오너들이 최근 잇따라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했다. 대부분 주가가 상장 이후 또는 최근 1년 평균을 밑도는 시점에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세법상 상장주식은 증여일 전후 각 2개월, 총 4개월간의 종가 평균액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해당 기간의 평균 주가가 낮을수록 증여재산가액이 줄어 증여세 부담도 낮아지는 구조다. 여기에 증여받은 자산이 훗날 상속 시점까지 가치가 오르더라도 증여 당시 낮은 가액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저점 증여는 증여세와 상속세를 동시에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명인제약은 이행명 회장이 지난 5월 두 자녀 이선영·이자영씨에게 각각 4.32%(63만주), 2.26%(33만주)를, 명인다문화장학재단에 0.68%(10만주)를 증여했다. 증여가 이뤄진 5월8일 종가는 5만4400원으로, 지난해 10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당시 공모가 5만8000원을 밑돌았다.
일양약품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국면에서 증여가 이뤄졌다. 오너 3세인 정유석 대표가 부친 정도언 전 회장으로부터 주식 170만주를 증여받아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에 따라 정 전 회장 지분율은 21.34%에서 12.64%로 낮아지고, 정 대표는 4.14%에서 12.84%로 높아졌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도 주가 약세 국면에 증여를 진행했다.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회장은 지난해 12월 장남 강원호 대표에게 120만주를 증여한 데 이어 오는 8월 11~14일 80만주(발행주식의 5.03%)를 추가 증여할 예정이다. 증여가 마무리되면 강 회장 지분율은 10.58%로 낮아지고 강 대표는 18.12%가 된다. 이렇게 되면 최대주주가 창업주에서 2세로 바뀌며 승계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다.
삼진제약은 공동 창업주 양가가 나란히 증여에 나섰다. 조의환 전 회장은 장남 조규석 대표와 차남 조규형 부사장에게 지분을 넘겨 두 아들 지분율을 각각 3.19%에서 4.20%로 끌어올렸다. 최승주 전 회장도 세 자녀에게 증여하되 대표를 맡은 장녀 최지현 대표에게 물량 절반을 배분해 최씨 일가 개인 최대주주(3.54%)로 세웠다.
삼일제약 허강 명예회장은 가업 승계 일환으로 아들 허승범 회장에게 20만주(0.92%)를 증여하면서 허 회장 지분율이 9.15%까지 높아졌다.
이처럼 증여가 특정 시기에 몰린 데는 제약사들의 주가가 부진한 탓이 크다. 지난해 11월 제네릭(복제약) 및 특허만료 의약품 약가 인하 발표를 기점으로 제약사 주가는 줄곧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최근 제약바이오 투심이 얼어붙으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제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상속·증여세법상 동일인으로부터 10년 이내 받은 증여재산은 상속 시 합산 과세된다. 이에 창업주가 사후 상속에 임박해서 증여하기보다 사전 증여에 나서는 것이 세 부담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은 이 같은 방법을 통해 세금 부담은 낮추면서 승계 시점을 앞당기고 경영권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함께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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