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양수도' 명문화…부산 중심 남부 해양수도권 집중 육성
해수부 부산 이전·해운기업 유치…싱가포르형 집적화 벤치마킹
북극항로 선점 韓·中·日 경쟁 치열…정치·외교적 불확실성 여전
![[부산=뉴시스] 고범준 기자 =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이 27일 부산 영도구에서 열린 제31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청년과 지역에 힘이 되는 해양수도권' 대국민 보고를 하고 있다. 2026.05.27.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27/NISI20260527_0021297982_web.jpg?rnd=20260527103112)
[부산=뉴시스] 고범준 기자 =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이 27일 부산 영도구에서 열린 제31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청년과 지역에 힘이 되는 해양수도권' 대국민 보고를 하고 있다. 2026.05.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강국' 건설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국정과제의 핵심은 부산을 중심으로 한 해양수도권 조성이다. 이는 국토 공간 대전환 계획인 ‘5극3특’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미래 세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바다에서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해양수산 정책의 축인 북극항로 개척과 해양수도권 조성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회를 통과한 '부산 해양수도 이전기관 지원 특별법'에 '부산은 해양수도'라는 문구가 처음 명문화됐다. 2000년 선언 이후 좌초를 거듭하던 법제화가 25년 만에 이뤄지며 부산의 해양수도 지위가 국가 차원에서 공식화됐다. 이전 기관·기업 지원과 이주 직원 주거 지원 등을 통해 해양 행정·산업 집적 기반을 구축하는 게 골자다.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부산 영도구에서 열린 제31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부산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해양 수도로, 동남권을 남부 해양수도권으로 육성해 국가균형발전을 반드시 완성할 것"이라며 "남부 해양수도권을 육성하는 것은 단순히 특정 지역 개발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인 동시에 해양 강국의 비전을 일자리와 지역 활력으로 직결시키는 균형성장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해수부는 해양수도권 기반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해양수도권 육성을 위한 핵심 과제로 추진된 부산 이전을 완료했다. 해수부는 859명의 직원과 함께 부산 이전을 마쳤다.
해수부는 부산을 행정·사법·경제·금융 기능이 집적된 '국제 해양금융 비즈니스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해양수도 부산을 중심으로 부산·울산·경남을 1시간 내외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해양수도권 구상이 추진된다. 이와 함께 경북 포항에서 부·울·경을 거쳐 전남 여수·광양으로 이어지는 북극항로 경제권역 조성 방안도 제시됐다. 아울러 전남과 제주를 아우르는 남부 해양레저 관광권 육성 전략도 포함됐다.
해운기업의 부산 이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H라인해운과 SK해운은 지난해 12월 본사의 부산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또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도 올해 상반기 중 부산 이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HMM 노사는 지난 4월 본사 이전 관련 합의서에 서명했고, 회사는 이달 임시 주주총회에서 본점 소재지를 부산으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해양수도권 기반 조성을 위한 제도 정비도 추진 중이다. 지난 2월에는 부산에 '해사국제상사법원'을 설치하기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이 국회를 통과했다. 법원은 2028년 3월 개원 예정이다. 또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함께 '동남권투자공사'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글로벌 기업 본사와 지역본부, 선박금융, 해사법률 산업을 유치·집적해 국제 해사산업 중심지로 도약한 것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행정(공공기관·국제기구), 사법(해사법원·중재기관·법무법인), 경제(국내외 해운·물류기업 본사 및 지역본부), 금융(정책·민간 금융기관) 기능을 유치·집적화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뉴시스] 부산항 신항 전경(7부두 상공에서 바라본 컷). (사진=BPA 제공) 2026.03.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03/NISI20260303_0002074573_web.jpg?rnd=20260303154931)
[부산=뉴시스] 부산항 신항 전경(7부두 상공에서 바라본 컷). (사진=BPA 제공) 2026.03.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해수부는 북극항로 주도권 확보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해수부는 오는 9월 첫 시범운항을 시작으로, 2030년 정기운항 개설이 목표다. 한국은 부산을, 중국은 상하이와 다롄을, 일본은 홋카이도 토마코마이항을 각각 거점으로 내세우며 북극항로 선점을 위한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현재 '북극항로추진본부'가 출범해 북극항로 진출과 해양수도권 조성을 위한 범부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 중이다. 북극항로는 유럽 기준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북동항로(NSR), 아시아와 미국 서부를 잇는 북서항로(NWP), 북극해를 횡단하는 북극점 횡단항로(TSR)로 구분된다. 통상 북극항로는 상업 운항이 가능한 북동항로를 의미한다. 북서항로는 운항 경험이 부족하고, 북극점횡단항로(TSR)는 두꺼운 빙하로 인해 상업 운항이 이르다는 평가다.
부산항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수에즈운하를 경유할 경우 약 2만2000㎞를 항해해야 하지만,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약 1만5000㎞로 항로가 30% 이상 단축된다. 부산에서 북극항로를 활용할 경우 기존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남방항로 대비 운항 거리와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이에 따라 물류비 절감 효과는 물론 수출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극항로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여전해 상업화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은 '빙상 실크로드'를 앞세워 쇄빙선 건조와 북극 인프라 투자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일본 역시 북극과의 지리적 근접성을 활용해 환적 물동량 선점을 노리고 관련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또 지정학적 리스크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항로 대부분이 러시아 해역을 통과하는 구조적 특성상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속된 서방의 대러 제재는 항로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경제성이 확보되더라도 정치·외교적 상황에 따라 항로 이용이 제한될 수 있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해수부는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을 통해 2040년에는 지역내총생산(GRDP) 5200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GRDP 성장률 목표치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3%, 2031~2035년까지 4%, 2036~2040년까지 5%를 제시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은 바다에 있다"며 "남부 해양수도권의 성공은 5극3특 국토공간 대전환 계획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수부는 글로벌 물류·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해양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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