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최우선' 내수 띄우고 가격 눌렀다[李정부 1년]

기사등록 2026/06/03 06:07:07

최종수정 2026/06/03 06:20:16

백화점·편의점 등 유통채널 실적 호조

담합 적발 통해 가격 인하 끌어내기도

물가 상승 요인 누적…정부 '안정' 강조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번 일정은 최근 일부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장바구니 물가 등 체감경기가 여전히 어렵다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기 위해 마련됐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6.02.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번 일정은 최근 일부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장바구니 물가 등 체감경기가 여전히 어렵다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기 위해 마련됐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6.02.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이재명 정부는 1년 동안 '먹고 사는 문제' 해결에 힘썼다. '민생 회복'과 '내수 활성화'를 정책 기조로 내세우며 유통·플랫폼 업계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기대감은 실적으로 확인됐다.

다만, 중동 전쟁 여파는 변수로 작용했다. 업계는 원자재 수급 불안에 따른 가격 인상 압력과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 사이에 끼어 버티기를 이어가고 있다.

3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백화점 3사는 나란히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8723억원, 신세계백화점 7409억원, 현대백화점은 6325억원 등이다.

편의점 3사의 실적도 잘 나왔다. GS25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8% 늘어난 213억원을 기록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영업이익은 3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6% 늘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도 영업손실이 대폭 개선됐다고 한다.

'K' 열풍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매출에 영향을 줬다.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의 올해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이 나란히 올랐으며, 화장품 ODM 업체들도 호실적을 받았다. 한국 관광 필수 코스가 된 올리브영과 다이소, 무신사도 매출 기록을 일제히 다시 썼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래관광객 수는 역대 최다인 1894만명이다.

[서울=뉴시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전경(왼쪽),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본점(오른쪽) (사진=각사 제공) 2026.05.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전경(왼쪽),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본점(오른쪽) (사진=각사 제공) 2026.05.17. [email protected]

소비 진작을 위해 지난해와 올해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고유가 피해지원금도 소비 심리 회복에 도움을 줬다.

담합 적발을 통해 가격 인하를 끌어내기도 했다. 설탕, 밀가루, 전분당 등 원재료 가격 하락에 업계들도 정부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해 아이스크림, 빵,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을 내렸다.

티메프 미정산 사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에서 학습한 이재명 정부는 제도 개선안 도출을 위해서도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쿠팡 등 플랫폼 업계와 관련해서는 플랫폼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의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장기간 판매 대금을 정산받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정산 주기 단축 등에 대한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이다. 정부 주도하에 배달앱 상생협의체가 꾸려져 수수료 부담 완화 등도 이야기 중이다.

장밋빛 그림만 그려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수직 하락하며 99.2를 기록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난 2024년 12월 이후 최대 감소폭(7.8포인트)을 기록했으며, 100을 밑돈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이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중동 사태 여파로 플라스틱과 비닐 등 포장재 원료인 나프타 수급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지난 4월 15일 서울 중구 방산시장에 플라스틱 용기 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6.04.15.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중동 사태 여파로 플라스틱과 비닐 등 포장재 원료인 나프타 수급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지난 4월 15일 서울 중구 방산시장에 플라스틱 용기 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6.04.15. [email protected]


고유가, 고환율 등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을 업계가 나눠 가지고 있는 상황 속 강조되는 '물가 안정' 기조는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4월 생산자물가는 IMF 외환위기 시기였던 1998년 2월 이후 28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인 2.5% 올랐는데, 물가 안정 기조에 눌려 제품 가격 인상은 이를 온전히 담지 못하는 식이다. 이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기업의 투자 여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연일 물가 안정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 이야기를 꺼내기 어렵다"며 "업체들이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 차가 선명한 규제와 관련해서는 속도보다는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 허용이나 야간 배송 근로시간 48시간 제한 등 논의의 경우 여러 부작용이 이야기되는 만큼 균형 잡힌 정책 운영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는 출범 이래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거나 기존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해당 업계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거나 부작용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아쉬웠던 측면이 있는데 대통령 취임 1년을 기점으로 보다 깊은 소통을 통해 규제가 논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0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밀가루가 진열되어 있다. 2026.05.2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0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밀가루가 진열되어 있다. 2026.05.20.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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