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격전지]"뭐라해도 다시 한번" vs "이젠 바꿔야죠"…신안군수

기사등록 2026/05/22 08:43:26

최종수정 2026/05/22 08:52:24

민주당 박우량·혁신당 김태성·무소속 고봉기 3파전

"검증된 능력" "장기집권 피로감" "청렴이 첫 자질"

지역마다 뚜렷한 후보 선호도·가짜뉴스 등 변수될 듯

[신안=뉴시스]박상수 기자 = 21일 오후 전남 신안군 압해읍 구 압해농협 앞에서 박우량 더불어민주당 신안군수 후보 출정식이 열리고 있다. 2026.06.21. parkss@newsis.com
[신안=뉴시스]박상수 기자 = 21일 오후 전남 신안군 압해읍 구 압해농협 앞에서 박우량 더불어민주당 신안군수 후보 출정식이 열리고 있다. 2026.06.21. [email protected]

[신안=뉴시스] 박상수 기자 = "햇빛·바람연금, 기본소득 등 신안군이 얼마나 달라졌소. 뭐라해도 박우량의 공이 크니 다시 한번 몰아줘야죠." "너무 오래한 것 아니요. 벌써 몇 번째요. 이젠 바꿔야지요."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수 선거는 그동안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승리했다. 재보궐을 포함해 9차례 실시된 군수선거에서 4차례 민주당계, 5차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제3당을 허용하지 않았으며, 당선된 무소속 후보들 모두 사실상 민주당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천 과정의 불만 등을 이유로 무소속으로 출마한 고길호 전 군수가 2회, 박우량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회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민선 출범 이후 전국에서 처음으로 기초단체장 5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박우량 후보와 조국혁신당 김태성 후보, 무소속 고봉기 후보 등 3파전으로 전개된다.

당초 민주당 박 후보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으나 조국혁신당 김 후보의 도전이 만만치 않아 섣불리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4년전 제8회 지방선거에서 출마해 30.81%의 득표율을 기록한 무소속 고봉기 후보의 선전도 관심사다.

6·3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21일 신안군청 소재지인 압해읍에서는 선거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목포에서 압해대교를 거쳐 압해읍으로 들어가는 초입에는 지방선거 후보들의 홍보 현수막으로 가득했다.

이날 압해읍 중심가인 버스터미널 인근에서는 민주당 박우량 후보와 조국혁신당 김태성 후보의 대규모 출정식이 열렸다.

출정식이 열리기 전부터 행사장 인근은 양 당 유세차량과 선거운동원, 무소속 후보들까지 몰리면서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선거운동원들은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고, 일부 차량 운전자들은 문을 열고 웃으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버스대합실에서 만난 한 주민은 "오랜만에 압해읍이 사람 사는 곳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선거철은 철인가 보다"고 한가하던 며칠 전과 달라진 읍내 분위기를 전했다.
[신안=뉴시스]박상수 기자 = 21일 오전 전남 신안군 압해읍 버스터미널 앞에서 김태성 조국혁신당 신안군수 후보 출정식이 열리고 있다. 2026.06.21. parkss@newsis.com
[신안=뉴시스]박상수 기자 = 21일 오전 전남 신안군 압해읍 버스터미널 앞에서 김태성 조국혁신당 신안군수 후보 출정식이 열리고 있다. 2026.06.21. [email protected]

민주당과 혁신당 후보의 출정식은 선거 초반 기선을 잡기 위한 양 측의 세 싸움이 치열했다.

민주당 박 후보 출정식에는 박지원·서삼석·신정훈·김원이 국회의원을 비롯해 강운태 전 광주시장과 천정배 전 장관, 강성휘 목포시장 후보, 김산 무안군수 후보, 광역·기초의원 후보 등이 총출동했다.

박 후보는 "그동안 1004섬 브랜드와 퍼플섬, 햇빛·바람연금, 여객선 공영제 등 누구도 가 보지 않은 길을 걸어왔고 또 걸어가려 한다"면서 “검증된 행정 경험과 추진력으로 신안 발전의 절호의 기회를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열린 조국혁신당 김태성 후보 출정식은 신장식 국회의원과 단일화에 참여한 고길호·최제순 전 후보, 지방의원 후보, 지지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간간히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에서도 지지자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환호를 이어갔다.

김 후보는 "새로운 신안 건설의 첫발을 압해에서 내딛는다"면서 "잃어버린 신안 민주주의 20년을 되찾고, 청렴한 군수와 당당한 군민, 모든 군민과 함께 하는 군정 실천"을 약속했다.

행사장을 찾은 주민들은 양 후보에 대한 나름의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박우량 후보를 지지한다"는 안좌면 주민 김모(55·여)씨는 지지 이유로 '약속과 소통능력'을 꼽았다.

김씨는 "한번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고,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 주민들과 소통할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박 후보를 평했다. "일부에서 너무 오래한다는 말을 듣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게 경륜이고, 검증된 행정의 능력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김 후보 지지자는 박 후보의 장기집권에 대한 피로감과 새로운 인물에 대한 바람을 내비췄다.

"김 후보와 고향이 같다"는 김모(76)씨는 "무엇 때문에 김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물음에 "청렴 결백하고, 오랜 군 생활 동안 국민을 위해 살아와 신안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신안=뉴시스]고봉기 무소속 신안군수 후보가 21일 전남 신안군 압해읍에서 선거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봉기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2026.05.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신안=뉴시스]고봉기 무소속 신안군수 후보가 21일 전남 신안군 압해읍에서 선거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봉기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2026.05.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민주당 박 군수가 장기 집권해 이제는 능력있는 새로운 인재가 신안을 이끌었으면 한다"면서 "고향이 같다고 덕 볼 생각없다. 측근 챙기지 말고 공정한 군정을 운영했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 당 후보와 달리 무소속 고봉기 후보는 현재 살고 있는 압해읍 분매리에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선거를 시작했다. 이날 하루 종일 압해읍 곳곳을 찾아 주민들을 직접 만나며 현장 중심의 유세 일정을 이어갔다.

고 후보는 "신안군수의 첫번째 자격은 비리를 저지르지 않고 청렴해야 한다"면서 "2명의 상대후보 모두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어 또다시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면 신안경제는 망치게 될 것"이라고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6월3일까지 13일간의 선거전에 본격 돌입했으나 상당수 주민들은 지지 후보에 대한 말을 아꼈다. 

압해읍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선거 분위기를 묻자 "(주민들이)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좁은 지역이다 보니 모두 아는 사이라 선뜻 속내를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후보를 결정했냐"는 질문에는 웃고 넘어간다.

80대라고만 밝힌 인근 주민 역시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다"면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이 군수가 됐으면 하냐"는 물음에는 "지역의 특성상 나이먹은 사람이 많다. 고령층에 맞는 정책을 펼칠 수 있는 후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안군은 14개 읍면으로 구성됐다. 행정·생활구역은 크게 섬 단위로 이뤄진다. 주민들은 암태·자은 등은 가운데섬, 임자·증도·지도 등은 윗섬, 흑산·비금·도초 등은 아랫섬이라 부른다. 후보 고향이냐 아니냐에 따라 지지세가 차이를 보인다.

한 정당 관계자는 22일 "신안은 섬으로 이뤄져 때로는 특정지역에서 몰표가 나오는 등 후보 선호도 차이가 뚜렷하다"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에서의 득표력과 지속되고 있는 군정잡음, 가짜뉴스 등이 당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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