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경남교육감 "아이들 존중받고 교사들 교육주체로 서야"

기사등록 2026/06/15 06:00:00

퇴임 앞두고 12년간 '경남교육' 소회 밝혀

공교육 본질 추구…사람과 연대의 힘으로 버텨

'행복학교' 새 교육감 하에서도 유지 희망

교육격차 해소는 공정의 문제…지속되어야

[김해=뉴시스]김기진 기자=21일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위치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서거 17주기 추모를 하고 있다. (사진=경남교육청 제공) 2026.05.21.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김해=뉴시스]김기진 기자=21일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위치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서거 17주기 추모를 하고 있다. (사진=경남교육청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창원=뉴시스] 김기진 기자 = "경남의 아이들이 오늘보다 더 안전한 내일을 맞이할 수 있도록, 교육이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든든한 토대로 남을 수 있도록, 제 자리에서 끝까지 함께 하겠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임기중 마지막인 올해 신년 인터뷰에서 지난 12년간 교육감(3선 연임)직 수행 소회를 이같이 밝힌 바 있다.

당시 박 교육감은 "2025년 경남교육은 새 정부 출범이라는 큰 정치적 전환과 함께, 변화에 대한 기대와 부담이 교차한 한 해였다"며 "AI 대전환과 저출생에 따른 지역 소멸, 기후 위기라는 복합적 환경 변화 속에서도 경남교육은 흔들림 없이 학생 한 명 한 명의 성장과 배움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 왔다"고 말했다.

[창원=뉴시스]박종훈 교육감, 임기 마지막 경남교육정책관리자회의.(사진=경남교육청 제공) 2026.06.02.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창원=뉴시스]박종훈 교육감, 임기 마지막 경남교육정책관리자회의.(사진=경남교육청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박 교육감은 임기 끝날때 까지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로써 증명하는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 경남도내 지역교육청 업무협의회도 최근까지 모두 순회했다.  또 지난달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일(5월23일)에 맞추어 임기 중 마지막으로 노 전 대통령이 잠들어 있는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추모하기도 했다. 박 교육감은 오는 26일 경남교육청에서 퇴임식을 갖고 12년의 '경남교육 여정'을 마친다.

다음은 박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창원=뉴시스]박종훈 경남교육감.(사진=경남교육청 제공) 2026.06.02.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창원=뉴시스]박종훈 경남교육감.(사진=경남교육청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2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입시 경쟁과 사교육 팽창이라는 구조적 장벽이었다. 아이들이 저마다의 가능성을 잃고 줄 세우기 경쟁에 내몰리는 현실 속에서, 교육의 본질을 지켜내려는 노력은 언제나 무거운 과제였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학교폭력 문제, 교육의 범주를 벗어난 과도한 민원으로 인한 갈등은 교사의 교육적 권한을 심각하게 위축시켰다. 교사가 흔들리면 교실도, 아이들의 배움도 함께 흔들린다. 지난 12년은 굵직한 사회적 사건들이 교육의 근간을 뒤흔든 시기이기도 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사의 격랑 속에서 민주주의가 시민의 삶 속에서 어떻게 지켜져야 하는가를 가르쳐야 했고, 사회 전반에 번진 정치적 극단화와 혐오의 언어가 청소년들의 삶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교육의 힘으로 막아내야 했다. 그럼에도 그 지난한 위기들을 끝내 넘어설 수 있었던 바탕은 사람과 연대의 힘이었다. 무한 경쟁과 흔들리는 교권 속에서도 교실을 지켜 주신 선생님들, 혐오보다 공존을 배워 간 학생들, 교육의 방향을 믿고 함께해 주신 학부모와 도민 여러분이 계셨기에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었다"

[창원=뉴시스]13일 박종훈 교육감이 늘봄 밀양 다봄을 방문해 운영현황을 살피고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모습. (사진=경남교육청 제공) 2026.01.13.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창원=뉴시스]13일 박종훈 교육감이 늘봄 밀양 다봄을 방문해 운영현황을 살피고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모습. (사진=경남교육청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2년 교육감 임기, 어떤 성과를 남겼다고 생각하나.

"공교육의 본질에 집중하고, 미래교육의 토대를 다진 시간이었다. 교육은 개인의 성공을 위한 수단을 넘어, 사회 전체를 지탱하는 공공재다. 그 출발점은 공교육의 본질을 바로 세우는 것이었다. 학교가 입시와 경쟁을 넘어, 아이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책임지는 배움터가 되도록 하는 것, 이를 위해 수업혁신, 민주적 학교문화, 교육복지 확대로 어느 지역, 어떤 환경의 아이도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해 왔다. 동시에 미래교육의 토대를 놓는 일에도 힘써 왔다. 그 고민을 현실로 만든 것이 전국 최초 미래교육 플랫폼 '아이톡톡'이었다. 디지털 기술을 학생 맞춤형 배움과 교사의 수업혁신의 기반으로 삼고자 했다. 미래교육원과 진로교육원 설립 역시 같은 맥락이었다. 아이들이 급변하는 사회를 이해하고, 자기 삶의 방향을 주체적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배움의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창원=뉴시스]박종훈 경남교육감. (사진=경남교육청 제공) 2025.12.18.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창원=뉴시스]박종훈 경남교육감. (사진=경남교육청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퇴임 후에도 반드시 유지되길 바라는 정책이 있다면.

"'행복학교'다. 몇몇 학교를 새롭게 운영하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었습다. 학교를 바라보는 관점, 교육청이 일하는 방식, 교실 안의 수업 문화까지 함께 바꾸려는 경남교육 혁신의 출발점이었다. 그 핵심은 학교 안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있었다. 관행에 머물던 행정을 아이들의 배움과 학교 현장 중심으로 돌려놓고, 교사가 수업의 주체로 서며, 학생이 배움의 주인으로 참여하고,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교육의 동반자가 되는 학교를 만드는 일이었다. 아이들이 존중받고, 교사가 교육의 주체로 설 수 있는 학교문화만큼은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졌으면 한다"

[창원=뉴시스]14일 박종훈(가운데)경남교육감이 현판 제막식 후 '김복동평화도서관'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사진=경남교육청 제공) 2025.08.14.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창원=뉴시스]14일 박종훈(가운데)경남교육감이 현판 제막식 후 '김복동평화도서관'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사진=경남교육청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교사들이 ‘행정업무 부담’을 많이 호소하는데, 개선이 충분했다고 보나.

"교사들의 행정업무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현장의 목소리, 무겁게 듣고 있다. 지난 12년 동안 학교업무 적정화, 행정업무 경감, 교육지원청의 학교 지원 기능 강화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그러나 하나를 덜어내면 새로운 업무가 다시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되었고, 현장의 체감은 정책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했다. 이제는 단순히 업무를 줄이겠다는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교사가 반드시 해야 할 일과 교육청·지자체·전문기관이 나누어 맡아야 할 일, 그 역할의 경계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

[밀양=뉴시스] 안병구 경남 밀양시장이 2일 밀양시 교동에서 열린 경남진로교육원 개원식에 참석해 박종훈(왼쪽) 경남도교육감과 진로교육원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밀양시 제공) 2025.04.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밀양=뉴시스] 안병구 경남 밀양시장이 2일 밀양시 교동에서 열린 경남진로교육원 개원식에 참석해 박종훈(왼쪽) 경남도교육감과 진로교육원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밀양시 제공) 2025.04.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다음 교육감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가장 무겁게 남는 과제는 교육격차다. 격차란 시험 점수의 차이가 아니다. 아이가 태어난 가정의 환경, 자란 지역의 여건,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의 범위, 그 모든 것이 삶의 출발선 자체를 다르게 만들고 있다. 같은 교실에 앉아 있어도, 아이들은 이미 서로 다른 곳에서 출발하고 있다. 교육격차 해소는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공정의 문제다. 출발선을 바로 세우지 않고서는 어떤 교육개혁도 반쪽에 머물 수밖에 없다. 아무리 훌륭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미래형 수업을 도입하더라도, 그 혜택이 특정 계층과 지역에 편중된다면 교육의 공공성은 공허한 구호에 그치고 만다. 차기 교육감께서는 이 문제를 교육 아젠다의 중심에 굳건히 세워 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 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을 끌어내는 일, 학교 밖 환경까지 아우르는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는 일, 그것이 다음 시대 경남교육이 짊어져야 할 가장 무겁고도 가장 값진 소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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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경남교육감 "아이들 존중받고 교사들 교육주체로 서야"

기사등록 2026/06/15 06: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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