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AP/뉴시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가운데)이 22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유럽연합(EU)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왼쪽),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과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6.05.23](https://img1.newsis.com/2026/05/23/NISI20260523_0001277385_web.jpg?rnd=20260523061849)
[멕시코시티=AP/뉴시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가운데)이 22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유럽연합(EU)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왼쪽),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과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6.05.23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유럽연합(EU)과 멕시코가 22일(현지시간) 농산물을 포함한 사실상 전 품목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새로운 무역협정에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고율 관세 정책을 앞세워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EU와 멕시코는 대미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과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려는 전략에 따라 손을 잡았다.
AP와 AFP 통신, 마켓워치에 따르면 EU와 멕시코는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새로운 무역협정을 공식 체결했다.
이번 협정은 2000년 시행한 기존 EU·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을 대폭 확대·개편했으며 양측 의회의 비준 절차를 거쳐 발효한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현대화된 글로벌 협정을 통해 현재의 도전에 더 잘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협정은 진정한 지정학적 선언”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협정이 세계를 향한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다”며 “무역 확대를 통해 양 지역 모두에서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관세는 철폐된다. 협정이 양측에 막대한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약 산업과 농업, 기술 개발, 전기차 분야 협력 확대 가능성을 거론했다.
새 협정은 종전 협정보다 적용 범위를 크게 넓혔다. 2000년 협정은 자동차와 기계류 등 공산품 중심이지만 새 협정에는 서비스와 정부 조달, 디지털 무역, 투자, 농축산물과 식품 분야까지 포함됐다.
특히 양측은 그동안 ‘성역’으로 간주해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한 농산물과 식품 관세를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EU산 치즈와 돼지고기에 최대 45%이던 관세가 협정 발효 후 7~10년 안에 철폐된다. 가금류 제품에 부과한 최대 100% 관세도 같은 기간 안에 폐지된다.
멕시코의 EU 수출 품목 가운데서는 육류와 베리류, 아보카도 관세가 없어진다. 또 테킬라와 메스칼 등 멕시코산 증류주에 대한 지리적 표시(GI) 보호도 강화된다. 이로 인해 EU 시장 내 해당 모조품 유통이 차단될 전망이다.
EU와 멕시코 간 교역 규모는 근래 들어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2025년 상품 교역액은 900억 유로(약 158조5630억원)에 달했다. EU의 2024년 멕시코 농산물·식품 수출 규모는 27억 유로로 중남미 지역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양측은 협정에 통관 절차 간소화와 투자재판소 설립, 조직범죄 대응 협력 방침도 담았다.
코스타 상임의장은 “EU와 멕시코는 친구”라며 “다자주의와 국제법 존중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양측이 급속히 밀착하는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이 자리잡고 있다. EU는 2025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이른바 ‘해방의 날 관세’로 대규모 추가 관세 부과 대상이 됐다.
이에 EU도 보복 조치를 준비했으나 이후 협상을 위해 일단 보류했다. 양측은 지난해 7월 일부 관세 휴전에 합의했지만 미국의 EU산 제품 관세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역시 멕시코는 자동차와 철강, 알루미늄 수출 분야에서 미국의 고율 관세 압박을 받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래 양국 무역 관계는 계속 불안정한 상태다.
멕시코는 자동차 수출의 80% 정도를 미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개정 협상이 불리하게 전개될 경우 멕시코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현행 협정을 그대로 연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미국과 멕시코는 오는 27일부터 USMCA 재검토를 위한 양자 협상에 들어간다.
EU는 에너지 분야에서 미국 의존 심화 문제를 안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비중은 급증했다.
2021년 30% 미만이던 미국산 LNG 도입량은 2025년 60%에 육박하고 2030년에는 80%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멕시코 경제부는 협정 체결로 EU에 수출이 현재 연간 240억 달러(36조4560억원)에서 2030년에는 360억 달러 수준으로 늘어난다고 기대했다. EU의 멕시코 상품 수출 규모는 연간 650억 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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