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李, EU에 철강 무관세 쿼터 우호적 고려 강력요청…좋은 결과 기대"

기사등록 2026/06/11 17:35:34

"EU, 韓요청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답해…철강 쿼터 상당한 진전"

"한-EU FTA 상호 이익 훼손되지 않도록 이해관계 조정 요청"

"FTA 체결국 동등 처우 강조…CBAM검증에 '韓기관 포함' 요청도"

[로마=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11일(현지 시간) 로마 프레스센터 내 중앙기자실에서 한-EU 경제 협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6.11. photocdj@newsis.com
[로마=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11일(현지 시간) 로마 프레스센터 내 중앙기자실에서 한-EU 경제 협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6.11. [email protected]

[브뤼셀·서울=뉴시스]조재완 김지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EU(유럽연합)에 한국의 철강 무관세 쿼터 최대 확보를 위해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국이자 전략적 파트너인 한국에 대한 우호적 고려를 강력히 요청했다. EU는 우리 요청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 EU 정상들과 회담을 갖고 이같이 논의했다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1일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이 EU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철강 무관세 쿼터 최대 확보를 위해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국이자 전략적 파트너인 한국에 대한 우호적 고려를 강력히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주요국들이 수입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EU는 내달부터 철강 관세를 50%로 인상하되 일정 물량에만 무관세를 허용하는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EU의 전체 무관세 수입 물량이 기존보다 약 46% 축소되면서 주요 철강 수출국 간의 경쟁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이 한-EU 정상회담에서 철강 문제가 양국 관계에 갖는 중요성을 설명하고, 한국 기업들이 불합리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최선의 배려와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특히 동조치가 철강 산업뿐 아니라 양국 간 산업 협력, 공급망 안정, 투자 및 고용의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며, 한-EU FTA를 통해 구축된 호혜적 경제협력관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걸맞는 결과가 도출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한-EU FTA에 따른 상호 이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철강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 이해관계를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이에 대해 EU 측은 한국은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이자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 국가이므로 한국 측의 요청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답했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김 실장은 "양국 정상의 지침에 따라 우리 통상교섭본부장과 EU통상집행위원 간 한국 철강 쿼터 물량에 대해 집중적인 협상을 진행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으며, 아직 공개하지는 못하지만 여타국 대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실장은 "이번 협상은 단순히 철강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철강 산업은 국가 경제의 중추이자, 반드시 지켜내야 할 핵심 기간 산업"이라며 "우리 철강 업계는 글로벌 공급 과잉과 보호 무역주의 확산이라는 전례 없는 거센 파도 속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어 "철강산업 경쟁력 유지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제조업 기반과 공급망 안정, 국가 산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핵심 과제"라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정부는 EU에 새로운 철강 수입 제도가 우리 철강 업계의 대EU 수출과 현지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우리 기업들이 FTA 체결국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고 안정적인 시장 접근 기회를 유지할 수 있도록 협상 초기부터 총력 대응해 왔다"며 "이번 한-EU 정상회담은 최고위급에서 동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로마=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11일(현지 시간) 로마 프레스센터 내 중앙기자실에서 한-EU 경제 협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6.11. photocdj@newsis.com
[로마=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11일(현지 시간) 로마 프레스센터 내 중앙기자실에서 한-EU 경제 협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6.11. [email protected]

철강 쿼터 외에도 반도체와 방위산업 등 다양한 경제 통상 분야 논의가 이번 회담에서 진행됐다.

김 실장은 "EU와 한국 반도체 산업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라며 "양 정상은 한국은 제조업에 특화돼잇고 유럽은 장비 R&D(연구개발)에 강점이 있으므로 반도체 공동 연구를 긴밀히 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했다. 아울러 EU가 세계 최대 과학 기술 협력 네트워크인 '호라이즌 유럽'에 지난해 한국이 참여한 이후 성과가 확대되고 있는 점을 환영하며 긴밀한 협력하자고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방위 산업 분야의 협력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김 실장은 "EU는 한국이 고품질의 제품을 신속히 생산하는 것을 매우 혁신적이라고 평가했다"라며 "이어 한국을 대체 불가 국가로 표현하며 유럽 방위산업 발전에 한국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논의도 이뤄졌다. 김 실장은 "양정상은 WTO(세계무역기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일부 국가들이 공급망을 무기화하는 등 글로벌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고, 다자주의가 위기 상황이라는 것에 동의했다"며 "EU는 단일 강대국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유사 입장국들 간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나라와 협력 확대 의사를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EU는 한국과 이미 FTA를 체결했기 때문에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대체 프레임워크 설정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시행을 앞둔 EU의 산업 가속화 법과 관련해 일부 규정의 불명확성에 대한 한국 산업계의 우려를 전달했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은 한국이 FTA 체결국으로서 EU와 같은 처우를 받기로 한 만큼 반드시 같은 처우를 받게 해달라고 강조했다"라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검증하는 기관에 한국 기관도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하는 등 우리 산업계의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AI(인공지능) 분야와 관련해선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이 AI가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이지만 혜택이 일부 계층과 기업에만 집중될 경우 기존의 경제 사회적 격차가 더욱 심화시킬 수 있음을 지적했다"라며 "이에 한국 정부는 접근성과 포용성을 중시하는 '모두의 AI'를 핵심 정책 목표로 삼아 전 국민 무료 AI 서비스 제공, 글로벌 AI 허브 조성 등 사업을 추진 중임을 소개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EU는 4억5000만명 소비자를 가진 거대 시장이자 환경, AI, 개인정보보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표준을 선도하는 지역"이라며 "한국에게 EU는 시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우리의 경제적 선택지를 넓히고 국제 질서의 변동성을 대응할 수 있게 하는 전략적 자산"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과 EU는 자유무역규범 기반의 국제질서와 민주주의, 법치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핵심 파트너로서 이제는 전통적인 무역 투자 확대를 기반으로 공급망 안정화, 첨단기술, 탄소중립, 경제안보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고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 합의한 한-EU 최상위급 경제 협력 채널인 경쟁력 파트너십과 이를 구체적으로 이행해 나가기 위한 한-EU 고위급 경제 대화 출범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양 정상급에서 동 채널 신속히 구상해 구체화하기로 한만큼 새 국제 질서에 한국과 EU가 공동대응해 나갈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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