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구호선단 활동가 학대에 美·유럽 일제 규탄

기사등록 2026/05/21 10:58:49

이스라엘, 외교 문제 비화에 총리·외무장관 나서 진화 시도

조롱 영상 올린 장관·시찰 승인 교도소, '잘못 없다' 버티기

[서울=뉴시스]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이 나포한 활동가를 구금하고 있는 아스돗 항구를 찾아가 이들을 조롱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 벤그비르 장관 엑스 갈무리) 2026.06.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이 나포한 활동가를 구금하고 있는 아스돗 항구를 찾아가 이들을 조롱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 벤그비르 장관 엑스 갈무리) 2026.06.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스라엘이 동지중해 국제 수역에서 나포한 가자지구 구호선단의 국제 활동가들을 학대하는 영상이 극우 성향 정치인을 통해 공개되면서 유럽 등 활동가 소속 국가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최대 우방국인 미국까지 이스라엘을 규탄하자 총리와 외교장관 등이 극우 성향 정치인과 선을 그으며 진화에 나섰지만 극우 성향 정치인은 자신의 행동을 옹호하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유로뉴스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이 나포한 활동가를 구금하고 있는 아스돗 항구를 찾아가 이들을 조롱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벤그비르 장관이 공개한 영상에는 구금 시설 바닥에 활동가 수십명이 손이 묶인 채 강제로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이 나온다. 한 활동가가 '팔레스타인에 자유를(Free Palestine)'이라고 외치자 경비 대원들이 활동가 머리를 붙잡아 바닥에 밀친 후 벤그비르 장관의 동선 밖으로 끌고 나가는 장면도 담겨 있다.

벤그비르 장관은 활동가들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가운데 대형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히브리어로 "이스라엘에 온 것을 환영한다. 우리가 바로 이 땅의 주인이다"고 소리친다. 그는 한 여성이 울부짖자 경비 대원들에게 "그들의 비명에 신경쓰지 말라"고도 지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무릎을 꿇은 활동가들의 모습을 카메라가 훑고 지나가는 장면도 등장한다. 벤그비르 장관은 자신에게 항의하는 구금자에게 "이스라엘 민족은 살아있다"고 외치기도 했다.

국제 활동가 처우가 교도소내 최고 등급 테러리스트를 이스라엘군이 다루는 방식과 유사해 학대 의혹을 촉발시켰다고 TOI는 지적했다.

벤그비르 장관이 공개한 영상 속 활동가들은 지난주 튀르키예에서 출항한 구호 선단 '글로벌 수무드' 소속 활동가들이다. 이스라엘은 전날 동지중해 국제 수역에서 이들을 나포해 활동가 전원을 자국으로 이송했다.

구호 선단 조직위에 따르면 40개국에서 온 활동가 400여명이 선단에 탑승했다. 활동가 중에는 캐서린 코널리 아일랜드 대통령의 자매 마거릿 코널리 박사 등도 포함돼 있다.

캐서린 코널리 아일랜드 대통령은 같은날 영국에서 찰스 3세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동생이 매우 자랑스럽지만 걱정도 많이 된다"고 말했다. 헬렌 맥엔티아일랜드 외무장관은 불법 구금된 활동가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공식 성명에서 "이탈리아 시민을 포함한 활동가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위반하는 처우를 받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이탈리아는 이스라엘에 있는 자국민 29명의 즉각적인 석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했다. 그는 "벤그비르 장관의 영상은 인간 존엄성에 반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성명을 내어 "기괴하고 수치스러우며 비인도적"이라고 규탄했다. 스페인은 이스라엘 대사 대리를 초치했다.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엑스에 "사람들이 대우받아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존중과 존엄의 표준을 위반한다"며 "이스라엘 당국에 설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도 엑스에 "우리의 분노를 표명하고 설명을 얻기 위해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하도록 요청했다"라고 했다.

[서울=뉴시스]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이 나포한 활동가를 구금하고 있는 아스돗 항구를 찾아가 이들을 조롱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 벤그비르 장관 엑스 갈무리) 2026.06.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이 나포한 활동가를 구금하고 있는 아스돗 항구를 찾아가 이들을 조롱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 벤그비르 장관 엑스 갈무리) 2026.06.21 [email protected]
막심 프레보 벨기에 외무장관도 엑스에 "인간 존엄성의 가장 기본적인 표준들을 위반했다"며 "모든 구금자는 존엄하게 대우받아야 하며 지체 없이 석방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벨기에도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롭 제텐 네덜란드 총리는 엑스에 이스라엘 대사가 초치됐다고 밝혔다. 톰 베렌센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활동가들에 대한 처우는 충격적이며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페니 웡 오스트레일리아 외무장관도 "벤그비르 장관과 활동가에 대한 이스라엘 당국의 모욕적인 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장관도 이스라엘 대사가 중대한 우려를 전달하기 위해 초치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을 함께 공격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도 벤그비르 장관을 규탄하는 발언이 나왔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엑스에 "구호 선단은 '어리석은 스턴트(주목을 끌기 위한 행동)'"이라면서도 "벤그비르 장관은 자기 국가의 존엄성을 배반했다"고 비판했다.

나치 독일 시절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 전력으로 친(親)이스라엘 성향을 보이는 독일도 규탄 대열에 동참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주이스라엘 독일 대사는 "이번 사건은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의 기본 가치와 양립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앞서 이스라엘의 행동은 도를 넘었다고 비판하면서 이스라엘 영해 밖에서 이루어진 나포 법적 근거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과 유럽 등 국제 사회의 반발에 이례적으로 자국 장관을 규탄하며 수습을 시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공식 성명을 내어 "이스라엘은 하마스 테러리스트 지지자들의 도발적인 선단이 우리 영해에 진입해 가자지구에 도달하는 것을 막을 모든 권리가 있다"면서도 "벤그비르 장관이 활동가들을 다룬 방식은 이스라엘의 가치와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 당국에 그 도발자(활동가)들을 가능한 한 빨리 추방하도록 지시했다"고 했다.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은 엑스에 "벤그비르 장관은 수치스러운 행위로 국가에 피해를 입혔다. 이는 처음이 아니다"며 "당신은 군인과 외무부 직원, 그리고 개인에 이르기까지 아주 많은 사람이 기울인 엄청나고 전문적이며 성공적인 노력들을 헛되게 만들었다. 당신은 이스라엘의 얼굴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벤그비르 장관은 엑스에 "정부 안에는 아직도 테러 지지자들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며 "이스라엘 외무장관이라면 이스라엘이 더 이상 만만한 나라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이어 "우리 영토에 들어와 테러를 지지하고 하마스에 동조하는 자 누구든지 한 대 얻어맞게 될 것이다. 우리는 다른 뺨을 내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벤그비르 장관에게 구금 시설 시찰과 활동가 구금 등을 허용한 이스라엘 교도소 측은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활동가들의 구금이 (합법적) 절차와 전문적 고려에 따라 수행됐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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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 구호선단 활동가 학대에 美·유럽 일제 규탄

기사등록 2026/05/21 10:58:4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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