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C4 폭약이라고?"…호주 공항서 '제모기·핫초코' 때문에 대피 소동

기사등록 2026/05/24 15:43:24

[서울=뉴시스] 호주 멜버른 아발론 공항에서 레이저 제모기와 핫초코 통을 폭발물로 오인해 항공편이 지연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유토이미지) 2026.05.2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호주 멜버른 아발론 공항에서 레이저 제모기와 핫초코 통을 폭발물로 오인해 항공편이 지연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유토이미지) 2026.05.2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호주의 한 공항에서 승객 가방에 든 가정용 레이저 제모기와 핫초코 통을 폭발물로 오인해 터미널 승객들이 대피하고 항공기가 무더기 결항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21일(현지 시간)호주 ABC 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쯤 멜버른 아발론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폭발물로 의심되는 수상한 물품이 엑스레이에 포착됐다.

공항 측은 즉각 비상 경보를 발령하고 국내선 터미널에 있던 승객들을 건물 밖으로 전부 대피시켰다. 빅토리아주 경찰 폭발물 처리반(BRU)이 긴급 출동하고 폭발물 제거 로봇까지 투입됐다. 터미널이 4시간 동안 전면 통제되면서 브리즈번과 시드니행 항공편이 줄줄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등 혼잡이 빚어졌다.

하지만 폭발물 처리반의 조사 결과, 소동을 부른 물질의 실체는 황당하게도 가정용 레이저 제모기와 가루가 담긴 핫초코 통으로 밝혀졌다.

현지 경찰은 가방 주인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닉 우에베르강 빅토리아 경감은 "가방 주인이 초반에 수사관들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고 가방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며 "조금만 더 일찍 협조했다면 소동이 훨씬 빨리 끝났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반면 4시간 동안 경찰에 구금됐다 무혐의로 풀려난 가방 주인 샘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샘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경찰은 내 핫초코 통을 보며 군사 기밀급 플라스틱 폭약인 C4처럼 보인다고 주장했고, 나를 순찰차 안에 4시간이나 가둬두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폭탄이 아니라는 걸 알고 나선 이번엔 불법 마약 아니냐며 성분 테스트를 진행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현장 경찰관이 욕설을 섞어가며 고압적으로 대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승객 안전을 위해 경계 태세를 취한 공항의 대응 자체는 이해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 안전한 편이 낫다"며 "모두에게 끔찍한 하루였다"고 덧붙였다.

공항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대응은 보안 프로세스가 철저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승객과 직원의 안전이 항상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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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C4 폭약이라고?"…호주 공항서 '제모기·핫초코' 때문에 대피 소동

기사등록 2026/05/24 15:43:2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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