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수리 맡기면 하세월…제조사 부품 공급 의무화해야"

기사등록 2026/06/29 15:30:01

소비자 69% "예상보다 수리 기간 지연"

렌터카·교통비 부담 증가…車보험 손해율도↑

[서울=뉴시스] 정비소 전경.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정비소 전경.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자동차 부품 공급망 문제로 수리 기간이 지연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렌터카와 교통비 등 실질적인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조사의 부품 공급을 의무화하고 수리 지연 시 과징금 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소비자단체 '소비자와함께'와 조사업체 '더 브레인'이 전국 자차 소유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동차 제조사 부품 공급 지연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3.7%가 수리 과정에서 겪는 불편 사항 가운데 '수리 지연'을 우선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이 같은 수리 지연 문제는 국산·수입차를 가리지 않고 보편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차량 수리 경험이 있는 응답자(806명) 가운데 68.9%가 '맡긴 수리가 예상 기간보다 지연되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국산차주(69.2%)와 수입차주(68.6%)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한 달 이상 장기 지연된 경우도 빈번하게 나타났다. 31일 이상 수리 지연을 경험한 국산차주는 20.0%, 수입차주는 22.8%로, 국산·수입차 모두 소비자 5명 중 1명은 장기 지연으로 인한 불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라고 해도 수리 지연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리 경험 중 3년 미만 차량 일지라도 67.6%가 수리 지연을 경험했다. 그 중 한 달 이상의 장기 지연도 23.7%가 경험했다.

자동차 수리가 지연되는 가장 결정적인 원인으로는 응답자의 61.6%가 '부품 공급 지연'을 선택했다. '정비 착수 지연(물량·예약 밀림 등)'은 21.5%, '정비 인력 부족'은 14.3%가 택했다.

수리 지연은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심리적·경제적 피해를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연 경험자들이 느낀 주된 피해(중복 응답)로는 '스트레스 및 불안(58.7%)'이 가장 높았다. 이어 '렌터카·대차 불편 또는 비용 부담(52.6%)', '교통비 증가(48.5%)', '출퇴근·통학 차질(44.0%)', '자동차 보험료 할증(38.0%)', '일정 취소·업무상 차질(38.0%)' 순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지연 경험자의 41.6%는 수리 지연으로 인한 추가 비용을 지불했다고 답했다. 추가 비용의 규모는 '5만원 이상~10만원 미만'이 23.8%, '10만원 이상~30만원 미만'이 22.9%였다. '30만 원 이상'의 고비용을 부담한 소비자도 18.2%에 달했다.

수리가 지연되는 과정에서 소비자에 대한 정보 전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리 지연 사유에 대해 '안내를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9.9%에 불과했고, 35.1%는 아무런 안내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같은 부정적 경험은 향후 차량 구매 시 브랜드 선택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연 경험자의 47.2%는 '향후 차량 구매 시 수리 지연 경험이 브랜드 및 차량 유형 선택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조사 대상자의 80.8%는 수리 지연 방지를 위해 법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수리 지연 감소를 위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는 '제조사의 부품 공급 의무 강화(법령 개정 포함)' 요구가 27.5%로 가장 높았다.

이어 '부품 공급 지연 시 과징금·벌칙 등 제재 강화'가 25.2%로 뒤를 이었다. '부품 지연 시 예상 입고일 안내 의무 부과'는 24.6%로, '당국의 관리 및 감독 강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22.7%로 조사됐다.

현재 운영 중인 부품 공급 의무 법·제도에 대해서 '잘 작동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26.5%에 불과했다. 긍정 평가가 낮은 이유로 '공급 기준이 불명확해서(28.0%)'와 '위반 시 제재가 약하거나 없어서(27.6%)'를 꼽았다.

이 같은 수리 지연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5개 대형 손해보험사의 올해 5월까지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 단순 평균치는 84.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포인트(p) 증했다.

통상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80%를 웃도는 손해율이 지난해 4월 이후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최병록 서원대학교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자동차 사후관리 제도 혁신을 위한 부품 공급 의무 강화 정책 토론회’에서 부품 공급 의무의 위반에 대한 형사법적, 행정법적 규제 및 수리 관련 통지의무 신설 등을 제언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박사는 "자동차부품 공급 지연은 소비자 불만 및 렌트카 등 직·간접적인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며 "자기부담금 제도를 악용한 수리서비스 수요 증가가 부품 재고와 수리 인력 부족의 공급측 요인과 결합해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용선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장은 "체계적인 부품공급 체계를 갖추고, 공급 지연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요청하는 등 관리감독 강화에 노력 중"이라며 "보다 합리적이고 균형 있는 제도 개선방안에 대해서 단계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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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수리 맡기면 하세월…제조사 부품 공급 의무화해야"

기사등록 2026/06/29 15:30:0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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